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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95] 우리아이의 핵심지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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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95] 우리아이의 핵심지능은?
  • 강상구 시민기자
  • 승인 2011.10.1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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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놀이터 가서 놀자." 미루가 '씽씽이'라고 부르는 걸 가지고 놀이터로 놀러 갔습니다. 씽씽이는 한 발을 올려놓고 한 발은 땅을 구르면서 앞으로 가는 바퀴 달린 기구입니다. 이걸 부르는 이름이 있을 텐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씽씽이를 끌고 놀이터에 갔습니다. 미루는 씽씽이를 타고 신나게 놀이터 앞쪽으로 달려가더니 갑자기 멈추고 미끄럼틀 주변에서 놀고 있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미루야, 뭐해?" "응...아냐." "너, 쟤들이랑 놀면 되겠다." "응 알았어." 짧은 대답을 하더니 미루는 미끄럼틀로 뛰어갔습니다. 이런 날은 참 편합니다. 미루는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저는 그냥 벤치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도 하고 여기 저기 전화도 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생가해보면 참 신기합니다. 저는 내성적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미루는 반대입니다.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처음 보는 아이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술래를 정해서 미끄럼틀 위에 올라가 있는 아이들을 잡는 놀이, 그 놀이를 어떤 아이들은 '괴물놀이'라고 부르는 것 같고 또 어떤 아이들은 '마녀놀이'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던데 아무튼 그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사이로 미루가 뛰어 들었습니다. 어떤 남자아이와 말을 섞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나이부터 밝힙니다. "난 6살인데, 넌 몇 살이야?" 그 아이는 퉁명스럽게 "난 7살"이라고 대답합니다. 미루는 곧바로 "형아네. 형! 같이 놀면 안 될까?" 합니다. 그렇게 해서 미루는 여자아이 4명, 남자아이 2명과 섞여서 한 40분 정도를 신나게 놀았습니다.


 한참 놀던 미루가 갑자기 저에게 뛰어 옵니다. "아빠, 아무래도 씽씽이 갖다 놓고 자전거를 가져와야겠어." "왜?" "저 누나가 씽씽이는 못 타겠고, 자전거를 타고 싶대." 참 오지랖도 넓습니다. 자전거 가져오려면 또 집까지 갔다 와야 하는데 놀이터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꽤 됩니다. "그냥 씽씽이를 한 번 타보라고 하면 안 될까? 이거 타는 거 쉽잖아. 그리고 자전거 가지고 오는 동안 저 누나가 집에 가버리면 어떡해?" 미루는 다시 그 여자아이에게 다가가서 뭔가 한참을 의논하더니 "그냥 씽씽이 타기로 했어. 쫌 있다 집에 가야 된대" 합니다.


 책에서 보니까 처음 보는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문제가 생기면 열심히 의논하는 아이들은 '인간친화지능'이 높은 아이라고 합니다. 친구나 형제가 울면 같이 슬퍼하고, 아픈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친구들이 싸우면 중재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인간친화지능이 높은 아이라고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혼자서보다는 친구들이나 동생들과 함께 공부하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하고, 모임에서도 아이에게 역할을 맡기는 게 좋다고 합니다. 자기 아이가 어떤 지능이 높은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일은 귀찮기는 하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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