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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컬럼>" 만약 상업계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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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컬럼>" 만약 상업계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 정경미
  • 승인 2002.0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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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비리 척결을 위해 교사로서의 양심과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내걸고 학교 재단과 싸워온 인권학원 4개교 전교조교사와 학생 시위도 벌써 한해를 넘어서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이 밝혀낸 인권학원의 비리내역만도 십억원 단위에 이른다. 그 동안 조용히 참고 지냈던 숨통을 한꺼번에 토해내면서 이들의 울음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학생을 상대로 저질러온 인권학원의 비리행각은 비단 인권학원 5개교 문제만은 아닌 듯 싶다. 인권학원이 보여준 여러 행태는 사립학교에서 일어 날 법한 일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또한 사립학교법이 비리의 구멍으로 느슨하게 뚫려 있는, 한국 사립학교법의 문제점을 꼬집어 주기도 했다.

학생들의 주머니를 털어 횡령하고, 학교부지를 이용해 개인이득으로 연결시켰으며, 시도 때도 없이 반복되는 인사발령 등 인권학원 5개 학교는 인권재단 이사진들의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이런 심각한 교육환경에서 5개교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주는 사람은 없었다. 공중파 방송에서 인권학원에 대한 문제점을 신랄하게 보여준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같은 인권학원 소속이지만 학원비리에 무관심했던 학교에서 더 반응이 오가고 있다. 이렇게 하야 인권학원 전교조 교사와 학생들의 싸움은 끝을 보이지 않고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런데 한국 교육계는 왜 이들의 외침을 일방적인 것으로 끝나게 만드는 것일까?

인권학원에 속해 있는 5개 학교로는 구로구 궁동에 소재한 구로여자상업고등학교와 오류고등학교을 비롯, 신정여자중학교, 신정여자상업고등학교, 한광고등학교 등이다. 오류고등학교와 신정여자중학교를 제외하고는 특수 목적고등학교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 특수 목적고등학교에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이 어렵거나, 사회진출을 목적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바로 이와 같은 특성이 이들의 목소리에 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구로여자정보고등학교 한 전교조 선생님이 토로한 다음과 같은 말은 우리모두가 좀더 주의깊게 들어야 되는 내용이다. "상업계 학생들이 아니었더라면, 좀 더 잘 사는 아이들이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싸우지 않아도 됐을 거예요"

이들의 메아리가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꺼질 줄 모르고 활화산처럼 계속 타오르는 전교조교사와 학생들의 정열에 감탄의 소리만 나올 뿐이다.



tipy-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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