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2_164] 서울영동로타리클럽
구슬땀 봉사로 날개 폈어요
2009-09-07 공지애
영동로타리는 3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클럽이지만 올 해 초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해체 위기를 겪었다. 고민에 고민을 하던 직전회장 김영주(44, 구로동) 총무와 구본석(43, 논현동) 회장 등 몇몇 회원이 독거어르신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조손가정에 생필품을 전달하면서 영동로타리의 구심점을 찾게 됐다.
그것은 로타리클럽의 모토이기도 한 '초아(超我)의 봉사(Service Above Self)'였다. 구로고등학교 1회 졸업생이기도 한 두 사람은 학교 선후배, 직장동료, 군대동기 등 지인을 초대해 "백 마디 말보다 일단 한 번 참여해보고 결정"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참석했던 지인 대부분 영동로타리 회원 서약을 했다. 형식이나 겉치레 등 거품을 쫙 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클럽운영과 직접 달려가 땀 흘리는 현장 봉사가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근 교회나 복지관 식당을 전전하며 어르신들에게 토요일 무료급식을 해왔다. 이에 조동준(35, 구로5동) 회원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드실 수 있게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을 제공했다.
영동로타리의 특색이라고 하면 회원들의 월 회비를 없애고, 매달 '이 달의 스폰서'로 선정된 회원이 자신의 이름으로 100여 명 독거어르신 무료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매달 회비를 걷는 번거로움과 체납 회비 등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다. 또한 자신의 이름으로 그 날의 식사를 대접한다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이 식대도 조동준 회원이 반액을 제공한 덕분에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 날은 회원 모두 음식을 직접 나르고, 이가 약한 어르신을 위해 고기를 잘게 잘라드리고, 부족한 찬과 음료 등을 챙겨드린다. 또 가족까지 함께 나와 봉사에 동참하기도 한다.
구로동 IT단지에서 산업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는 강장석(44) 회원은 "그동안 기부금 후원만 했었지 노력봉사는 영동로타리에서 처음 했다. 영동로타리 회원 대부분 검소하고 정이 많아 의기투합이 잘 된다. 거기서 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주중엔 복지관이나 무료급식소가 더러 운영되지만 주말엔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토요일 무료급식을 시작하게 됐다.
"어르신 중에는 한 번에 갈비탕을 두 그릇씩 드시는 분들도 계세요. 처음엔 양이 많으신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언제 또 고기를 먹게 될지 모르니 그냥 드시는 거였어요."
김영주 총무는 가슴이 찡해왔다. "올해 회원 목표가 12명이었는데 벌써 달성하고도 남았어요. 올해 좀더 내실을 기하고 내년에는 회원이 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월 2회 무료급식을 매주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영동로타리는 무료급식봉사 외에 매달 직장주회를 갖는다. 직장주회를 통해 회원의 직장을 직접 방문해 회원을 격려하고, 회원의 직업 특성을 이해해 서로 도울 일이 있을 때 적극 나설 수 있다.
올 7월 1일 취임한 구본석 회장은 "물질과 노력봉사 못지않게 직업교류 봉사도 중요하다. 서로 도와 사업도 잘 되고 물질적으로도 풍성해지면 더 많이 봉사할 수 있다"라고 자신의 봉사철학을 내놓았다.
◈ 이 기사는 2009년 8월 31일자 31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