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3] 고추, 있다? 없다?식 보다 …

권신윤 시민기자의 성 교 육 3

2009-06-22     구로타임즈
 거세공포 (S.프로이트) : 남자 아이들은, 여성도 이전에는 페니스가 있었는데 무엇인가 원인이 있어서 페니스가 잘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기도 너무 자주 성기를 만지면 그것이 잘릴 것이라는 공포감을 갖게 된다.
  <두산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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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중에 사용하는 성교육 교구 중에 남성성기 모형이 있다. 모형 중에 음경부분이 빠지게 되어있고 '심지어' 반 갈라서 내부조직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음경의 발기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교사가 남성의 음경을 '심지어' 빼고 반 가르는 모습에 거의 모든 남학생들은 당황한다.
 "헉!". 대부분의 반응이다.

 그 중 한 아이가 큰소리로 외친다. "고자다!"

 정확한 의미를 알기나하는지 아이들은 금방 그 단어에 익숙해져서 술렁거리고 킥킥거린다.

 같은 상황에서 여학생들은 그저 징그러워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왜 그들의 반응은 격하게 나오는 것일까? 프로이트가 주장했다는 '거세공포' 때문인가?

 프로이트에 대한 찬반논란이 많다보니 거세공포가 본성인지 아닌지 판단하긴 어려운 듯하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 아이들이 거세공포를 자극하고 교육시키는 환경에 놓여있는 건 아닐지 역으로 반추해볼 일이다.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흔히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남자는 고추가 있고, 여자는 없는 거야."

 이런 가르침 속에 자녀가 더 자라게 되면 엄연히 존재하는 여성의 성기에 대해서 뭐라 설명하게 될지 궁금하다.

 남자건 여자건 대부분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나며 생식기는 외부성기와 내부성기로 구성되어있다. 물론 예외의 신체도 있다는 걸 잊지 않는 게 좋겠다.

 그렇다면 성기와 관련된 설명을 '있다, 없다'가 아닌 정확한 명칭과 사실에 가까운 비유로 얘기해 보는 건 어떨까? 조만간 자녀가 학교교과서로 배울 공식 명칭이므로 부모가 먼저 괜스리 무안탈 필요는 없다.

 "남자는 음경이 있고, 여자는 음순이 있어. 음경의 끝부분엔 귀두가 있고 음순의 윗부분엔 음핵이 있는데 모두 예민하고 민감한 부분이야."

 가끔 보다나은 설명이라며 '남자는 고추가 있고 여자는 자궁이 있다'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러나, 남녀 생식기 전체의 기능과 역할을 비교해 볼 때 적절한 비교라 볼 수 없다. 외부성기는 남녀의 그것 자체로 비교해주어야 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성기인데 모양과 기능이 다를 뿐이라고 배운 아이들은 부모세대보다 거세공포를 덜 느끼지 않을까?

 남학생들은 고추를 하나 더 가졌다는 우월감이나 그것이 잘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애초에 가지지 않을 것이고 여학생들은 뭔가 하나 부족한 시작이라는 열등감에서 자유로울 것이다. 프로이트의 주장대로 그것이 본성이라 할지라도 지금보다 훨씬, 아주 어린 시절에 극복할 힘을 가질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 이 기사는 2009년 6월 15일자 30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