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야기 43]버스정류장

1930년대 구로리 오류동 2곳 뿐

2007-02-05     김윤영기자
▲ 현재 온수동차고지에는 다음 운행을 위해 버스도, 사람도 한숨 돌리며 쉬어가고 있다.

세월 따라 시간 따라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버렸다. 버스의 모양도 색깔도 요금도, 그리고 그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아저씨들도, 버스 안내양도, 버스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도 말이다.

버스를 기억하던 추억거리로도 이제 각 세대마다 다른 것들을 떠올릴 것이다. 60, 70년대 버스를 기억하던 사람이면 누구나 안내양과 토큰 등을 회상할 것이고, 90년대와 2000년대의 버스를 이용하던 젊은 층은 버스카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구로구는 버스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

구로구에 버스가 처음 다니기 시작한 것은 경인로를 따라 자동차 운수가 활발해지던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성전기주식회사가 경인자동차주식회사로부터 경인승합자동차사업을 인수했고, 서울-인천, 인천-주안노선으로 버스를 운행했다.

1936년 당시 버스 운행 노선을 살펴보면 영등포 출장소에서 시작해서 영등포역앞 - 구로리 - 오류동 - 소사 - 부평 - 주안 - 인천운동장 앞 - 어시장통 - 경성전기버스출장소 앞에 이르렀다. 소요시간은 1시간 26분으로 운임은 95전. 당시 기록에 의하면 20인승 8대와 35인승 1대가 운행했으며 1구간당 6전의 요금을 내야했다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에 편도 12번을 운행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구로구 구간으로 보면 영등포에서 인천까지사이에 구로리와 오류동 두곳에서만

정차했던 기록이 또 하나의 변화정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40년대부터 60년대까지의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물론 당시에도 버스가 운행됐으리라고 보지만 전쟁과 함께 다양한 격변기로 기록이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000년대에 들어선 현재 구로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버스 차고지는 구로동과 온수동에 1곳씩 2곳. 구로동쪽은 20여년 전부터 보성운수(구로3동) 차고지가 온수동은 2004년부터 서울교통네트웍 차고지가 위치해 있어 구로주민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그보다 먼저 구로지역에서 운송업을 시작한 것은 세풍운수. 73년도에 오류동에 자리를 잡고 이후 온수동으로 그리고 작년 5월경에 양천구 고영차고지로 자리를 옮겼다.

세풍운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버스와 함께해 온 조규만 총무부장에 따르면 70년대 당시 만해도 “오라이~”를 외치던 안내양이 있었다고. 그리고 당시에는 노선도 광명시에서 서울대 방향 한 개 노선뿐이었다고 한다. 버스 운행도 당시 72대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126대가 운행하고 있다고. 당시에는 버스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버스 출발 전에 정류장에 가서 차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을 떼어내야 할 정도였다고 당시의 추억을 전하기도.

교통카드 한 장으로 버스를 타고 내리던 지금보다 어쩐지 “오라이~”라고 외쳐주던 안내양이 있던 그 당시 버스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