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정례회]간판정비사업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 구의회 구정질문 박평길 의원

2019-12-02     김경숙 기자

쾌적한 거리 만들기를 위해 서울시와 구로구가 한해 상당한 보조금을 지원하며 시행하고 있는 간판정비사업과 관련한 사업자 선정 방식 등이 구정질의 도마에 올랐다.

구로구의회 박평길 의원(2선, 개봉2-3동, 자유한국당)은  지난 29일(금) 오전 구로구청 안전건설국에 대한 구정질문을 통해 "(구로구에서는) 해마다 다른 방식으로 간판정비사업을 시행해 옥외광고물협회 구로구지부와 전혀 상관없는 특정업체가 선정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어왔다"며 포문을 열었다.

다른 자치구에서는 수의계약으로 간판정비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해당지역 옥외광고협회 지부를 선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구로구에서는 지부가 빠져있을뿐 아니라 '일관성 없는 방식'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의원은 8분간에 걸쳐 진행된 구정질문 중에 이같은 이유나 문제요인 등과 관련해 내용의 수위를 조절해가는 모습을 보이며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지적과 제안을 이어나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평길 의원이 파악한 2018년도 서울시 간판정비사업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중 간판 정비사업을 시행한 자치구는 총 20개구. 이중 수의계약으로 추진한 자치구는 15개구인데 이 중 구로구를 제외한 14개구에서는 모두 해당지역 옥외광고물협회 지부가 선정됐다는 것.

그런데 구로구에서는 옥외광고물협회 구로지부에 등록되지 않는 업체 5곳이 선정됐고, 더욱이 이들 업체들은 구로지역이 아닌 양천구 영등포구 관악구 광명시 등 타지역에 소재한 업체들이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2017년의 경우는 구로구에서 수의계약으로 간판정비사업자가 선정됐는데, 이 때는 옥외광고물협회 구로구지부 소속의 회원이 아닌 구로지역 업체들이었다고 말했다.

박평길 의원은 이에 대해 "구로구는 또 바뀌었다. 그때 그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며 "(관련)안전건설국장과 건설관리과장이 연말에 퇴직하는 분들이라 지금 노골적으로 말씀 드리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며 "잘 판단해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묘한 뉘앙스를 담은 발언을 날렸다.  심지어 "세상에 비밀은 없다"며 "사실이라면 큰 코 다칠일이니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라"는 말을 작심한 듯 한 차례 더 꽂기도 해, 구체적인 배경 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박 의원은 "지역의 옥외광고물협회 지부와 협력하고 상생관계가 되어야 태풍이나 비상상황 발생시 (전문적 기술력 갖춘) 광고물업자들의 지원을 받아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고 간판같은 옥외광고물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부여도 가능한 것"이라고 지역지부와의 협력 및 신뢰관계 구축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돈은 외부업체에게 벌게하면서,  지역 비상사태 발생이나 A/S등의 지원이 필요할 때 지역지부에 도움을 요청하면 책임감과 봉사정신을 갖겠느냐는 것도 담겨있다.  그러면서 지부와의 협력을 제안한 것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합리적인 방안으로 필요하다면 공개입찰로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구정질의를 통해 박 의원은 문제 지점과 대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박 의원은 "중요한 간판정비사업이 공개입찰이든 수의계약이든 실무 담당자가 마음대로 조절하다보니 문제의 소지가 생기는 것"이라며 구 집행부의 종합적인 시스템 점검을 요구했다. 도 박 의원은 특히 본회의장에 앉아서 듣고 있던 이회승 부구청장을 보면서  "한번 살펴보고 좋은 개선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각별한 관심과 확인 및 대책 마련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어 " 의혹이 예상되거나, 문제 소지가 있는 곳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감사실을 통해 성역없는 감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구정 질문을 마쳤다.

한편 이날 구정질문 후 구로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박평길 의원은 간판 등과 관련해서는 제보 등을 받아 오랜 기간 추적해오고 있는 사안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될수 있도록 개선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질문의 방향과 수위를 조절했다고 밝혔다. 구로구의회 행정기획위원장이기도 한 박 의원은 특정인물과 업체가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 구청 안전건설국장 답변 =박의원의 구정질문에 대한 구로구청 박동수 안전건설국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박 국장은 먼저 서울시와 구로구에서 추진하는 간판개선사업과 관련해 "노후 불법 간판을 적법한 간판으로 개선하는 업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사업주체는 민간사업주가 되고 구청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주민위원회를 통한 업자 선정 등의 절차를 설명한 후 "우리 구에서는 민원이나 오해소지가 없도록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또 "서울시와 구로구 자체 간판개선사업 모두 가급적 관내업체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며 "현재 구로구 광고등록업체  89곳 중  광고지부에 등록된 업체는 40개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