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중 '친일 작곡가 교가' 변경 추진 중

학생 교사 학부모로 TF팀 구성 개학 후 가사공모 등 구체적 일정 논의

2019-08-19     윤용훈 기자

구로중학교(교장 김삼현·구로4동)가 일제 잔재 청산 및 아이들 정서와 맞지 않는 가사 등을 이유로 교가를 올해 안에 바꾸기로 결정했다.

구로중 관계자는 "지난 7월 16일 본관 1층 교직원협의실에서 열린 제12기 학교운영위원회 13회 임시회에서 구로중 교가 변경(안)을 원안대로 가결, 교가를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친일 인사가 작곡했다는 논란과 더불어 교가가 오래돼 가사내용이 현재 아이들 정서와 지리적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구로중의 교가는 이흥열 작곡, 박성탁 작곡으로 1978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작곡가 이홍렬은 민족문화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작곡가다.

이흥렬은 '섬 집 아기', '봄이 오면' 등 동요·가곡 수백 곡을 쓴 작곡가로서 일제강점기 '반국가적 음악을 쫓아내고 일본음악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설된 친일 음악 단체 '대화악단'과 '경성 후생악단'에서 활동하는 등 친일행적을 보여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구로중 측은 "지난 4월 교사들이 먼저 교가를 바꾸자고 제안했고 학생들이 부르는 교가인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학생 중심 즉 학생(9명)·교사(4명)·학부모(6명) 등 총 19명으로 한 교가교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16일 개학 이후 가사 공모 등을 논의해 구체적인 일정을 정해 교가를 바꿀 예정"이라고 했다. 또 "작곡은 전문가에게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장은 "구로중이 78년 개교당시 구로지역에는 중학교가 별로 없었고, 이에 따른 가사가 현재의 지역 환경 및 아이들 정서에 어긋나 친일의 작곡가가 작곡한 점도 있지만 가사내용에 문제가 있어 이번 기회에 교가를 변경하게 됐다"고 했다.

한 예로 구로중의 교가 첫 소절은 '관악산의 맑은 정기 구로에 서려...'로 시작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구로중의 교가 교체에 드는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로중은 교가 변경 외에도 교복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생활교복으로 바꾸고, 현재 디자인을 공모 받아 교복제작업체와 협의 중이다.

구로중은 특히 첨단기술이 적용된 미래교육시설을 갖춘 혁신학교인 '혁신미래학교''를 추진 중이다.

학교 측은 이와 관련 먼저 교사들의 의견을 들을 후 찬성이 많으면 관련 준비를 하여 서울시 교육청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혁신미래학교는 교사 50% 이상이 동의하면 학교운영위원회에 지정신청 안건을 올릴 수 있다.

혁신미래학교는 교육활동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서울미래학교와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성을 토대로 수업과 학교 운영 전반을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는 학교인 혁신학교의 장점을 합친 학교이다.

혁신미래학교에는 5년간 13억원이 지원된다. 첫해와 둘째 해에 각각 5억원, 이후 연간 1억원이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