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좋은 개살구' 공공시설 유휴공간

주민들 "모임·회의 등 이용 어렵다" 지적 , 대부분 저녁·주말 개방안해 '무용지물'

2019-07-30     윤용훈 기자
▲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다양한 공익활동공간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주제 토론회가 지난 19일(금) 오후 구로구청 창의홀에서 지역시민단체와 마을활동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구로공익단체협의회와 구로구청 협치보좌관실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지역관계자들은 시민 요구는 다양하게 분출되고 있으나 이를 협의하고 토론할 공익적 공간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고충을 털어놓았다. 쳥소년단체 관계자는 청소년축제와 행사는 많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고 펼쳐나갈 청소년공간이 많이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하며, 청소년들이 돈을 모아 사설연습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일상적인 공공기관 개방 확대부터 공익활동을 위한 안정적인 공간에 이르기까지 '시민을 위한 공간' 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지역차원에서  구로지역내 활용가능한 유휴공간과 이용시간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전수조사 및 홍보시스템, 유휴공간 이용 제한을 해결할수 있는 인센티브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마련 등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1동에서 지역주민 몇 사람과 정기적으로 만나 독서모임을  갖고 있는 한 주부는 "개봉1동은 주민이 이용할 만한 공공시설이나 공간이 부족해 모임을 가질 때마다 카페 등을 전전하며 장소를 정해 만나고 있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 공간의 확대와 내실있는 운영의 필요성등을 강조했다.

수년전부터 서울시 및 구로구는 이러한 동호회 모임 장소나 회의할 공간을 찾기 마땅치 않은 지역민들에게 일정 시간대에 활용되지 않는 동주민센터, 구청 내 회의실, 강당, 주민사랑방 등을 개방하는 '공공시설 유휴공간 개방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http://yeyak.seoul.go.kr)으로 바로 접속 후 '시설대관'을 클릭해 이용 가능한 시설·날짜·시간과 요금 확인 후 신청하면 적은 비용으로 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구로구의 경우 구청 회의실을 비롯해 15개동 주민 센터 및 자치회관과 천왕역버들마을활력소(오류2동), 구일마을꿈터(구로1동), 오류골사랑방(오류1동) 등 52곳이 등록돼 있다. 천왕역버들마을활력소 외에 대부분 무료이다.

여기에다 몇 년 전부터 구로종합사회복지관(구로3동), 궁동종합사회복지관(수궁동), 화원종합사회복지관(구로2동) 등 종합복지관 3곳 모두 공간개방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관의 프로그램실, 회의실 등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고척마을회관 등 구로구가 관리하는 시설도 공간을 대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기관의 시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수시로 자체 및 관련 기관과의 회의들을 갖게 돼 실제 일반 주민이 주간에도 필요할때 빈 공간을 이용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복지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녁시간대와 주말, 공휴일에  이용하기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구로지역내 한 공공시설 관계자는 "평일 낮 시간대에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지 않는 틈새 시간대에 그 공간을 이용할 수 있지만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는 담당직원이 퇴근하는 시간대이고 휴일에는 출근을 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공간사용을 제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욱이 저녁시간 때에는 당직자의 인건비 추가부담이나 관리문제로  공간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보통 일반인은 낮 시간에 일을 하고 퇴근 후 저녁 또는 주말에 시간을 내어 동네나 지역에서 모임이나 회의를 가져야 하는데, 정작 주민이 필요로 하는 시간대에는 공공시설들이 문을 닫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인 것이다.

관이나 시설 관계자들은 필요할 때 언제나 이용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일반 주민들이 퇴근이후인 저녁시간대 등에 회의나 교육, 토론회 등을 위해 시설이용 승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NO'의 답변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시설이나 위치 좋은 공공시설의 공간은 '못먹는 감'이라 더 이상  노크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다만 구로지역의 종합복지관들은 서울시의 공간개방사업에 동참,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토요일에는 저녁 6시까지 문을 열고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주민동아리 모임이나 회의 시 협의를 통해 적당한 시간에 맞춰 복지관의 휴게실 및 프로그램 실, 강당 등의 공간을 이용하고 있고, 특히 저녁 시간 때나 토요일에는 더 많다"며 "월평균 15팀 내외로 이용하고 있고 지난해의 경우 1000여명의 주민이 다녀갔다"며 공간이용에 반응이 좋고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공간개방을 하는 종합복지관은 구로지역내 3곳에 불과한데다, 접근편의성으로 볼 때 해당 동네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복지관과 같이 구로관내 공공시설물도 저녁 및 주말에도 공간 개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주민은 "단체 행사를 기획하면서  동 센터의 주민활용목적 공간의 저녁 시간대 이용을 문의했지만 거절을 당했다"며 저녁시간대와 주말 공휴일 개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민자치와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청소년들의 동아리 활동 등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마을공간 개설 자랑 이전에 있는 유휴공간부터 필요로 하는 주민 누구나 제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과 내실있는 운영을 지적하는 소리도 높다.

이 때문에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공공시설물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선 일부  지자체처럼 가칭 '공공시설 유휴 공간 이용조례'등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공공시설 유휴공간 이용 관련 사항들이 주민의 시각에서 구체적으로 명문화되면 주민들이 공간이용에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구로구는 자치회관이나 마을활력소 뿐 아니라 관리하는 도서관, 학습지원센터 등의 공공시설 공간을 확대 개방하고 여기에 학교, 교회 등 다양한 민간영역도 발굴해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주민들은 "접근성 좋고 편의시설 갖춰진 시설과 공간이 마을 구석구석에  위치하고 있지만 막상 이용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몰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형식적이고 한정적인 공공시설 개방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모임이나 회의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 개방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공공시설과 공간이 동네 곳곳에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이 필요할 때 자체 회의나 교육 등을 할 유휴공간을 찾고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갈수록 취미는 물론 지역공동체와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단체나 동호회가 조직되고 마을주민이나 청소년들의  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모임을 가질 장소나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카페 등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거나, 회의나 교육, 연습 등을 할 공간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며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부 등 일반 주민만이 아니라 청소년, 어르신 등 지역사회 폭넓은 층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는 목소리.

날로 높아지는  주민들의 이같은 커뮤니티공간 불편 해소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내에 소재한 다양한 공공시설의 유휴공간의 개방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저녁시간대 및 주말 개방에 대한 요구가 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