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라쟈'상가 빈점포 즐비

정부 구청 지원 중단 뒤 4~5곳 남아 사실상 '실패' 유동인구 없는 입지, 주고객층 중국교포 관심없어

2018-10-05     윤용훈 기자

구로시장 내 노후점포를 활용해 청년 사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2015년 초 구로4동 우리은행 구로동지점 뒷골목 내에 만들어진 구로시장 청년점포 영프라쟈 상가에 고객의 발길이 끊겨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4년째를 맞는 구로시장내 영프라쟈는 청년상인 4개 점포가 2015년 처음 개점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해 4월에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 조성사업으로 입점 점포가 16개까지 확대됐지만 현재 5∼6개 점포만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점포들 마저 매일 문을 열지 않는 점포도 있다. 


정부 및 지자체의 수억원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야심차게 시작된 전통시장의 청년상인 특화사업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침체된 상태다.


구로시장 관계자는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유동인구가 없는 전통시장 내에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 정착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에 회의적이었는데 결국 정부 및 지차제의 지원과 시장 상인회의 도움이 있었지만 장사가 안 돼 하나 둘 떠나 지금 영프라쟈는 을씨년스럽고 고객의 발길이 점차 줄고 있다"며 사실상 영프라쟈는 실패한 청년상인 상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곳의 청년 상인들은 사업 초기부터 점포를 떠나고 새로 들어오고 있는 것을 반복했다. 더욱이 올해부터 정부 및 구청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청년상인의 이탈이 심화됐고 새로 입점하는 청년상인은 거의 없고 빈 점포만 즐비한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청년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데다 청년 유동인구가 적고, 고객을 끌만한 청년상인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영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입점 점포 관계자 및 시장 상인들은 "전통시장은 젊은 층보다 중장년이나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데다 구로시장 고객 대부분이 인근 중국 교포들이라 청년점포에 관심이 없고, 젊은 층 고객이 일부러 영프라쟈를 찾아와도 큰 메리트가 없어 한번 왔다가도 재방문을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구로시장 내에 버려진 노후점포 및 창고를 활용하여 청년창업을 돕는다는 취지로 시작한 이러한 전통시장 청년상인육성사업이 유동인구가 없는 시장 상권에 조성했지만 인근 타 상권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젊은 층 고객이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구로시장 한 상인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수십 년 동안 장사해온 상인도 고전을 하는데 경험 없는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영프라쟈에 일부러 오는 고객도 별로 없다."면서 "그동안 장사가 안돼 오후 늦게 문을 열고 일찍 들어가는 점포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2015년부터 3년간 구로구청이 청년 상인을 공모해 입점 시킨 영프라쟈 입점점포에는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 조성사업 예산과 서울시 전통시장 청년상인육성사업 예산 등 총 7억2700여만원이 투입돼 도로 및 상하수도 매립 등 기반시설 보수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비에다 보증금 및 임대료 등을 지원해 왔다.


여기에 구로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단을 만들어 청년상인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안정화를 위한 교육을 비롯해 마케팅 및 이벤트 행사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도 올해부터는 중단된 상태다. 


구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영프라쟈 지원사업이 종료돼 사실상 입점상인들에게 그동안 지원해왔던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신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청년상인 창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 구청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청년 상인의 교육 컨설팅, 기반조성, 공용공간 조성 및 창업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청년몰 사업' 및 시설현대화 공모사업에 신청, 선정을 받아 영프라쟈를 활성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영프라쟈 거리가 어두워 고객이 점차 줄고 있다는 상인들의 지적에 따라 올해 안에 LED조명으로 교체, 밝은 거리 분위기로 조성하고, 점포 누수 수리, 홍보 지원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경쟁력 있는 청년 상인을 신중히 선별해 입주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시장과 청년일자리 활성화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지원이 이루어지는 청년점포 지원사업이 웬만큼의 효과라도 거두기 위해서는 구로지역내 전통시장별 입지조건 및 유동인구, 지역적 니즈 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토대로 제대로 운영될 적절한 시장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