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푸른 돌풍' 4년 전 선거 복사판

구청장 시의원 '석권'… 구의원 8대7대1로 다수 차지

2018-06-18     김경숙 기자
 전국동시지방 선거일인 지난 13일 저녁 우신고등학교 강당에 차려진 대형 개표장. 투표함에서 꺼낸 투표용지들을 개표사무원들이 정리하는 것을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한 두명의 어르신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전국을 휩쓴 더불어민주당 '푸른 돌풍'은 구로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6월13일 우신고등학교 대강당에서 밤새도록 진행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결과 구로지역의 구청장부터 시의원 4명 전원이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6개 선거구별로 2~3명을 선출하는 구의원선거에서도  16명 가운데 8명이 더민주당소속이다.

 
자유한국당 구의원 당선인 7명, 정의당 당선인은 1명으로  구의회 정당구도는 8대 7대 1로  4년전, 8년 전과 복사판이 되었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지 23년만에 60%대로 다시 진입, 60.1% 투표율을 보인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구로지역주민은  2010년 더민주당에게 맡긴 지방권력을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018년에는 문재인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높은 기대와 지지를 담아 현 체제 유지쪽으로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따라 이성 구청장 당선인은 구로지역 민선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3선구청장에 안착했고, 구의회에서 시의회로 새롭게 진입하는 이호대 당선인을 비롯 초선급이던 현 시의원 장인홍 ·황규복 ·김인제 당선인들도  재선의원으로서 보폭을 더 크게  넓힐 것으로 보인다.

 

 장인홍후보  77% 최다득표

 정의당 민중당등 진보정당 약진

이 가운데 구로동에서 구로중 구로고등학교 등을 나오고 구로지역시민단체활동을 하며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장인홍 시의원 당선인(구로1선거구, 구로3-4동,가리봉동)은 구로지역정치인 가운데 가장 높은 77.36%의 득표율을 기록,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구의원선거를 통해 구의원 16명중 6명은 선출직과 비례대표등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다. 


3선의원으로 구의회 전후반기 의장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김명조 후보나 바른미래당 박용순 후보는 이번 6.13 선거에서 당선권에 들지 못해 4선 문턱에서 탈락했다. 


이에따라 더불어민주당 박칠성 당선자와 박동웅 당선자, 자유한국당 서호연당선자와 곽윤희 당선자가 3선중진의원으로 자리를 잡게 되고, 4년 전 초선으로 대거 진입해 의회역할과 방향을 일신하는데 일조했던 의원들이 이번에는 재선의원으로 기량과 기반까지 갖추면서 활동을 이어가게 돼 의장단 구성과 의회운영방안,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등을 얼마만큼 조화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표결과 지역에서 실질적인 주민활동을 해온 진보정당 출신 40대 후보들의 약진도 그 어느 지방선거때보다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4년 전 서울지역 유일의 진보진영 구의원으로 당선되서  '의회내 풀뿌리 파숫꾼 1인'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정의당 김희서후보는 보수성향이 높은 바선거구(오류1-2동, 수궁동)에서 23.8%를 받아 이번에도  당선,  2선의원으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여기다 항동 서울광명지하고속도로, 고척동교정시설부지개발등 지역현안과 관련해 활발한 주민활동을 벌여온 민중당의  최재희 시의원후보(오류1-2동, 수궁동)나 이근미 구의원후보(고척1-2동,개봉1동)도 첫 도전에 나서 각각  5.9%,  9.9%를 득표, 더 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별 득표율에서는  여전히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구로3동과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높은 수궁동이 대조적인 투표성향을 이번 선거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다. 구로구청장선거에서 15개동 가운데 이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동은 구로3동으로 71.3%에 달했으나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인 동은 수궁동으로 56.7%였다.

이에 반해 강요식 자유한국당 구청장후보는 수궁동에서 자신이 받은 득표율 28.1%보다 8%P높은 36.2%를 받은 반면, 구로3동에서는 20.5%의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아 대조를 이루었다. 구의원 선거결과에서도 바선거구(오류동, 수궁동) 곽윤희 자유한국당 후보는 야당 후보중 유일하게  수궁동에서 정형주 더불어민주당(1-가)후보보다  3.6%P 높은 31.2%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서울시선거에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구로지역에서 54.5%의 지지를 받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9번째 정도의 지지율이다. 4년전 지방선거때 58.4%보다는 3.9%P정도 떨어진 것이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별 지지도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52.2%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자유한국당 25%, 바른미래당 10.36%, 정의당 9.74%, 녹색당 0.57%, 민중당 0.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권력 쏠림현상 8년을 넘어 9년차로 들어가면서  지역정치와 주민자치의 중요성을 체감하기 시작한 지역시민들이 곳곳에서 협치와 견제, 감시라는 양손의 '숙제'를 지혜롭게 풀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실천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번 6.13지방선거를 전후해 나타나고 있는 특징중 하나다. 앞으로의 4년이 구로를 비롯한 전국에서  한국지방자치사의 새로운 한 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