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협의 중에 건축심의 처리?

2018-04-09     김경숙 기자

서울시가 지난 3월27일(화)  건축심의에 구로구청과 조합측이 강행하고 있는 오류시장정비사업 관련 건축계획안을 상정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오류시장 상인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날 서울시건축심의결과 오류시장정비사업 건축계획안은 '조건부보고'로 통과됐다. 조건부보고는 위원들의 지적사항에 대한  진행계획 등에 대해 심의위에 보고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한 건축심의가 진행된 이 시점은   '주민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건축심의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서울시 도시활성화과측등의 약속을 믿고 전통시장활성화를 위한 오류시장주민상인대책위원회(이하 오류시장대책위)가  전통시장도 살리고 오류동권역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오류시장정비사업방향'에 대한 다각적인 제안을 한 데 대한 도시활성화과측의 입장문을 전달받은 3월20일로부터 정확히 일주일이 되는 날이었다.  

대책위측은 서울시 도시활성화과측이 전해온 입장문 내용을 놓고 협의적 관점에서 진지하면서도 다각적인 고민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활성화과측은 '협의 중단이나 종료'라는 안내도 없이 일방적으로 협의를 종료시킨 것이다. 


서울시 도시활성화과측은 "입장문을 전달한 시점이 협의가 끝난 것"이라면서 "(심의 안건은)이미 이전에  보낸 것이라 27일 건축심의에 상정됐는지 우리는 몰랐다"고 지난 3일 말했다. 


 그러나 건축심의부서인 서울시 건축기획과측은 "도시활성화과에서 3월20일 (건축계획 문화시설계획이 들어간) 도서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도서를 보내온 시점이 심의상정 요청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  오류시장대책위가 도시활성화과측 입장문을 받은 그날 건축심의 상정 요청이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시 다른 관계자는 도시활성화과측이 3월27일 건축심의했는지 모를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짧게 답변했다.     


오류시장 상인과 주민, 지역사회관계자들은 이에따라 지난 4일(수) 오후1시부터 2시까지 서울시청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주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기만하며 이루어진 건축심의 결과 취소와 도시활성화과 과장 사과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오류시장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 도시활성화과등에서) 공적 가치 있는 시장정비사업에 대한 것이라면 주민과 협의할 수 있다고 해놓고 주민제안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문 하나 달랑 보내놓고서  협의상대도 모르는 '협의종료'였다고 말하는 것이 도대체 어느나라 법이며, 어느사회 상식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류시장대책위 서효숙 위원장도 발언을 통해 "주민과 협의후라고 약속해놓고 뒤로 몰래 건축심의 상정 처리하는 것이 사람과 협치, 마을커뮤니티를 외쳐 온 박원순시장님의 행정과 맞느냐"며 "도시활성화과는 주민과 영세상인 의견을 묵살하고 오류동 어린이와 마을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오류시장정비사업계획에 대한 건축심의 결과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재희 관장(오류2동, 작은도서관 '배고픈사자')은 박원순 시장이 들어선 후 주민의견수렴이나 새로운 개발제안 등  새 정책들이 잇따랐는데, 유독 오류시장에서만큼은 주민소통과 협의 없던 이전 서울시장들의 행동이 답습되고 있다"며 일방적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서대문구 옥바라지마을을  살려 낸 박원순시장의 결단으로 오류시장도 상인과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려내달라"고 호소했다.


최 관장은 "오류시장을 없앤 자리에 (전통시장없는 21층 아파트형) 주상복합건물을 세우게 한다는 것은 도시재생을 말하고 있는 서울시정책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촉박하다고 주민협의후 심의하겠다 해놓고 일방적으로 건축 심의할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관장은 이어 "오류시장은 시장에서 수십.년간 장사하며 생업을 유지하는 상인들 의견을 가장 우선에 두는 한편 오류시장과 수십년간 동거동락해온 주민의견을 반영해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뒤  "오류시장이 건설투기꾼들의 투기판도, 그들의 배만 불려주는  곳이 되어서도 안된다"며 제대로 된 오류시장 살리기를 위한 신뢰할수 있는 행정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장이 문자 등을 통해 주제도 모르는 간담회 일시를 통보한데 이어  구로구청도  오류시장정비사업전반에 대한 간담회를 갖는다며 간담회일시와 장소를  3월30일(금) 오전11시 등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해 오류시장 상인회 앞으로 등기로 보내와 시장상인과 주민들의  반발과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