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시장 주민 상인들 시청서 농성

“현 시장정비사업 건축심의 반대 ”... 주민이 바라는 방향 ' 대화 제안에 농성해제

2018-03-06     김경숙 기자
▲ 지난 27일 오전 서울시청사 1층 로비중앙에서 불법탈법적인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한 건축심의를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오류시장주민상인대책위 서효숙위원장(오른쪽)과 유선희 민중당구로지역위원장.

"오류시장 정비사업 건축심의 결사반대". 
지난달  26일(월) 오후4시경부터  서울시청사 1층 로비 중앙에 이같은 문구등이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다. 


전통시장활성화를위한오류시장대책위 서효숙위원장과 지역대책위원장인 유선희 민중당 구로지역위원장, 시장상인과 주민등 5명이 시장정비사업관련부서인 도시활성화과와의 면담이 결렬된 뒤 회의실을 나오면서 로비 중앙에 바로 앉으면서 농성은 시작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1시 오류시장주민상인대책위는  서울시청사 앞에서 오류시장 상인과 주민, 지역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류시장정비사업 건축심의를  상정해서는 안된다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오류시장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과 구로구청이 서울시측에  요청한 오류시장정비사업건축심의절차와 관련해  △불법 탈법으로 점철된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의 절차상 하자와 50년 된 등록시장 말살 등에 대한 납득할만한 조치와 재검토 △일방적인 행정절차 강행 중지△어린이와 어르신 등 오류동주민의 안전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건립계획 등에 대한 우려와 대책마련등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같은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날도 최근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이 간담회 개최 하루전 문자를 통한 일방적 간담회 통보나 간담회개최관련 내용증명서 발송 등이 이어지자 건축심의상정을 위한 형식적 절차 맞추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 한 시장구성원들은 서울시측에 다시한번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날 모여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후 바로 수일전인 23일(금) 서울시 도시활성화과에서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한 건축심의를 상정한 것을 알게 됐고, 이어 오류시장대책위 상인과 주민등 5명은  서울시청사 1층 로비 중앙 바닥에 앉아  "불법탈법 쪼개기로 조작된 동의율, 50년 전통시장 말살시키는 오류시장정비사업 건축심의 철회"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강력히 요구하며 예기치않은 농성에 들어가게 된 것. 

▲ 26일(월) 저녁 농성중인 오류시장 주민상인들.

이 과정에서 현수막을 뺏고 뺏기지 않기 위한 대책위 상인 주민들과 서울시공무원들과의 작은 마찰이 생기고, 집행계고 등이 잇따르기도 했다.   


오류시장 주민대책위 서효숙위원장등 3명의 농성은 밤을 새워 다음날인 27일(화)까지 지속됐고, 서울시는 출근시간대에 공무원증 확인을 해가며 출입을 통제하다 오전9시가 넘어서서는 경찰력까지 배치한 가운데 정문출입을 폐쇄하고 후문을 통한 출입 통제를  
실시했다.


◇농성 현장 = 오류시장 대책위원들의 농성소식이 지역으로 전해지면서  27일 오전10시경 정의당 이호성지역위원장, 홍준호 전 구의원, 최재희 구로작은도서관협회장등 지역관계자들과 오류시장의 상인 및 주민들이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사내 농성현장을 방문하려다 저지당해 들어오지 못했다. 


반면 같은 시각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장과 직원등 4,5명은 서울시청사 안으로 들어와 활보하며 농성현장을 촬영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벌여 비난과 함께 형평성과 출입배경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오전 서울시청사 안팎 상황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파악해봤다는 한 주민은  "(로비에)여성 3명이 앉아있는 것뿐인데 경찰인력까지 깔아 민원인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고 농성중인 주민들에게 도시락까지 전달해주지 않도록 한 것은 아무리 시청사점거농성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지나친 대응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 농성 이틀째인 27일 오전, 이호성 정의당 지역위원장(가운데)이 주민상인들의 농성소식을 전해듣고 시청으로 와서 상황을 듣고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있다. 

농성은 이틀째인 27일 오전  정의당 이호성 구로지역위원장이 어렵게 청사내로 들어와 오류시장주민들로부터  상황설명을  듣고 서울시 관계자를 불러 합석시킨 가운데 두차례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농성주민들과 만난 서울시 관계자는 건축심의는 일단 보류하고 공공성있는 방향으로의 시장정비사업에 대한 주민의견을 받기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서울시 주무부서와 대화를 가져볼  것을 제안했고, 농성중이던 주민대책위도 형식적이 아닌 진정성있는 열린 마음으로 진행할 의사가 있다면 적극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오후6시 농성을 풀었다.

◇주민이 바라는 시장정비사업방향= 이후 오류시장대책위 서효숙위원장 등 대표단은 3월2일(금) 오후4시 서울시 주무부서 관계자들과 만나 회의를 갖고, 바람직한 오류시장정비사업 방향과 관련해  시장구성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참여할수 있도록 서울시 등이 참여하는 공공개발방식으로 추진해줄 것에 대해 제안했다. 


또  교통요충지이며 상권이 살아있는 오류시장의 우수한 입지 조건을 토대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오류동권역 10여만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장경쟁력 위한 법적 지원이 가능한 50년 등록시장으로의 맥을 잇는 전통시장과 △지역에 절대 부족한 주민친화적 시설과 공간 △늘어나는 외국인관광객 핫플레이스로서의 관광안내포스와 체험프로그램 △청년의 활력과 일자리가 넘쳐나는 창업센터 등이 담긴 시장정비사업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제안했다. 주민대책위는 이같은 방향에 대한 공감대형성을 위한 노력을 서울시측에 요청했고, 추후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한편 구청추천을 받아 서울시가 1년 전 승인고시한 오류시장정비사업은 전통시장없는 아파트형 21층주상복합건물 개발계획에다, 동의율을 맞추기위한  3평9명앞 불법쪼개기등으로 절차상하자와 일방적 강행 논란의 중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