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다문화교육 해법은 '거버넌스'

국제교육특구사업 추진 우려 시선

2017-10-20     김경숙 기자

지난 18일 토론회 현장
'열린 미래 다문화교육’

서울지역 다문화학생의 24%가 밀집돼있는 서남권(구로·금천 ·영등포구)에서 올바른 다문화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일방적 행정이 아닌 지역의 교육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다양한 교육주체와 지역사회의 참여가 보장된 실질적인 거버넌스적 운영형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8일(수) 오후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주관으로 개최 된 토론회 '열린 미래 다문화교육을 말하다'에서 참가자들은 서울서남권의 다문화실태와 교육정책에 대한 우려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한 교육청과 구청의 보다 전향적인 정책추진을 촉구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남부교육지원청의 김용수교육장과 박수찬 교육지원국장, 서남권역인 구로· 영등포· 금천구청의 교육지원부서 공무원, 지역의 교사와 학부모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3시간 가까이 이어진 토론현장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발표내용과 질의 답변등으로 토론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태정 전 양천구청 교육정책 보좌관은 '올바른 다문화교육방향 모색을 위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성공적인 다문화교육사업을 위한 핵심 방향으로 '거버넌스'를 꼽았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다문화교육 방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김 전 보좌관은 "다문화밀집지역에서의 교육사업은 준비과정에서부터 민관학 거버넌스에 기초할때만 효과를 얻을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 이주민 선주민 유관기관 등이 참여할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하다"고 제안했다. 

 

구성방식도 대표자 중심의 형식적 회의체계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수 있는 기반이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다양한 소위원회와 각종 TF구성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보좌관은 또 아무리 좋은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내놓아도 교육대상자들이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에 참가할 수 있는데 생업 등의 기본적인 문제로 참가할 수 없는 것이라면 필요없는 것이라며 형식에서 탈피한 실질적 운영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 구청 교육청 학부모가 함께 다문화교육사업의 계획부터 집행, 평가라는 전 프로세스를 제대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기조발표에 이어 진행 된  토론에서는  구로중학교 박복희 교사, 영등포구청 김태영 주무관, 서울시교육청 김신옥 장학관이 각각 학교와 구청, 교육청에서 바라보는 다문화교육의 방향에 대한 의견들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가운데 구로중학교  박복희 교사는  '교육 국제화 특구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교육청이나 구로구청에서 현재 준비 중인 '교육국제화 특구'사업계획 등에 대한  강한 우려와 의문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성 구로구청장이 최근 내놓고 있는 '국제화 교육특구지정 도전'발언과  TF팀 연구에 대해 "지역사회 의견과 학교현장의 고민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구로에서의 (국제화 교육) 특구사업은 리더를 위한 교육· 수월성위한 교육· 특권교육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사는  구로지역내 이주민과 선주민 학생들로 양극화되는 초등학교 실태를 비롯,  중국에서 중도입국한 학생들의 언어로 인한 불안과 상실감, 한국어강사조차 없이 전전긍긍해야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고통 등을  소개하며  지역현실과 현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교육적 해법에 대한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사는 "세계시민을 양성한다는 미명하에 영어 몰입교육을 하고 한자어 교육을 강화하는, 예산을 흩뿌리는 방식이 도움이 될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구로의 교육국제화특구사업은 멈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또 답답했던 현장 경험을 토대로 교육청과 구청에게  지역적 성격에 맞는 제대로 된 다문화교육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서로의 벽을 허물고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열린 자세를 촉구했다.
한편 구로 금천 영등포구 교육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오는 30일(월) 오후3시30분부터 6시까지 영림중학교(구로5동 소재)에서 국제화교육특구 지정 관련 긴급 교육토론회가  열린다.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