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 기업지원 실효성 논란

구로구 주최 미국설명회 지원 기업 9개사 중 구로구 소재 2개사 뿐, 나머지 금천·서초·광진구

2017-09-15     윤용훈 기자

이성 구로구청장의 2기 구청장 후보 시 공약으로 실시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유치 설명회가 구로구 소재 기업들의 환경이나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실효성 떨어지는 기업지원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유치 설명회는 종전 해외시장개척단 파견을 대체해 지난 2015년에 처음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10개 참가기업들이 참여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자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가졌다. 


이어 올해에는 구로구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주최하고,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관해 지난 6월 한 달 가까이 공개 모집을 통해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공단)를 중심으로 하는 유망벤처기업 9개사를 최종 선발, 이성구청장이 단장으로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지난 4일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투자유치 설명회에 참여한 기업은 서울 전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모집한 관계로 구로디지털단지소재 기업 2개사를 비롯해 금천구 소재 5개, 광진구 소재 1개사, 서초구 소재 1개사 등으로 파악돼 실제 구로구에 소재한 기업보다  대다수 타 자치구 소재 기업이 참여한 셈이다


구로구청은 이번 실리콘밸리투자유치단 출국에 앞서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할 만큼 세계 최고의 기술단지로 인정받고 있는 G밸리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며 "올해 이(성) 구청장이 단장으로 하여 이들을 위한 투자유치와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산마테오)에 위치한 드레이퍼(Draper) 대학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정작 구로디지털단지의 기업체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G밸리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한 CEO는 "실제 G밸리에는 입주기업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현황파악도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G밸리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업체가 많이 소재하여 이들 기업 중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업체를 선발하기 위해 구청이 나서 지원하는 것은 G밸리 소재 기업 입장에선 현실감이 떨어지는 기업지원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해외투자유치는 정부 및 시?도 또는 관련기업의 협회, 조합, 정부 산하기관에서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굳이 예산부족에 시달리는 구청이 자체예산 및 인력을 투입해 타 자치구 소재 기업에게까지 혜택을 주어가며 이러한 투자유치사업을 벌여야 나가야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실리콘밸리 투자유치도 기업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우선 G밸리를 포함해 관내 기업현황을 파악해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조사,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지원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청 관계자는 "첫 해부터 SBA와 공동으로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참여업체를 모집해 구로소재 기업을 우대 선정해 왔다"면서 "올해에도 모집 공고를 접수한 결과 20여개 업체가 신청했지만 실제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한 업체는 3∼4개사이고 나머지는 관련기관의 추천이나 소개로 이루어 졌다"면서 구로구 소재 기업중심으로 모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투자자 대상 자사 영문 사업계획 발표 등 기본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혁신기술을 접목 또는 융합형 기술제품을 보유한 기업 등을 올해 투자유치 설명회 참여자격으로 제시한 공고에 적합한 기업을 관내 기업 중에서 찾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구로구의회 한 의원은 "그동안 실리콘밸리 투자유치 설명회를 통해 참여기업의 실제 투자유치액이나 수출액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고 사후 기업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면서 "더욱이 참여기업을 모집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무리하게 관내 소재기업보다 타구 소재기업을 더 많이 참여시키면서 이들 기업에게 구로구가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며 향후에는 구로구뿐 아니라 G밸리에 걸쳐 있는 금천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이번 실리콘밸리 투자설명회에 처음 참여한 한 구의원은 "투자유치 설명회 현장에 직접 가 살펴보니 이번 참가기업들의 투자유치 열기와 준비에 놀랐고, 현지 투자자들의 우리기업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대의적 차원에서 구로구뿐 아니라 타구 기업에게도 기회를 주어 투자유치설명회를 한 것은 잘 한 일이고, 향후에 서울시, 금천구 등과 함께 규모를 키워 설명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투자설명회에 첨단기술계통의 스타트업 기업뿐 아니라 직원복지 등 노동문제 등에 적극 대처하는 우수기업에게도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