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유권해석 요청해놓고 조합 인가?

주택과 21일 승인…'조급한 행정'에 꽂히는 시선들

2017-06-23     김경숙 기자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과정에서 3평을 9명 앞으로 불법 지분쪼개기 해  법정 동의자수를 맞춘 것으로  서울시 주민감사결과 최근 드러난 가운데, 구로구청이 지난 21일 오류시장정비사업 조합 인가 승인을 해주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전통시장활성화를 요구하는 오류시장 주민들의 1인 시위가 불볕아래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로구청 주택과는 지난 21일 오후 늦게 오류시장정비사업 조합 인가를 처리했다. 


이날은 구집행부에 대한 구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되던 기간으로, 지난 1년여동안 오류시장정비사업계획에 대한 구청추천과 서울시승인을 담당했던 지역경제과와 최근 조합설립인가 신청단계부터 업무를 맡은 주택과 직원들에 대한 감사가 집중 된 날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오는 26일(월)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한 청문회식 행정사무감사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기도 했다.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에 대한 인가는 21일 오후4시경  행정사무감사를 받고 사무실로 내려온 주택과 관계자들이   퇴근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6시 조금 안된 시각, 결재를 진행했고, 이는 국장 전결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재후 조합 인가증은 이날 오류시장정비사업 관계자가 구청으로 와 직접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과측은 "조합설립인가는 도정법상 (신청)서류에 하자가 없으면 나가게 돼있다"며 한달이라는 기한이 있는 민원이라 안내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과측은  "만약 법제처에서 유권해석이 주민감사 권고내용대로 나오게 되면 서울시에서 정비사업추진계획에 대한 승인을 취소하게 되고, 그러면 자동으로 조합인가도 취소되는 것"이라며 선행된 행정처분이 무효 취소되기 전까지 행정의 공정력에 따라 행정행위는 옳은 것으로 보고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합인가 신청일

로부터 처리기한인 한달이 되는 이달 29일까지 일주일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데다, 구청이 이미 법제처에 주민감사결과와 관련해 요청한 유권해석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돌연 21일(수) 늦은 시각에 인가처리를 해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택과 관계자는 "29일까지 꼭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지난주와 이번주 초 정상적으로 인가처리하라는 구청장의 방침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측은 지난 14일 구청장 방침을 받아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해놓은 상태이고, 오류시장 주민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에서는 이 때문에 구청이 정비사업조합인가여부를 결정하더라도, 최소한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아본 후에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오류시장 주민대책위는  특히 서울시주민감사 결과에서 법정 동의자수를 맞추기 위해 불법으로 드러난 3평의 9명 앞 지분쪼개기에 관계했던 이들 중 일부가 오류시장정비사업의 조합장이며 이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오류시장 정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왔다고 지적, 오류시장주민들측에서는 조합인가처리에 대한 구청의 공정하고도 신중한 처리를 거듭 요구했다.

 

◇ 주민들 반응 =

 상식적인 행정을 기대했던 지역사회관계자들과 오류시장 주민들로부터 '누구를 위한 시장정비사업, 무엇을 위한 행정'이냐며  이성구청장과 구로구행정을 향한 날선 비판들이 쏟아졌다. 


오류시장내 성원떡집 서효숙 사장은 " 소통 배려 화합이라는 구로구 슬로건이 너무 무색한 것 아니냐"며 "도대체 어디에 소통이 있고, 배려가 있고, 화합이 있는 것이냐. 지역을 살리고 죽이는게 구청장에 있음을 실감한다"고 개탄했다. 


구로지역 시민사회진영의 한 관계자는 "조합인가를 내주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을 때 조정노력없이 형식논리에 빠져 소수자가 불이익을 받고 소외되는 일을 정권이 바뀐 현 시점에서 보게 되니 마음이 씁쓸하다"고 이번 구청 행정처리과정을 지켜보는 심경을 나타냈다. 


김희서 구의원은 "조합인가에 대한 판단을 할 때 기한이 있어 마냥 미룰 수 없다 하더라도 스스로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면, 기다려봐야 맞는 것 아니냐"며 "힘없는 의원을 무시하는 것이고, 구로구와 이성구청장의 독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의회 청문회감사=

지난 19일(월)부터 오는 27일(화)까지 진행되는 이번 구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는 오류시장정비사업 추진과정 현황과 문제점 등이 핵심 쟁점의 하나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복지건설위원회에서는 김희서위원장과 정대근의원 등이, 행정기획위원회에서는 박동웅의원 등이 지난 21일(수) 지역경제과, 주택과 등을 상대로 그간의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과 관련한  현황과 절차 등에 대해 짚어나가 눈길을 끌었다. 


청문회식 감사가 열리는 오는 26일(월)에는 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를 중심으로 오류시장정비사업등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적인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오류시장 주민대책위소속 주민과 상인들은 이날 행정사무감사 현장을 방청하기 위해 구의회에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