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라쟈]맛으로 차별화된 '젊은 시장' 홍보 미흡

예산지원 청년상인 점포 15곳 운영, 활성화위한 보다 다각적 검토 필요

2017-05-08     윤용훈 기자

노후 점포를 활용해 청년 사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2015년 초 구로4동 우리은행 구로동지점 뒷골목 내에 만들어진 구로시장 영프라쟈.


올해 3년째를 맞는 구로시장 영프라쟈는 구로시장 청년상인 4개 점포가 처음 개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에는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 조성사업으로 12개 점포가 추가로 입점하여 16개 점포로 확대됐다.


하지만 점포를 내놓은 2개점과 신설 2개 점포를 확보하여 올해 2월 총 4개 점포 입주자가 새로 선정돼 입주했지만, 최근 2개 점포가 또 떠나 현재 총 15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공실이 된 2개 점포는 조만간 추가로 입점 될 예정이다.


구로시장 영프라쟈는 이처럼 점주의 개인 사정이나 운영상태가 좋지 않아 떠나기도 하지만 입주하려는 지원자도 적지 않다. 올해 4개 신규점포 모집 시에는 1차 심사에 23개 팀을 선정하여 면접을 볼 정도로 입주 경쟁도 치열했다. 기존 점포 가운데 안정된 곳도 적지 않다.


이곳의 청년점포들이 이처럼 떠나고 새로 들어오고 있는 것은 시장 내 청년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유동인구가 적고, 경영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초기 단계라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라는 것이다.


구로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단 최현호 단장은 "구로시장 내에 버려진 노후점포 및 창고를 전통시장 슬럼화 방지 및 시장기능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 및 구 예산을 투입해 새롭게 청년점포로 조성하고 가꾸어 지금과 같은 젊은 층 대상의 상권을 형성한 성과만으로 대단하다"면서 "올해 3년차를 맞아 점포들이 자리를 잡아 내년이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3㎡(4평) 내외의 15개 운영점포 중 12개 매장은 먹거리 및 주점이다. 나머지 점포는 쥬얼리, 공방, 참기름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들 점포는 그동안 구로구의 구로시장 청년상인 특화구역 조성사업 예산과 서울시 전통시장 청년상인육성사업 예산 등으로 도로 및 상하수도 매립 등 기반시설 보수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비에다 보증금 및 임대료 등을 지원 받고 있다.


또한 경영안정화를 위한 교육을 비롯해 마케팅 및 이벤트 행사 등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러한 지원 사업은 올해 5월이면 종료되고 올해 구로구의 지원만 받게 돼 앞으로 청년 상인들이 그동안 닦아온 경험과 수완으로 자생력을 키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처지다.

지금까지는 지자체 예산으로 점포운영의 큰 부분을 지원받아 왔지만 내년부터 이런 외부도움 없이 모든 운영비용을 감당하며 수익 창출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최 단장은 "오후 3, 4시경이면 점포들이 문을 열어 새벽 1시정도에 문을 닫고 있고, 고객 대부분은 20∼40대의 젊은 지역주민 및 직장인들"이라며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점포 가운데 안정된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점포도 있지만 대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구로시장 영프라쟈를 쉬게 찾을 수 있도록 입구마다 안내표지간판을 달았지만 홍보부족으로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며 이벤트 등을 준비해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초 새로 입주해 술집을 운영하는 이연석씨(35. 신도림동)는 "초기에는 지인들이 많이 찾아와서 매출이 올랐고, 지금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년 정도 내다보고 잘 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열심히 장사에 임하고 있다."면서 운영하면서 큰 애로나 요구사항은 없다고 했다.


구로시장 영프라쟈는 매주 수요일 오후에 전 청년상인들이 모여 청년상인주간회의를 열고 현안이나 해야 할 활동 등에 대해 토의하고 소통한다고. 또한 사업단에선 매월 1회 구로다 삼각지대라는 행사를 열고 고객을 끌어들일 마케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하지만 외부 상인들의 시각은 다르다. 청년점포와 인접 한 곳에서 장사하는 상인은 청년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이 드물어 장사가 안 돼 인건비나 건지고 있는지를 한결 같이 걱정한다.


구로시장 한 상인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수십 년 동안 장사해온 상인도 고전을 하는데 경험없는 청년 상인들이 잘 알려 있지 않은 이곳 먹자골목에 오는 고객도 별로 없어 고생을 한다."면서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오후 늦게 문을 열고 일찍 들어가는 점포들도 있다."고 우려했다.


구청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입점점포들이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운영을 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어왔지만 긍정적이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평가를 해야 점포상인들은 희망을 갖고 더 열심히 장사한다"며 "구청은 영프라쟈의 활성화보다 경영 안정화와 청년 상인들의 자생력 도모를 위해 지도·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영안정화와 자생력은 다른 한편으로는 영프라자의 활성화로부터 나오는 것인만큼, 가까운 지역주민부터 알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다각적인 검토와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