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간선로 환기구설치, 주민 '분노' 이어져

신도림 구로1동주민들 “ 매연 오염물질을… ”

2016-08-29     김경숙 기자
구로1동 신구로유수지방향 서부간선로 지하도 환기구설치 공사현장(사진 왼쪽). 맞은편으로 구일우성아파트등 구로1동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지역주민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권에 대한 정책 부재에 구로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잇따르고 있다.

항동수목원 옆에 착공된 폐기물처리시설 구로자원순환센터 건립에 대한 오류2동과 항동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을 전후해 신도림동과 구로1동 일대 주민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0월 착공 된 금천 IC(금천구)부터 성산대교 남단(영등포구)에 이르는 10.33Km길이의 서부간선로 지하도로구간에 자동차매연 등 오염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킬 환기구 두 곳을 신도림동과 구로1동신구로유수지에 설치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하도로 환기구를 통해 배출 될 터널안의 매연과 미세먼지 등 발암물질이 바로 인접한 학교와 아파트단지 일대에 미칠 건강과 환경문제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실제 신도림동 환기구설치 예정지는 신도림고등학교나 신도림초등학교 등과 불과 200여m 지척에 위치하고 있고, 많은 아파트단지와도 인접해있다.

아파트밀집촌인 구로1동지역 주민들도 신구로유수지에 설치 될 환기구로부터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직격탄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다각적인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들 2개동 주민들의 움직임은 지난 한주동안 신속하면서 조직적으로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동네에 비해 아파트로 밀집된 지역적 특성과 온라인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다양한 직업 층의 풍부한 주민인력풀, 지역정치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 등이 하나로 어우러져 문제가 제기된 지 일주일만에 공사중단 등의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주어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16일 신도림동에 사는 한 주민이 환경영향평가 정보시스템 자료를 보고 신도림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알리면서 시작된 환기구 문제는 온라인 신도림커뮤니티에 이어 비상대책위 카페 등을 통해 동네주민사이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난 20일(토) 비상대책위원회 1차 준비모임을 갖기에 이르렀

한 신도림동 주민은  "고등학교 어린이집 아파트 등이 밀집된 지역에 환기구가 생긴다는 것에 대해 주민들 중 알고 있던 사람은 거의 없었고, 공사는 이미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이 대단히 화가 났었다"고 당시 주민들의 상황을 전했다.

서부간서로 지하도로공사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신도림동 비상대책위 준비모임은 환기구문제와 관련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27일(토) 저녁8시 제2차 회의를 갖기로 했다.

구로1동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도림동 주민을 통해 지난 17일경 구로1동 신유수지에 서부간선로 지하도로 환기구 설치 소식을 처음으로 접한 구로1동 주민들은 지난 23일 저녁 동주민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당초 20명 정도 모일것으로 기대했으나,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100여명이 참석했고 이호대· 박종여구의원 등도 함께 한 가운데 주민들의 분노와 제안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서부간선로 공사 백지화로 의견을 정리했다는 구로1동측 주민들은 현재 동네커뮤니티 온라인카페와 카톡등의 SNS를 통해 폭넓은 주민홍보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나가고 있다.

환기구 문제를 구로1동주민들에게 처음으로 알려낸 주수정(38, 구로1동)씨는 "현재는 최대한 많은 동네 주민들이 알수 있도록 SNS 등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이 어느 정도 모아지면 그 속에서 향후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환경이나 홍보등 각 분야별 전문가인 주민들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구청장등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상세 플랜이 나온 뒤에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같은 발빠른 조직력과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박영선 국회의원을 비롯한 구로(을)지역정치인들의 움직임도 서울시에 대한 공사중지요청 등으로 이어져, 지난 25일과 27일경 신도림동과 구로1동에서 진행되던 서부간선로 지하화공사는 일단 중단됐다.

 박영선의원은 지난 22일 온라인 신도림커뮤니티게시판을 통해 조만간 서울시관계자들이 참석한 주민간담회와 주민과의 대책협의 계획도 밝혔다.

서부간선로 환기구와 관련한 신도림동과 구로1동의 주민활동은 앞으로 한층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이번 사태를 통해 지역개발 등과 관련해 장밋빛 플랜을 말하기에 앞서 주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이면의 세부적인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 설명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알리고 참여할 수 있는 내실있는 주민설명회와  홍보를 해주는 '친절한 행정'을 요구, 정치권과 행정의 고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