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증(저장장애) 위기가구를 아시나요?

2023-10-23     윤용훈 기자

"집안에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각종 물품 및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이 때문에 불결한 위생상태로 각종벌레, 악취발생, 저장 물건들로 인한 이웃간 갈등, 화재 위험성 등 큰 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1인가구 증가와 가족중심의 돌봄기능 및 지역사회 안전망이 악화되면서 사회적 고립가구와 저장강박 의심가구가 증가하는 추세.

이런 가운데 구로구내에도 이러한 저장강박증 위기가구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는 일상에서 찾지 못한 인간적인 유대감 결핍, 상실, 불안이 물건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정신적 행동장애다.

구로구는 지난 2021년 11월 '구로구 적치가구 주거환경 개선지원 조례 제1605호'가 제정되면서 적치가구의 발굴과 민·관 협력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사례관리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후 구로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례관리 분과의 제안을 통해 2023년 구로구주민참여예산 「구로구 민·관 협력 저장강박 위기가구 맞춤형 주거돌봄지원사업」이 선정되면서 현재 화원종합사회복지관이 대표기관으로 '희망 家(가)꾸기'사업을 시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희망 家꾸기'사업을 통해 구로 관내 저장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발굴하여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협력을 통해 당사자 가정의 회복과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민·관 등 유관기관과의 지역사회기반 네크워크 협력망을 구축하고 있고,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이웃 돌봄봉사 주민을 발굴해 이들에게 역량강화을 위한 수납교육 및 전문가 자문회의를 갖는 한편 저장강박 가구를 발굴해 사례관리, 일상생활지원, 전문 심리상담, 주거환경개선 등 맞춤형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관은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재 신규로 저장강박증 8개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이 중 3가구에 대해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고, 3가구는 적치처리를 놓고 설득 중이고, 나머지 2가구는 적치된 물품 등을 청소하여 또 다시 적치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저장강박 위기관리 가구는 구로동, 개봉동, 천왕동, 오류동, 고척동 등 구로관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이들 위기가구는 1인 청년 및 어르신 가구, 아동 및 청소년을 둔 정신적으로 불안한 부모가구, 경제적으로 취약한 한부모가정 등 일반 정상적인 가구에 비해 취약한 주거환경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가구들이라고 한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역주민이나 동 관계자 등과 함께 이러한 저장강박증 위기가구를 발굴해도 강제적으로 개입해 집안의 적치된 물품이나 쓰레기를 치울 수 없어 해당 가구주를 설득해 동의받는 과정이 6개월정도 소요되는 등 쉽지 않다"며 "또 어렵게 설득한 가구에 대해선 복지관 직원 및 봉사자들이 직접 개입해 쓰레기 등을 치우고  청소, 방역, 세탁 등 주거환경 개선 서비스를 하고 또다시 집안에 물품이나 쓰레기를 적치하지 않도록 정기 상담 및 모니터링 등 지속적인 개입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나아가 심리상담 연계로 심리정서 안정화 및 주거환경개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저장강박 증상 주민에게 개별 맞춤형 서비스 및 사례관리를 통해 당사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당사자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치료 및 돌봄이 병행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저장강박 위기가구에 대한 사회적 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민·관 지역사회 협력 및 지속적인 주민 주도 돌봄 활동 전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