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꼬인 첫 단추 "주민설명회는 없었다"

23일 도시건설위원회 공개질의 감사현장, 김희서의원 30분간 '불꽃질의'

2016-06-26     김경숙 기자
▲ 지난 23일 구의회도시건설위 행정사무감사 공개질의현장. 김희서 의원(맨 오른쪽)이 청소행정과 공무원들을 상대로 30분간에 걸친 송곳같은 질의로 긴장감이 넘쳤다. 김의원 옆으로 박칠성 의원과 박동웅 의원. 주민의 입장에서 의원들의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도시건설위원회의 공개질의 행정사무감사는 23일(목) 오전10시부터 시작됐다. 곽윤희 위원장을 비롯 박칠성· 박동웅· 정대근· 최숙자· 김영곤· 김희서의원 등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이날 오전 두시간여 동안 항동수목원 옆에 건립중인 폐기물처리시설과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하면서 진지한 질의에 나섰다.

마숙인 청소행정과장의 구로자원순환센터 추진경위와 시설 등 전반에 대한 프리젠테이션후  첫 질의에 나선 것은 오류동과 수궁동이 지역구인 김희서 의원. 김 의원은 주무부서인 청소행정과 공무원들을 상대로 주민들이 그동안 가장 안타깝게 지적해 온 주민설명회 부재부터 환경영향, 구청장 민원대응방식 등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를 짚어가며 대책을 제시했다. 약 30분간의 질의 현장은 불꽃 튀는 긴장 속 열기 그 자체였다. <관련 동영상 구로타임즈페이스북(kuro times)과 인터넷판(www.kurotimes.com)게시>
 
■ "공청회 없었죠?" 

김희서 의원이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올린 사안은 항동폐기물처리시설(구로자원순환센터)관련 주민설명회 여부. 구청측은 주민들 질문에 지난 2010년 4월과 6월에 주민대상 설명회와 공청회를 두 번 했다고 말해왔다. 또 항동공공주택지구단위계획 관련 설명회시 그 부지내 시설이라 일괄의제 처리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김희서 의원은 "(구청에서 했다는)공청회는 구로자원센터가 들어온다는 공청회가 아니라 지구단위계획 관련 공청회였고, 그 안에 자원센터와 관련한 얘기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며 폐기물처리시설인 구로자원순환센터와 관련한 설명회를 했다면 속기록이나 증빙자료를 내놓으라고 처음부터 숨쉴틈없이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구로타임즈 6월20일자 보도 참조>

이어 항동지구단위계획 관련 공청회와 설명회에서 폐기물시설과 관련해 얘기한 증빙자료가 없죠라는 김희서 의원의 질문이 재차 이어졌고 구로구청 청소행정과 마숙인 과장은 "없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주민들이 공청회 자료를 요구할 때 안했으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어야 하는데 (자원순환센터 공청회를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지금에서야 얘기하고 있다"며 여기서부터 폐기물처리시설 문제는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지구단위계획 공청회와 자원순환세터 공청회를 섞어서 얘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 등에 대해 마숙인 과장은 "(항동폐기물)처리시설은 주민설명회 공청회의 법적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도의적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은 알겠지만, 당시 (항동 폐기물시설부지의) 반경 300M내에 주택가가 하나도 없었고, 법적으로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 안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희서 의원은 "주민공청회나 설명회가 법적사항으로 돼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이처럼 구로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일은 당연히 공청회나 설명회를 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대책을 제시해 우려를 불식해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법적 대상이 아니라서라고 하는데 그럼 (법적 설명회대상 아닌) 오류1동 파출소 지구대이전이나 앞으로 진행될지 안될지 모르는 MOU체결 등과 같은 것은 왜 주민설명회를 했느냐"며 "이것을 법적 문제로 들어가면 안된다"고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또 주민설명회를 하지 않은 이유 등과 관련해 폐기물 시설 반경 300M내 주택가가 없었다는 청소과측의 설명에 대해서도 " 5000세대가 들어오는 항동지구단위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반경 300M에 주택이 없어서 안전하다고 말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조례는 왜 하필 이 때"
다음으로 구로자원순환센터 기금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통과된 시기도 지적됐다.  김희서 의원은 구로자원순환센터와 관련해 구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유일하게 기금설치와 관련한 조례였다며, 조례가 심의 통과된 시점에 주목했다.

구청 발의로 2014년 6월2일 올라온 구로자원순환센터 기금관련 조례안은 6월25일 구의회 내무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날인 26일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시기적으로 당시는 6월4일 전국지방선거가 있던 날로 제6대 의원들의 당락이 결정되어 7월1일 현 7대 의회 출범에 앞서 6대 의원들이 현실적으로 안건을 면밀히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 김 의원은 이와관련 "당시 의원들이 제대로 (안건을)볼 조건도 아니고, 회기도 제대로 돌아갈 여건이 안됐는데 왜 하필 이 때 이것을 발의해 통과했느냐"고 따져 물은 뒤 "주민들이 당연히 의심하지 않겠느냐"며 "공통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숨기려했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마 숙인 과장은 "그렇지 않다"며 " 2015년도 연초와 하반기에 의원들에게 정례보고를 했고, 2016년 초, 구청장 동순방시에도 설명을 했다"고 반박했고, 김희서 의원은 "그럼 주민들은 왜 몰랐느냐"는 질문을 이어 던졌다.

청소행정과 마 과장은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겠죠"라고 답변했다.

김희서 의원은 "오리농장부지를 조성하려다 부천시민들이 반대하고, 천왕동 부지에다 설치하려다 광명시민들의 반대로, 두 번씩이나 부딪히면서 구청은 주민들에게 얘기되고 의회에서 쟁점이 되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최대한 조용하게 진행하려는 것이고, 이것이 문제의 시작"이라는 자신의 시각을 제시했다.
 
■ 환경영향평가는 ?
항동에 들어설 폐기물처리시설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거론됐다. 김 의원은 법적 사항이 아니더라도 쓰레기 시설이 들어오면 주민들에게 전문가 평가를 통한 납득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환경영향평가는 당연히 실시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희서 의원은 "화학 물질이 들어가고, 악취제거를 위해 공기로 태우고 하는 것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폐기물처리시설 지척에 들어설 항동공공주택지구 5000세대 1만5천명이 어떤 피해를 입을지 책임질 수 있느냐"며 관련 걱정을 줄일 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집행부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주민이 분노하고, 제가 정말 분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며 지난 3일 오류2동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냄새나고 환경 문제 어떻게 할것이냐는 주민들 질문에 이성구청장이 '냄새 안납니다. 내가 책임집니다 구로, 내가 거기 이사갈것입니다'라고 책상을 치면서 얘기했다"며 당시 상황을 재현 한 뒤, "환경영향 평가도 안하고, 납득할 자료도 안내놓고, 설명회도 안하고, 환경문제 책임질께요하는데 구청장이 어떤 책임을 질것이냐며 직구를 던졌다.

김 의원은 "지역주민 5300세대에 1만5천명, 어린아이들, 그 옆으로 들어서는 초등학교 유치원 .그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수 있어야하며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한 후, "책임을 최대한 질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환경영향평가라며, 제대로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마숙인 청소과장은 "환경영향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최신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답변했고 이후 다시 검증 관련 설전이 이어졌다.

마 과장은 3년 전 건립된 하남시 유니온파크 폐기물처리시설을 통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희서 의원은 " 하남시에서 5년, 10년 뒤 어떤 병으로 어떻게 될지 검증됐느냐"며 "안전문제는 그런 효율성마인드로 접근하면 안되며, 안전에 대해 주민들도 의원들도 그렇게 생각 안한다. (그러면) 너무 늦다"며 다시한번 조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불신 키운 민원대응
25분 가까이 이어진 김희서 의원의 공개질의 마지막 사안은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보여 준  이성구청장과 구청의 대응태도와 관련한 것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3일 폐기물처리시설관련 주민과의 첫 간담회때 이성 구청장의 불지르기식 화법, 지난 13일 구청집회에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 등을 포함한 주민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해산과정, 주민대표 경찰소환조사 등을 거론하며 "구청 방어를 잘 했는지 모르겠는데, 주민들의 민원을 이런 식으로 대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마숙인 과장은 "(13일 주민들 구청앞 집회 해산과정 등) 주민들이 구청이 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이 자리를 빌어 구청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오류2동 주민들이 구청앞 폐기물처리시설 반대 집회신고를 하고 지난 13일 첫 시위를 하던 중 구청장에게 나와서 주민들과 대화해줄 것을 요구하다 일부 주민들이 집회를 하던 구청광장쉼터쪽에서 구청현관 쪽으로 이동한 것과 관련해 경찰측이 허용 장소를 벗어났다며 강제해산을 강력히 촉구, 주먹밥을 먹으며 지켜보던 어르신 등 주민들로부터 '누구를 위한 경찰'이냐는 거센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김 의원은 "그렇다면 구청에서 나와서 경찰에도 얘기하고, 주민에게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과정과 태도가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와함께 구청이 주민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알린다는 명분으로 본인들 주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면서 주민간 갈등을 조장하고 주민설명회를 요구하는 오류2동과 항동 주민들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마숙인 과장은 "늦었지만 계속 소통하고, 견학도 매일하고 있다. 아파트 찾아가서 설명하고 여러 가지 방범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희서 의원은 30분간에 걸친 공개질의를 통해 결론적으로 "주민 공청회,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구청이 대화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단 공사를 중지할 것을 구청측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