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행정사무감사]'핫 이슈'로 떠오른 항동 폐기물처리시설

지난22일, 내무행정위원회 소통부재 일제히 지적

2016-06-26     김경숙 기자
▲ 청소행정과 마숙인 과장(오른쪽)이 의원들의 폐기물처리시설 추진과 관련한 연이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구의원들이 공동으로 질의하는 공개질의 방식 감사 첫날인 지난 22일(수) 오전10시부터 구의회 5층 내무행정위원회실. 항동 폐기물처리시설 주관과인 구청 청소행정과를 비롯 이날 감사 사안과 관련한 여러 부서의 국·과장 팀장급 이 긴장 된 분위기속에 앉아 있었다.

공개질의 감사 사안중 가장 먼저 상정된 것은 항동 폐기물처리시설 문제. 구청 청소행정과 마숙인 과장은 사전에 준비한 파워포인트를 통해 20여분 간에 걸쳐 항동수목원 인근에 착공한 구로자원순환센터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마쳤고 이 직후부터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내무행정위원들이 지적한 핵심 키워드는 자원순환시설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추진과정에서의 주민과의 '소통부재'였다.

긴장에 불꽃을 댕긴 것은 두 번째 질의에 나선 박평길 의원의 질문과 의원으로서의 자책 발언이었다. 해당 지역 주민 대상의 주민설명회가 개최되지 않은 데 대한 질책을 하던 박 의원은 주민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 행정의 안이함과 4월 총선을 앞둔 전광석화식 추진 등이 오늘의 이 사태를 만들었다며 "주민설명회를 충분히 하라고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고 구의원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아무리 냄새가 안 난다고 하지만 많은 청소차량이 진입하면서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구로자원순환센터 준공예정인 내년 말이후 입주가 시작될 항동공공주택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폐기물처리시설 대체부지가 항동공공주택지구내에 위치해 이격거리 100,200m정도밖에 되지 않는 데 따른 걱정이었다. 그래서 당초 90년대말부터 계획했던 오리농장부지로 진행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소행정과 마숙인 과장은 항동안쪽의 오리농장부지가 항동공공주택개발지구에 수용된 것을 의미하듯 "국토부가 정책적으로 확정해서 (구청에게) 날벼락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구청장 권한이 얼마나 큰데... 구청장이 국토부를 찾아가고 주민 내세워 데모를 했어야 했다"고 일갈했다. "성남시장이 머리 깎고 시위하는 것 아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구로구청이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시설과 비교하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과 관련해 예산 비교를 통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하남시 시설은 소각장등이 들어갔다고 하나 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곳인데, 구로구는 10분의 1"이라며 "10배 가까운 시설을 보여주면서 이상없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주민갈등을 야기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번 폐기물시설인 구로자원순환센터 건립과 관련한 주민들의 반발 원인으로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다시 한번 지적한 후 "조금 늦추어지더라도 주민의견을 잘 수렴하고 설명 하는게 필요하다"며 서둘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호대 의원은 "아쉽다"는 말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심정을 밝혔다. "2010년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그 사이 주민과 대화한적 없다는 것"이라며 인근의 잘 만들어진 곳에 대한 견학 등의 노력도 없었고, 문제가 불거지니까 최근에서야 주민들을 모시고 다니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달 초 오류2동 금강수목원아파트주민들과 만났던 이성 구청장의 '부적절한' 언행도 도마에 올렸다. 악취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내놓는 주민들에게 냄새 안나는 시설이라고 말하면 얘기가 되느냐는 것이다.

주민과의 간담회장에서 금강수목원아파트가 항동 폐기물처리시설부지로부터 '500m거리라 괜찮다'고 주민들에게 말했다는 언론(구로타임즈) 보도가 있었는데, 이성 구청장이 그렇게 말한 것이 사실이냐고 이 의원은 마숙인 과장에게 물었고, 마 과장은 "(구청장이 그렇게 말)안한 것같다. 냄새가 없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구로타임즈가 지난 3일 주민간담회에서 이루어진 대화와 관련한 취재자료를 재 확인한 결과, 보도한대로  당시 이성 구청장은 금강수목원아파트는 500m되는 곳이라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 사실이 있고, 이에 주민들의 분노의 소리가 이어졌었다.

이 의원은 이어 최근 강동구에서도 자원순환센터 건립과 관련해 구청장이 직접 나서서 설득하고 있고, 지난해 구의원들의 해외연수때 비엔나 쓰레기 소각장 견학시 혐오시설을 주변환경과 어우러지게 만들어 관광명소화했던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며 지난 몇 년간 소통의 과정을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관광명소가 된 이 소각장이 건립되기까지 주민합의 과정등을 포함해 18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마 과장은 " 매일 만나고 소통하고 있으며, 견학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수찬 내무행정위원장은 주변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대체부지였다고 질타했다. 윤 위원장은 "자연녹지에서 (항동공공주택 5000가구가 입주하는)주거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 대체지를 결정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행정착오가 상당히 많았으며 대처부족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날 현장실사를 다녀왔다는 윤 위원장은 항동지역은 구로지역의 향후 중심지역이 될 곳이라며 "항동보금자리내 그 자리는 말이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