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백숭산우회, 산 좋고 사람 좋다보니 30년 커뮤니티로 '우뚝'

2023-05-12     구로타임즈

 

30년간 매월 산행을 하는 등산모임이 탄생해 화제다. 주인공은 백숭산우회.

백숭산우회는 처음 구로구(갑)지역 주민 중심의 회원으로 지난 1993년 3월 25일 창립됐다. 당시 첫 산행지는 천안 광덕산이었다. 그로부터 시작된 산행은 올해 4월 강화도 고려산으로까지 총 제254차 진행된 상태다.

지금은 구로 전역의 주민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산행일은 창립 산행부터 지금까지 매달 두 번째 목요일로 고정돼 있다. 지난 3월에는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1회차 등선지였던 광덕산을 다시 찾아 시산제를 가졌다고 한다. 

정연보 회장(65, 개봉2동)은 "구로 관내 등산모임이 많지만 30년을 한결같이 지속한 순수한 등산모임은 드물 것"이라며 "회원간 끈끈한 정, 화합, 단합을 기반으로 합리적이고 투명한 운영 덕에 30년이란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큰 봉우리에 우뚝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백숭은 고인이 된 김기배 초대회장이자 전 국회의원(구로구 갑)의 아호다. 산악회가 아닌 산우회라고 이름을 정한 이유는 그저 산을 오르기 보다 심신단련을 하면서 소통하며 정과 뜻을 함께하고 같이 나누기 위해서라고. 현재 회원은 140여명. 50대부터 80대에 이른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회원 대부분이 어느덧 60대 이상 노인으로 변했다.

그동안 가보지 않은 산이 거의 없다. 전국의 유명산은 물론 중국 황산과 제주도의 한라산까지 섭렵했다고 한다. 지금은 차량 1대분의 인원만 선착순으로 신청 받아 다녀오지만 한 때는 관광버스 36대(1,500명)가 한 번에 움직이는 기록을 세운적도 있다고.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백숭산우회. 산우회 회원들은 올해 첫 산행지로  30년전 처음 올랐던 충남 천안 광덕산을 찾아 새로운 감회에 젖기도 했다.    광덕산

 

백숭산우회는 회원이 노령화되면서 예전처럼 의욕을 내세워 높은 산과 정상을 고집하지 않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회원 체력에 맞도록 산행을 기획하고 있다.

"당월 산행에 앞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전달 산행 보고와 함께 산행지를 결정하는데 회장 단독이 아닌 운영위원의 뜻을 모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집단체제로 운영합니다. 목적지에 도달하면 정해진 시간 내에 집결을 전제로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체력에 맞게 정상등산, 중간등산, 들레길 산책 등을 권하고 있습니다. 꼭 안전을 당부하고 있어 그동안 사고 한번 없었습니다."

정 회장은 "회원 대부분이 나이가 들고 힘에 부쳐 꼭 등산을 내세우기 보다는 산행과 함께 지역의 관광지나 유적지 순례를 겸한 산과 여행위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송년회 등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오가는 차내에서 음주가무가 없어요. 매달 점심 도시락을 싸와 같이 먹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면 회원들 간에 서로 알아가고 정도 깊이 쌓이게 마련"이라며 조용하고 느린 미학의 산행을 추구하면서 힐링을 즐기고 있다고 자랑했다.

꾸준하고 정기적인 산행을 통해 회원들이 건강하고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만큼 더욱 관계가 끈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창립때부터 참여해온 이영희 총무(72, 개봉2동)는 "오랜기간 회원들과 지속적으로 보니 가족같은 분위기이고, 만나면 즐겁고, 빠지면 궁금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젊어서는 이러한 모임을 통해 이웃을 알고 인간관계를 중요시 했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경제적 사정으로 직장을 다니고 아이들 위주로 생활이 바뀌면서 지역 모임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어지고 있다"면서 세태 변화로 젊은 회원 영입이 쉽지가 않다고 했다. 

백숭산우회는 20주년을 맞은 지난 2013년에는 20년사를 고스란히 담아 책으로 발간했다. 30주년을 맞아서도 30년사를 발행하고 싶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태라며 그래도 시도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작고한 회원도 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정상에 올라서지 못하거나 참석도 거르는 회원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의 중요성을 매번 느끼고 있다"며 "작년부터 80세에 달한 회원들에게 기념패를 드리고 있는데 벌써 네분에게 드렸고 금년에도 한분에게 더 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회원들이 점차 나이가 들고 젊은 회원도 적다는 게 고민이라는 정 회장은 "젊은 회원을 영입하기 위해 산우회 문을 완전 개방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한번 산행을 다녀오면 회원으로 등록하고 있고 또 전달사항은 문자로 보내고 받고 있다"며 "회원들이 부담 없이 매달 저렴한 비용으로 산행하고 여행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