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10년 만에 돌아온 '책'

첫 '연체료 탕감데이' 가진 고척도서관도 주민도 행복

2023-04-28     김경숙 기자

'10년 간 대출 중이던 책이 반납됐다. 고척도서관(고척2동 소재)에서 최근 일어난 일이다. 

지난 4월13일(목)부터 18일(화)까지 '연체료 탕감데이'라는 이벤트를 연 서울시교육청 산하 고척도서관. 

대출이 중지 된 기간이더라도 바로 자료를 대출해주는 이벤트였다. 대출후 회수 되지 못하고 있는 책의 반납을 유인하고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제59회 도서관주간을 맞아 고척도서관에서는 처음으로 진행해본 '탕감데이'이벤트였다.

그런데 도서관측도 예상하지 못한 '상큼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2013년 5월에 대출된 책이 이번 이벤트로 10년 만에 '반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반납하지 못한 이유가 책을 분실했기 때문이더군요. '연체료 탕감데이'이벤트 기간이라 연체료 없이 '반납처리' 됐습니다". 이벤트를 하면서 기분좋은 경험을 한 고척도서관 종합자료실측의 설명이다. 

생각도 못한 일은 이벤트 마지막날이던 지난 18일(화) 일어났다. 고척도서관 종합자료실을 찾아온 한 40대 주민(남)이 2013년 5월 자신이 대출해간 책 <감정을 지배해야 생각을 깨운다>를 잃어버려서 그동안 반납하지 못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이 주민은 분실된 책값 1만5440원(책가격+연체기간 물가상승분)을 변상했고, 3604일간의 연체와 관련해 연체료 3만6500원은 탕감받게 됐다. 그리고 그는 고척도서관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보고싶은 책 한권을 다시 대출받아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고척도서관은 이번 이벤트가 진행되는 6일동안 총 597권의 연체도서가 회수됐다고 밝혔다. 

'연체료 탕감데이' 이벤트를 연체자들에게 문자 전화등을 통해 알리고 고척도서관 홈페이지와 도서관자료물 등을 통해 공지하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

그러나 아직도 대출후 도서관 서고로 돌아오지 못한 자료들이 있다. 고척도서관은 4월25일 현재 장기연체 책자는 70명이 대출해간 166권(2020~ 2023.2)이라고 밝혔다. 

박경옥 고척도서관장은 "해당 이벤트를 통해 대출정지로 도서관을 이용 못했던 연체자에게는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자에게는 기다리던 도서를 빠르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편의를 증진하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고척도서관을 비롯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에서는 책등의 자료를 대출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3주간이다. 대출자료가 연체되면 연체일수만큼 대출서비스는 정지된다. 연체료는 책 한권에 하루당 1백원씩이며, 1인 최대 3만6500원이다. 연체료 납부처리가 되면 정상적으로 이용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