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한파에 찬바람 도는 남구로역 인력시장

"봄철 현장일자리 30%이상 감소 신축 없어 5, 6월 최대 고비될 듯"

2023-04-14     윤용훈 기자

 

건설경기 위축으로 서울 최대 규모의 인력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구로구 도림로 남구로역 일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 같으면 봄철인 3,4월로 접어들면 전국 곳곳에서 건설공사 붐에 힘입어 건설현장 일자리 수요가 많았지만 올해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현장 분위기. 

남구로역 인근에 소재한 한 인력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 등의 상황 속에서 기존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고, 신규 대형공사가 사라지면서 남구로역 인력시장을 찾는 현장 인력들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예전에 비해 30%이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오는 5, 6월이 최대 고비"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일자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 봤다. 
 

지난해 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건설경기 불황으로 건설현장의 일자리가 줄면서 남구로역 일대 인력시장에도 인력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현재 건설중인 공사가 있어  현장 일자리가 있는 것이지 오는 5, 6월 경이면 대부분 완공되고, 지금처럼 신규 건설공사 발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 현장일자리는 무엇보다 기초공사를 하는 시점에 많은 일자리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이후 일자리는 더 크게 줄 수밖에 없고, 이같은 현상이 약 1년 이상 지속되어  이에 따른 남구로역 인력시장도 크게 감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건비가 크게 상승하고 있고, 건축자재가격은 크게 오른데다 최근에는 시멘트 공급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설공사가 중단되는 현장도 발생하고 있다고 최근 건설현장의 동향을 전했다.

"새벽 4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약 한시간 동안 남구로역 일대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인력은 중국교포 및 관광비자 등을 가지고 입국한 중국한족 등이 거의 대부분이고 간혹 한국인도 있다"면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은 팀 단위로 구성하여 일하는 중국교포 노동자 가운데 개인사정 등으로 일하지 못할 경우 이를 대체하는 노동자"라며 이러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빈 손으로 되돌아가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보통 사람의 하루 인건비도 12, 13만원에서  현재 15, 16만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한다. 지금은 민노총, 한노총 양대 건설노조의 인건비 인상 압박 및 중국교포들이 귀국했다가 코로나로 입국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으면서 상승했다는 것.

인력 사무소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조차 공사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분양 시장에 크게 의존했던 중소형 및 종합 건설사는 더 힘겨운 상황이고, 건설사 부도 및 폐업이 더 늘어날 경우 건설 현장 일자리는 씨가 말라 현장노동자 뿐아니라 건설현장에 인력을 공급하여 수수료로 먹고사는 인력사무소도 한동안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