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생리용품 무료지원사업 초등학교 신청율 '저조'

26곳 중 7곳만 신청, 왜?

2023-03-10     윤용훈 기자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지원하는 구로구의 보편지급 대상의 연령이 올해부터 초등학교 고학년(여학생)으로 확대됐으나, 일선 초등학교 측의 관심부족과 구청의 홍보부족 등으로 초등학교 생리용품 지원요청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로구청은 '청소년복지 지원법'과 '구로구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조례' 에 따라 지원대상인 여성청소년의 연령을 기존 만 11~18세에서 만 9~24세로 낮춰 확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원 대상에서 제외 됐던 만 9세와 10세를 포함해 초등 고학년까지 생리용품을 올해부터 무료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구청은 지난해보다 약 5000만원 늘어난 총 5억9490만원의 예산을 올해 투입해 기존 중·고교생 및 학교 밖 여성청소년에다 초등 고학년 여학생을 포함한 약 1만4000명의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50여개 기관에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생리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구청은 올해부터 생리용품을 처음으로 지원받게 될 지역내 26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2월 협조공문을 보내 3월부터 생리대 보관함을 설치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필요한 생리용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무료 생리용품 지원신청을 한 학교는 3월 7일(화) 현재 구로초, 구로남초, 세곡초, 매봉초, 개봉초, 개웅초, 천왕초 등 7개 학교라고 구청은 밝혔다. 지원대상 초등학교중 26%정도만 신청한 것. 

일선 초등학교의 지원신청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각 초등학교 행정실에 생리용품 지원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으나 학교 측의 무관심과 귀찮아하는 태도, 학교 내 관계자 간의 소통부족, 생리용품 보관 장소 확보 어려움 등으로 회신이 늦어지고 생리용품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적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하지만 구청은 생리용품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더불어 초등학교 교장 간담회 등을 통해 초등학교에 생리용품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필요성과 관련해, 학교 측은 학교예산으로 보건실에서 생리용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그때그때 생리용품을 지급하고 있어 구청의 지원 없이도 된다는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내 한 학교 교장은 "구청의 이러한 생리용품 지원에 대해 처음 알았다"면서 "학교 담당자가 학교자체에서 생리용품을 지급하고 있다고 판단해 구청에 신청을 안 한 것 같다"면서 "이러한 생리용품 지원제도가 있으면 각 학교로부터 생리대 지원에 대한 신청 여부를 가릴 것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적용하면 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구청 관계자는 "학교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강제·의무적으로 일괄 시행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면서 "학교와 구청간의 관계를 고려해 우선 학교 측에 먼저 공문을 보냈고 전화 및 방문을 통해 생리용품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학교가 문을 열어주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구로구청은 학교 측이 생리용품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요원을 2명에서 3명으로 한명 더 늘려 학교 측에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