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에 '한숨', "지원 사각지대 관심을"

2023-02-03     윤용훈 기자
가스비 인상과 계속된 한파로 가정뿐만 아니라 공공시설 및 돌봄시설 등에도 난방비가 2배 가까이 상승돼 운영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1월 가스비가 1700만원 가까이 고지돼 깜짝 놀랐습니다. 2월에는 2000만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큰 걱정입니다." 

수영장과 어르신 급식을 운영하고 있는 궁동종합사회복지관은 코로나19 전에는 약 900만원 내던 가스비가 2배 가까이 치솟아 운영에 큰 부담이 됐다고 한숨을 내셨다. 

어린이집 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에 85만원 정도였던 가스비가 올 1월에는 140만원 정도 오른 고지서를 보고 눈 앞이 캄캄해 졌습니다. 가뜩이나 어린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스비 등 운영비가 높아져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계속된 추위에 난방을 줄일 수도 없고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원장은 어린이들이 등원하기 전에 춥지 않도록 미리 난방을 켜 온도를 올리고 가스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도시가스 인상과 더불어 올겨울 계속된 한파로 난방비가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나오면서 이같이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소리가 가정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돌봄기관 등에서 한결같아 드높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5.47원 올랐다. 1년 새 인상률은 42.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가속되면서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계속된 한파로 난방 수요가 증가하자 공공시설 및 취약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구로구청은 최근 계속되는 한파와 난방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난방비 추가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이번 지원은 앞서 발표된 정부, 서울시의 지원에 이은 구 차원의 추가대책으로, 구는 난방비 추가 지원을 위해 구비 3억9천여만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구는 기존 난방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및 복지시설 등을 중점지원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구는 먼저 기초생활수급 가구당 10만원씩 지급하는 서울시의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에 더해 차상위계층 2,477가구에 가구당 10만원씩 전액 구비로 지원한다.

또 어린이집 266곳에 대한 난방비 지원금액을 2개월간 기존(정원기준 20명 이하 12만원, 21∼50인 이하 15만원, 51∼100명이하 20만원, 101∼150명 이상 30만원)대비 2배로 늘린다.

어르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경로당 185개소에는 기존 난방비 지원금 최대 37만원에 추가로 시설당 최대 14만8천원을 지원한다. 그동안 구립경로당에는 3개월간 난방비를 전액 지원해 왔지만 사립의 경우 최대 37만원까지 지원해 왔다.

돌봄시설에 대한 난방지원도 강화한다. 온종일돌봄센터 16곳에 월 20만원씩 2개월분의 난방비를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 24개소에는 월 30만원씩 2개월분의 난방비를 추가로 지원한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이번 추가 지원은 최근 계속되는 한파와 급등한 난방비로 경제적 부담이 커진 구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꼭 필요한 곳에 촘촘히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로구의 이러한 난방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시설 등에서도 지원을 해야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로 어르신요양원과 같은 어르신 돌봄기관 등에도 어르신 건강을 위해 일정한 난방온도로 가동하면서 가스비가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다면서 어린이 시설뿐 아니라 어르신 시설에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