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무료급식비 아동의 '절반'

한끼식사 아동지원 8천원, 어르신 지원 4천원 형평성 논란부터 물가인상속 급식 질 우려 지적도

2023-01-20     윤용훈 기자

청소년 급식지원비는 8000원,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비는 4000원.

저소득 어르신이 한 끼 드시는 급식지원비가 청소년들이 먹는 한 끼 식사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쳐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급식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창 먹성이 왕성하고 양도 많은 청소년과 활동량이 떨어지고 드시는 양이 적은 어르신 간의 이러한 급식비지원비만 가지고 상대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부적절한 면도 있지만 너무 차이가 나고 어르신들이 차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어르신복지관이나 종합복지관에선 '저소득어르신급식사업'을 맡아 자체 조리시설을 갖추고 저소득 어르신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거동이 불편한 일부 어르신에겐 도시락이나 밑반찬을 거주지까지 배달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급식 한 끼 당 지원액은 4000원이며, 전액 서울시비 지원이다. 이것도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3500원하다 그나마 하반기부터 500원 인상된 것이다. 밑반찬 급식의 경우는 서울시에서 올해부터 500원을 추가 인상해 4500원으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매년 급식에 필요한 식자재 공급업체를 입찰공고를 통해 가능한 입찰가격이 낮으면서도 식재료 질이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식재료를 일시에 받고 있다"며 "매년 식재료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한 끼 당 4000원 수준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몇 년 사이 식재료가격이 최근 너무 오른 데다, 가스 비, 상수도  등 공공요금도 크게 인상돼 운영에 힘든 상태"라고 했다. 그는 "그나마 쌀이나 김치 등 식품류 후원을 외부기관이나 기증을 통해 받아 충당하면서 양질의 급식이 가능하다"고 했다. 식당 운영비 연 200만원 지원 외에 외부에서 식재료 후원물품이 없거나 적어지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복지관 내에서의 급식을 지원비 4000원 수준에 맞추고는 있지만 복지관내에서 식사하기 어려운 먼 거리에 있는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코로나가 심할 때와 같이 지금도 국, 밥 등의 완제품인 레토르트 대체 식으로 주 1회 정도 전해주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 이러한 레토르트 대체 식 및 공산품가격이 너무 올라 결국 급식 지원비 4000원 수준의 단가에 맞추다보니 급식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식재료 및 공산품 가격이 급등된 만큼 급식지원비도 현실에 맞춰 인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급식지원비에는 조리사 인건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복지관에선 자체 운영비로 지급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계약직 조리사 한 명이 새벽 일찍 출근해 먼저 도시락 및 반찬을 만들어 점심시간 전에 배달될 수 있도록 서둘러 만들고, 다음에는 관내 식당에서 먹을 음식을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힘들게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 인건비를 그동안 대부분 자체비용으로 충당해 오고 있다"고 했다. 복지관에서는 급식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그동안 조리사 인건비 지원을 서울시에 수차례 건의해 왔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에 올해부터는 경로식당(무료) 급식인원 50명 이상 + 총 급식인원 200명 이상의 급식지원기관의 경우 조리사 인건비 월 228만9310원(시비(60%)-137만3590원, 구비(40%)-91만5720) 지원키로 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올해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사업 운영계획' 공문을 지난주 각 구청에 보낸 것으로 최근 구로타임즈 취재과정에서 확인됐다.

설을 앞둔 지난 19일(목) 궁동 및 화원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는 저소득 어르신을 포함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떡국 등 먹걸리를 준비해 대접했다.

 

구로구의 경우 현재 이러한 저소득어르신급식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구로, 화원, 궁동 등 세 개 종합사회복지관과 구로노인종합복지관, 온수어르신복지관, 구로어르신돌봄통합센터(밑반찬만 배달) 등 총 6개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중 구로, 화원, 궁동복지관이 이번 서울시의 조치로 조리사 인건비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구로노인종합복지관 및 온수어르신복지관은 저소득 어르신 급식제공 외에 유료로 점심을 제공하면서 그동안 영양사 및 조리사를 정규 필수인력으로 채용해서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현재 구로구에 소재한 6개 기관의 급식제공 대상자는 총 129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60세 이상 저소득 어르신의 경로식당 이용자는 699명, 65세 이상 거동불편 어르신의 도시락배달수급자는 301명, 65세 이상 거동불편 어르신 중 가정에서 조리가능 한 밑반찬 수급자는 304명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급식지원 기관의 또 다른 고민은 배달문제다. 도시락배달이나 밑반찬 배달은 어르신 공공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어르신이나 자원봉사자 그리고 복지관 직원들의 몫이다.

"여름철 한 더위 때나 요즘 같은 한파에는 길 곳곳에 빙판이 져 어르신들이 전달하기 힘든 조건이라 복지관 직원들과 같이 차량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도시락이나 밑반찬 배달 인력문제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에 50플러스 보람일자리사업단을 통해 배달인력 및 보조인력을 3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지원비는 한 끼 당 8000원이다.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지난해 8월1일부터 7000원에서 1000원 인상했다. 8000원에는 식재료비 및 조리사 인건비도 포함된다. 

구로구의 경우 조리사 근무 4시간 기준으로 총 급식비의 20%내에서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한 부분은 구청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럴 경우 조리사 인건비를 제외하면 한 끼 급식비는 6천원대 수준이라고 한다.

즉 총 급식비 20%로 조리사 월 121만5000원을 기준을 충당하지 못하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구청에서 나머지를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방학 기간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이용하는 전 초등생에게도 8000원 수준의 식대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