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동주민자치 강좌 '그 밥에 그 나물'

"천편일률적 강좌 NO, 주민니즈변화 대상별특색 반영 시급"

2022-12-30     윤용훈 기자

 

각 동 자치회관 프로그램이 코로나로 인해 실질적으로 3년 만에 연 초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답습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이제는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된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 자치회관 프로그램은 주민을 위한 문화·여가공간이며 각종 문화·스포츠·교양 관련 프로그램 운영으로 주민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 가도록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초부터 약 2년 6개월간 휴강과 부분개강을 거듭해오다 지난해 7월부터 각 동 마다 사정에 따라 부분적으로 운영해 왔다. 금년 들어서는 새로운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인 지난 12월 전후부터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편성해 참여자를 모집해 새해 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각 동 자치회관 프로그램은 대개 기존 프로그램 중 정원이 대부분 채워지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편성되다보니 참신한 프로그램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노래교실, 서예, 요가, 에어로빅 및 댄스류 등 5060대 중장년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들로 대부분 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들은 "주민들이 선호하고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하다보니 매년 비슷한 프로그램들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신설할 경우 참여 인원이 적어 폐강되는 경우도 있어 프로그램 편성 시작단계부터 정원을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짜다보니 새로운 프로그램 편성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변화를 요구하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기존 인기 프로그램들은 참여자들이 수년째 계속 반복해 수강하고 있고, 강사들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맡아서 강습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 프로그램으로 남아 운영되고 있다"며 "이같이 기존의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 위주로 구성 운영하다보니 시대 변화와 주민 니즈에 부합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어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구로문화원이나 사설 학원 등에서 별도로 배우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제 주민 니즈 및 성별이나 나이대에 알맞은 특화 된 프로그램 발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민 요구에 일부 동에서는 종전에 별로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해 수강생을 모으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가죽공예, 우쿠렐레(구로1동), 캘리그라피(구로3·4동, 수궁동), 다이어트 방송댄스(가리봉동), 드럼교실(고척1동), 한자로 배우는 인문학(개봉1동), 찾아가는 당구교실(구로2동) 등이 그것이다. 

중장년 여성 위주로 되어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 외에도 이제는 직장인과 중장년 및 어르신 남성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한다. 직장을 퇴직한 60대 이상남성들의 경우 지역 내에서 취미생활이나 여가생활을 하려해도 접근하기 좋은 동네에서 운영하는 적합한 프로그램이 부족해 도서관이나 타지로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므로 이러한 중장년층에 적합한 동네 자치회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주민자치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변화하는 주민들의 니즈와 지역시설 및 인적자원 등을 활용한 다양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탄력적인 운영시간대 등을 요구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로타임즈 사진DB)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마음 놓고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재정자립도가 안정적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과제다. 더욱이 현재 자치 회관 프로그램은 과목당 분기별 6만원에서 9만원 사이로 책정돼 있지만 65세 이상 어르신, 다자녀가구나 수급자 및 장애인, 유공자 등의 경우 반액 또는 전액 감면받게 돼 있어 자치회관 프로그램 주체인 각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적자 내지 겨우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구청은 해마다 감액부분의 30%를 보전해 주고 있지만 부족하다고 한다. 

따라서 주민자치위원회가 자치회관 프로그램 운영 시 재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만 다양한 주민 의견이 반영된 프로그램을 증설할 수 있다면서 구청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동 회관 공간에서 운영할 수 없는 특화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예로 당구교실이나 드럼, 색스폰 등 악기교실 등의 경우 구청이나 동주민센터 차원에서 지역의 당구장이나 교습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를 활용하게 하면 일반 주민들이 저렴하게 참여할 기회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로2동 및 개봉3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 자치프로그램으로 지역 당구장에서 당구교실을 마련해 인기를 끌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