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붓기' 구로시장 청년몰사업 특단조치 필요 지적

9년간 '혈세' 15억 지원하고 '애물' 시장상인도 청년도 주민도 외면

2022-11-29     윤용훈 기자

 

구로시장 청년몰(영플라자)이 구로구의 수년간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빈 점포 및 창고들로 방치돼 있어 이제는 청년몰 운영 여부에 대한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몰에는 골목마다 오가는 행인을 거의 찾을 수 없고 어둡고, 침침한 모습이라 이곳이 청년 상권인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년몰은 매년 구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단골' 지적 및 시정사항으로 꼽혀 왔다.

지난 2014년도부터 2022년까지 약 15억원 이상을 투입해 17개 점포에 청년상인들을 입주시켜 청년창업을 돕고 더불어 구로시장을 한 단계 더 활성화시키려 했지만 지금은 최근 1개 점포가 입주한 것을 포함해 3개 점포만 운영되고 있을 뿐, 나머지 점포는 창고나 빈 점포로 방치돼 오히려 구로시장의 이미지만 더 악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구로구청이 그동안 청년몰 입주자에게 임차료 지원을 포함한 시설개선 등을 위해 매년 지원책을 펼쳐 왔지만 현실은 빈 점포만 남아 있을 뿐 크게 달라진 것 없이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철수 의원은 지난 9월 열린 정례회 행정감사에서 "지난 6년 동안 약 9억여원의 예산이 편성된 사업인 구로시장 청년몰 사업에 대해 지속적인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청년몰 사업에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2023년 예산 편성 시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또한 외부 전문기관의 진단 등을 통해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로구 입장에서도 구로시장 청년몰 환경정비사업을 중단하거나 계속 이어가기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로시장 청년몰의 위치나 청년들이 일부러 찾기에는 어려운 시장 환경인 것을 알면서도 사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방면으로 살릴 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청년몰 점포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구로구문화재단과 연계하여 예술인에게 빈 점포를 임차하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재단 측에서 협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또 다른 대안을 검토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고민"이라고 했다. 

문화재단 측에서 공모사업 등을 통해 예술인을 모으면 빈 점포를 제공해 공방이나 활동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할 구상이었다고 한다. 

구로구의 이러한 방안에 대해 국민의힘 홍용민 구의원은 구로시장 청년몰 환경정비사업의 사업명을 구로시장 예술인 환경정비 사업으로 사업명을 변경해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시행하여 구로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건의했었다. 

구로시장상인회 관계자는 "매년 지원해오던 청년몰 지원사업비를 구로시장 시설개선 등에 지원했다면 구로시장이 더 활성화됐을 것"이라며 "구로시장 청년몰 환경정비사업은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했다. 

구로구가 구로시장 청년몰 환경정비사업에 10년 가까이 다양한 방안과 아이디어를 쏟으며 수억원을 지원해 온 현재의 이러한 구로청년몰 현상을 볼 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예산 지원보다는 사업 포기 등의 특단의 조치나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