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구로구예산 지원 중단

구 청 측 "내년 예산 편성 안해" 영화제 측 "일시 모두 중단이라니"

2022-11-04     윤용훈 기자

구로구청이 내년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예산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함에 따라 사단법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측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구로구청은 지난 2013년부터 당시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개최를 위해 매년 적게는 1억9천만원에서 최대 4억2천만원을 국제어린이영화제 사무국 인건비 및 운영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오다 내년에는 예산지원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측은 구로구의 이같은 예산지원 중단이 될 경우 당장 내년부터 사무국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로구청은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2013년 2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2억원, 2015년 1억9천만원, 2016년 1억9천만원, 2018년 2억9천만원, 2019년 2억9천만원, 2020년 3억5천만원, 2021년 3억9천만원, 지난해에는 4억2천만원 등 지난 10년간 총 26억7천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어린이영화제 사무국 사무실을 구로문화재단 1층에 마련해주고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여기에 서울시도 자치구 우수영화제 지원사업비로 2016년 3천만원, 2017년 1억3천만원, 2018년 2억5천만원, 2019년 2억5천만원, 2020년 2억5천만원, 2021년 2억5천만원 지난해 2억5천만원 등 7년 동안 총 14억1천만원을 지원했다. 

국제어린이영화제측은 10년 동안 구비 및 시비 총 40억8천만원을 지원받은 셈이다. 

국제어린이영화제는 이러한 구비 및 시비에다 각종 후원금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비 등을 더해 운영돼 왔다. 

올해 6월 개최시에는 구·시비 6억7천만원에다 후원금 8∼9천만원, 영화진흥위원회지원금 4천만원 등 약 8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어린이영화제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 구청측= 구로구청측은 10년 동안 매년 수 억원 씩 지원해오던 국제어린이영화제 예산지원을 올해 구청장이 바뀌면서 내년 지원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민선 8기 구로구청장직 인수위원회에서 그동안 서울구로어린이영화제라는 이름으로 개최해오다 올해에는 구로 명칭을 뺀 데다 물적·인적 자원의 부족, 국내외 홍보부실 등 운영상 한계에 다다랐고, 특히 많은 예산이 투입됨에도 구민의 호응과 참여율이 저조하고, 운영과정에 많은 문제점을 도출했다는 지적에 따라 인수위의 의견을 반영해 내년 예산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화제측= 하지만 사단법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측은 구로구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예산지원을 내년에 일시에 모두 중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히 지적하고 구청예산지원이 중단되더라고 국제어린이영화제를 존속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어린이영화제 관계자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지역주민에게 자부심을, 구로구에겐 위상을 높여온 국제어린이영화제에 대한 예산지원을 주민들의 의견이나 올바른 평가작업 없이 중단한 구청의 방침에 이해 할 수 없으며, 게다가 국제어린이영화제의 취지나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공적인 영화제 개최를 위해 힘 써온 과정을 제대로 모르는 구청장직인수위 위원들이 영화제를 폄하하고 폐지를 독려하였다"고 지적하고 "내년 구청 예산지원이 중단돼도 국제어린이영화제를 존속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지난 20일 이사회 겸 임시총회를 열고 11명의 이사진 모두 만장일치로 국제어린이영화제를 존속시키기로 결의하고 이를 위한 모든 자구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청 예산지원이 내년에 중단될 경우 1월부터 사무국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무국에는 사무국장을 포함해 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그동안 구청 예산지원으로 인건비 및 운영비 등을 충당해 왔지만 내년 1월부터는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무상으로 사용해오던 사무국 사무실도 구청측에서 '방을 빼라'고 하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구청이나 국제어린이영회제 양측은 사무실 사용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이지만 구로구청이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상황에서 구로문화재단 내의 사무실 무상사용을 계속해 묵인하는 것도 모양새가 어색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