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의회 정례회는 '파행 중'

구정질문 '박탈' 갈등 점화 민주당 "의장 사과표명을"

2022-09-27     김경숙 기자
지난 26일(월) 오전 구로구의회 6층 복지건설위원회의실.  오전10시부터 시작되기로 했던 상임위원회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의원들은 이번 정례회 중 의원의 고유권한인 구정질문 제한과 관련해 의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상임위 회의에 불참했다. 

 

구정질문 여부를 둘러싼 여야간 갈등이 결국 구의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구의회는 지난 21일(수) 오전 10시 27일간의 일정으로 의원 16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정례회(제312회)를 개회했다. 그러나 조례안 등 안건심사가 줄줄이 예정됐던 23일(금)에 이어 26일(월)에도 상임위원회 회의는 열리지 못한 채 파행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의원의 핵심의정활동의 하나로 꼽히는 구정질문이  제9대 의회 첫 정례회에서 빠지게 된 것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됐다.  정례회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구의회 6층 본회의장. 1차 본회의를 정례회 회기결정 건 상정처리 과정에서 '이의가 있느냐'고 곽윤희 의장이 묻자, 민주당 김영곤(3선) 부의장이 '이의있다'며 단상 앞으로 걸어 나왔다. 민주당의원 다른 6명도 일제히 앞으로 나왔고, 의원들은  '구정질문 권한을 박탈하고 구청장 비호하는 국민의힘 각성하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펴 들었다. 

김영곤 부의장이 '구로구의회 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문'을 낭독한 후, 민주당의원들은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결의문은 제1차 정례회 의사일정과 관련해 "상임위 구정질문과 구청장에 대한 시책질문 기회를 일방적으로 박탈한 국민의 힘의 횡포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곽윤희 의장과 국민의힘 사죄,  구정질문을 포함한 정례회 의사일정의 정상화 및 재발방지 위한 근본대책 마련, 여야간 합의와 상생을 통한 의회운영에 대한 공개적 약속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정례회 첫날의 이같은 사태는 조례안 등 안건심사가 예정 된 다음날(22일,목)부터 본격적인 운영 파행으로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행정기획위원회와 복지건설위원회 등 2개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측 당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곤 부의장은 이와관련 전날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측이 제기한 내용 등에 대해 국민의힘측에서 어떤 반응이나 협의 의사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보이콧'을 거둘 의사가 없다고 이날 오전 구로타임즈에 밝혔다.  

이후 양당 기류가 팽팽히 맞선 분위기속에 상임위원회가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서, 국민의힘 당대표인 정대근(3선) 의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곽윤희 의장실에서 국민의힘측 의장 및 상임위원장등과 상당시간 내부 의견을 조율한 정 의원이 의장실을 나와 같은 3선출신인 민주당 당 대표 김영곤 부의장실로 들어가 약 30분간 의견을 나눈 후 나왔다. 

이날 양측은 의장의 공식사과와 향후 재발방지대책마련 등을 전제로 다음날(23일, 금) 곽윤희의장을 비롯한 의장단등이  만나 오찬을 나누며 얘기를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장의 공식사과 방식은  26일(월) 오전9시30분 의원 전원이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분위기에  의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일부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온기류로 전환되는 듯 해보였던 의회는 다시 냉기류로 바뀌었다.  지난 26일(월) 오전9시30분 구의회 6층 본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 현장에서 곽윤희 의장이  재발방지대책 등과 함께 표명한

'이번 구의회 파행사태에 대해 유감'이라는 표현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의원들이 '사과'가 아닌 '유감'이라는 표현과 구의회 파행사태의 원인이 된 '구정질문'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두루뭉술한 표현에 대해 발끈한 것,   

민주당 김영곤 부의장은 일요일(25일) 아침 행사장에서 만난 의장이 요구내용을 물어와 '구정질문 권한제한에 대한 의장으로서의 사과, 향후 재발금지를 위한 회의규칙 개정, 여야간 협의 상생운영이라고 전해준바 있다'며 유감스럽다는 수준의 표명을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주당의원들은 민생 및 견제감시와 관련한 의정활동을 중심으로 선택적 집중을 하겠다고 26일(월) 오전 구로타임즈에 정례회기중의 활동방향을 밝혔다. 상임위원회 활동에 불참하되, 견제감시· 민생 등과 관련한 행정사무감사와 추가경정예산안 종합심사 등에 선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분위기에  국민의힘 의원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굴복'이나 '항복'을 원하는 것이냐며 내부 반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당대표로 양당의 조정역할을 했던 정대근 의원은  상임위원회 운영이 다시 불발 된 이후인 26일(월) 오전 의회정상화를 위해  "이제 의장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구정질문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작 된 이번 정례회 파행사태와 관련해, 곽윤희 의장은 의원총회를 마친뒤인 지난 26일(월) 오전 구로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구정질문에 대한 언급조차 없고, 공식사과도 없었다는 민주당측 지적에 대해  "내가 약하게 써서 그랬지. 잘할 것이다. 구의회를 이렇게 가게 할수 없다"며 "내가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결정시기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생각중"이라며  "생각이 정리 되는대로 당의 운영위원장, 당대표와도 의논해서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선거이후 출범한 제9대의회로는 첫 정례회가 되는 이번  제312회  1차 정례회는 9월 21일 개회, 10월 17일까지 열린다.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는 10월6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정례회에는 530억규모의 제2회 추경안과 2021년도 구로구 결산안에 대한 심사를 비롯 조례 제·개정안, 민간위탁동의안 등 20개 안건이 상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