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피해 소상공인들의 한탄 "추석대목까지 잃었어요"

2022-09-02     김경숙 기자

추석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31일(수) 오후  경인중학교 후문방향 골목상권(개봉1동 소재). 

'물폭탄' 집중폭우로 인해 지난 8일(월) 밤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곳중 하나인 이 일대 점포 중 일부는 3주가 지난 이날까지도 악몽같던 그날의 침수 후유중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는 한 점포앞은 침수로 천장까지 차올랐던 지하창고에서 이제 폐기물이 되어버린 상품과 광고물, 박스 등을 힘들게 끌어올려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음주 추석장사도 다 끝난 거지요. 재난구역으로 빨리 지정되든지, 지정되지 않으면 침수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규모별 지원을 해야지 성금 모금 등을 통해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게 말이 됩니까". 지하창고에서 나온 물에 젖은 박스등을 쪼개며 정리하던 상점관계자가 분통을 터뜨렸다.

 집중폭우로 침수되던 당시 상황을 설명중인 고려축산 신현석사장. 이번 수해로 당장의 피해도 피해지만 일년버팀목이 되는 추석대목을 준비하지 못해 더 심각하다고 한탄했다.

 

인근의 또 다른 상점인 정육점 '고려축산'도 이번 침수로 8000만원가량의 피해를 입었다고 힘없이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추석대목 특수를 놓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8월 8일 밤 8시10분경 불과 5분만에 물은 65cm 높이로 차올라 도로와 가게안으로 불어난 물속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아 '필사의 탈출'을 했다는 고려축산 신현석(52)사장은 그날의 침수로 정육점내 시설들을 교체하거나 정리하느라 지난 22일(월)경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고 했다.

"(침수후 돌아와본 가게안은) 정육점 안에 있던 냉동고가  물위에 떠있고, 일부 시설은 뒤집혀져 있고, 진공기 포스 등은 사용할수 없는 상황이 되버렸지요. 물난리로 고기도 버리고, 냉장쇼케이스와 냉동고 등도 수백만원 들여 수리하고, 진공기도 300만원 들여 새로 구입 했어요. 포스시스템이나 저울, CCTV영상 등도 모두 새로 교체한 겁니다."

다시 장사를 하기위해 정비하느라 갖고 있던 돈 다 쏟아붓고 보니 정작 추석대목을 준비할 자금도 부족해 이전에 비해 60%수준만 갖추었다고.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육점이 일년을 버틸수 있는 힘이 되주던 두 번의 명절과 휴가시즌 대목중 추석 대목을 놓친 것이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육점의 추석특수 중 하나가  기업체 선물셋트 주문인데, 이를 준비해 택배로 보내야 할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수천만원의 매출까지 날아간 셈이다. 

기업 선물셋트에 집중해야 할 바로 그 2주의 시간을  침수된 가게 내부 정리와 시설교체 등에 쏟으면서 대목을 놓쳤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수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아무런 소식도 없어요. 수해 접수를 하라고 해서 했지만, 조사를 나온 분도 없고, 보건소에 이어 동주민센터 관계자가 나오더니 몇초 보고 간게 다입니다."

신 사장은 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하려하지 말고, 실제 수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현장감있는 정책을 조속히 집행하고, 향후 이같은 집중폭우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중앙정부와 구청측에 요청하고싶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외부 오물등까지 들어와 침수 된 상점등에 대해  전문위생업체를 통한 통합방역 지원을 해주면 도움이 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추석대목을 앞두고 막대한 수해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이 누군가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감내하며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