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정원 '명암' … 폐업 그리고 쏠림

민간어린이집 58곳 중 정원충족은 1 곳 일부 국공립어린이집 대기자 수십~ 수백

2022-07-05     윤용훈 기자

구로구내 영유아 보육 서비스를 담당하는 어린이집이 출산율 저하 등으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의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보다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어린이집이 정원을 채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국공립어린집을 중심으로 입소대기 인원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 어린이집에서도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현재 구로구지역내 어린이집은 총270개소에 이른다. 국공립어린이집 97개소, 민간어린이집 58개소, 가정어린이집 106개소, 직장어린이집 9개소, 사회복지 및 법인단체 운영 어린이집 6개소, 협동조합형 어린이집 3개, 방과후 1개 등이 운영되고 있는 것.

특히 가정 및 민간어린이집에 비해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 일부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종전에는 입소대기자가 많아 수년간 기다려야 입소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일부 국공립어린이집을 제외하고는 입소가 가능해 진 것이다. 특히 해마다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 대부분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어려운 운영으로 지난 3년간 약 50여개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원을 100% 충족한 어린이집은  97개 국공립어린이집 중 24개소, 106개 가정어린이집 중 22개소, 58개 민간어린집 중 단 1개소뿐이다.  구로구내 270개 어린이집의 평균 정원 충족률은 국공립어린이집의 높은 충족률에 힘입어 7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어린이 집 중에서도 이같이 정원충족률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학부모가 선호하는 국공립어린이집과 더불어 서울형 어린이집인증 여부, 시설 및 위치, 운영 프로그램, 배식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에 대한 호불호 입소문과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아이를 돌보는 원장 및 교사들의 서비스 질 및 태도 등을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운영주체의  서비스 질에 따라 정원충족에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년 출산율 감소로 이같이 어린이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공립 어린이집 및 일부 가정어린이집에선 대기자가 수십 명에서 많게는 200명이 넘는 곳도 있다.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재원 중인 어린이의 경우 어린이집 2곳을, 재원하지 않는 어린이는 어린이집 3곳을 대기자로 올릴 수 있는데 인기가 높은 어린이집에 집중적으로 대기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아이가 0세 또는 1세 등 너무 어려서 어린이집에 재원하지 않은 부모들이 미리 인근의 인기 있는 어린이집에 대기신청을 하거나, 연령별 정원이 다 차서, 반에 입소하기 위해 미리 대기 신청을 하거나 재원중이면서 주거지에서 가깝고, 보육환경이 좋다고 소문난 특정 국공립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신청을 하는 등 학부모들은 보다 나은 보육 환경을 갖춘 어린이집을 찾아 2, 3중으로 대기신청 하면서 대기자가 많다는 것이다. 

한 예로 아파트 밀집지역이고, 젊은 층이 많은 항동지역의 경우 총 18개 어린이집(국공립 10개, 가정 8개)중 국공립어린이집은 최소 27명에서 최대 260명이, 가정어린이집도 최소 6명에서 최대 16명이 대기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출산율이 매년 낮아져 수용할 어린이 대상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공립어린이집에선 정원을 거의 채우고 있는 반면에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에선 정원을 거의 채우지 못해 설자리를 잃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입소 어린이가 적어지면서 민간어린이집 등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폐업하는 어린이집이 해마다 속출 하고 있다"며 "이제는 어린이집도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강화노력이 절실한 시기"라고 업계의 자구방안을 강조했다.

그러나 동별 불균형으로 인해 동네와 인근에도 입소시킬 곳이 없어 인천으로 아침마다 아이를 데리고 출퇴근해야 하는 일은 (구로타임즈 2022.6.13.일자 1면 '어린이집 대기 1년째, 인천으로 등하원중' 보도 참조)  없도록 종합적인 대책들이 마련돼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