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4] 통유리 햇살 속 눈부신 만남, 천왕산 책쉼터

2022-04-05     윤용훈 기자
가문비 원목 구조로 설계된 책쉼터 내부.

 

봄기운이 완연한 천왕산 자락. 나뭇가지엔 새 잎이 돋고, 꽃봉오리가 올라와 터질 채비를 하고 있다. 새봄에는 지난 2년여 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해소되어 가족이나 친지들과 산책하며 여유롭게 차 마시고 책도 볼 수 있는 봄나들이에 나서보자. 이 즈음 관심을 끄는 곳이 생겼다. 

지난 23일(수) 정식 개관한 천왕산 책 쉼터(연동로 12길 150)가 그곳이다. 항동 148번지 일대에 천왕산 생태공원은 조류, 곤충 등 생물에게는 서식지로, 주민들에게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과 식물들로 채워졌다. 소나무, 매화나무, 산사나무, 사철나무, 산수국, 진달래, 구절초, 꽃창포, 덩굴류, 파종 등 다양한 나무와 초화 등이 심어졌다. 

여기에 천왕산 가족캠핑장(항동 149-1), 인공암벽장, 스마트팜, 그리고 책 쉼터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천왕산 주변의 자연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는데 이중 책 쉼터는 생태공원의 백미라 할 정도로 주목을 끈다. 

인근 주민 및 캠핑장 이용객들이 자연과 책을 벗삼아 휴식을 취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약 300㎡ 공간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우선 건물 디자인이 예쁘고, 매력적이다. 북카페 건물과 책쉼터 건물로 구분돼 있지만 출입로와 연결돼 있다.

내부 공간을 들어서는 순간 한 마디로 '와, 좋네!'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내부 대부분이 가문비통나무 구조에 통유리창으로 지어져 친환경적이고 밝고 개방적이다. 특히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천왕산 숲이 일품이고 사계의 변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다. 또 건물 외부는 북카페의 경우 고열 처리된 탄화목을, 책 쉼터는 화강석 산석을 붙여 놓아 아담하면서도 기품이 있어 보인다. 구로구내에 이런 쉼터 공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손색 없는 으뜸 쉼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쉼터건물 앞에는 별도의 쉴 수 있는 야외 쉼터공간도 조성돼 있고, 산책로와도 연결된다. 

책 쉼터에는 각종 책 약 1500권과 어린이그림책 2000권 등 약 3000여권의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고,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대출은 하지 않는다. 특히 공간 일부를 아이들이 집에서처럼 뒹굴면서 책도 보고 놀 수 있게 마루형태로 꾸몄다. 물론 냉난방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또 책장 빈 공간은 신간이나 깨끗한 책들을 기부 받아 채워 놓는다고 한다. 

책쉼터를 관리 운영하는 (사)학교너머더큰학교의 권신윤 책임자는 "구로 관내 쉼터 중 이처럼 자연과 어우러지고, 산책하며 차를 마시고 책을 볼 수 있는 쾌적한 쉼터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한번 다녀가면 또 다시 찾을 정도로 잘 꾸며진 쉼터"라고 자랑하고 방문할 것을 권했다. 

책쉼터는 책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4월부터 자체 산책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도서하는 시간, 낭독하는 시간, 필사하는 시간, 산책하는 시간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공간을 활용해 전시나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특히 '재단 숲과 나눔'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쉼터 공터를 텃밭으로 공동으로 경작하고 여기서 나온 각종 채소 등을 활용한 요리교실을 비롯해 양말목을 활용한 만들기, 기후위기와 관련한 창작곡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북카페도 책쉼터와 같은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책 대신 각종 커피, 차, 음료, 디저트가 준비돼 있다. 특히 커피의 경우 공정무역 (재)아름다운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내부에는 쓰레기를 제로화 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든 주방용품, 욕실용품, 생활물품 등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지역주민은 10% 할인한다. 쉼터의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