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소리] '뻥튀기' 집값 안정 …"깨끗한 대통령"

내가 투표 한 이유 , 제20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2022-03-14     김경숙기자, 정세화기자
지난 9일 밤 우신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구로구 개표현장.투표함속에서 쏟아져 나온 투표용지들을 1차로 가지런하게 정돈하고 있는 개표관계자들의 손이 바쁘다. 참관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 등 전례없는 '사회적 격랑'속에 실시 된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소를 찾은 구로지역 유권자들은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접어 두었던 듯 실 생활속 고민이 담긴 바람들을  새로 탄생할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 그 어느 선거때보다 허심탄회하하고 구체적으로 풀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선거당일인 지난 9일(수) 오후1시경 오류2동에 소재한 오류남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던 유은진씨(40대중반)는 "이번 대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라가 지금 너무 둘로 쪼개져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나로 통합이 잘되고 나라발전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세종과학고 강당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한 청년유권자(남, 24)는 새롭게 선출 될 대통령에 대한 소망등을 요청하자 "비리 없이 투명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메시지 담긴 한마디를 내놓았다. 

새벽부터 나와 세종과학고 입구에서 투표안내를 하던 홍명희(73, 수궁동)어르신도  "제발 자기 욕심 차리지 말고 국민을 위해 왔으면 국민을 위해 헌신 할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식이나 친척이라 하더라도 자를 것은 단호하게 자르는 공명정대함의 원칙이 지켜지는 대통령을 기대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아이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한 대통령의 정책적 관심을 촉구하는 소리도 나왔다.  두 자녀를 두었다는 한 주부(40대, 구로5동 소재)는 "아이들이 즐겁게 마음놓고 학교를 다닐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며 아이를 키울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또 "큰 아이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데 매년 교육과정이 바뀌어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든다고 들었다"며 "대통령이 교육과정도 가급적 안정적으로 통일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20대 청년층 유권자들의 바람은 더 구체적이었다. 실생활속 구체적 난제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소리들이었다.

투표소앞에서 만난 안혜란(35, 오류2동)씨는  "부동산값이 많이 안정됐으면 한다"며 '집값 안정'을 꼽았다. 안씨는 부모님 세대는 돈을 열심히 모아 집을 살수 있었던 반면 지금의 젊은층은 열심히 일한다 해도 서울은 물론 근교지역까지 작은 아파트 한 채에 10억, 20억으로 '뻥튀기'가 되다시피한데다 전세조차 없어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없고, 청년들은 결혼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한 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가장 심각한 집값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이라는 오유나(21, 대학생)씨는 대선후보들의 공약 중 주거공약을 집중해서 보려했다면서 "대통령이 청년들의 안정적인 삶을 책임있게 해결해주었으면한다"고 말했다. 학교 앞에 자취방을 알아보다 보니 월세가 엄청 많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는 오씨는 청년들에게 주거지원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는데 이것저것 따지는 게 많아 결국 신청조차 못 했다"며 대학생들의 어려운 점을 헤아려 학비지원이나 주거지원에 관심을 집중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 관련 고민들도 나왔다. 투표를 하고 나온 이재은(20대후반, 항동)씨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년들이 가장 분노하고 힘들어했던 것은 사실 일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뒤 "정부에서 만들었다는 청년 일자리 수는 공무원 아니면 공공기관 단기 인턴들이 대부분이고, 그것마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취업을 해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이씨는 취업을 했지만 "이래저래 포괄임금제라면서 청년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으로 주면서, 야근과 연장 근무를 정당화하고 다 배우는 거다 라고 포장한다"며 "이러니까 나라에서 각종 수당도 보장되고 안정적인 공무원에 모두가 목숨을 거는 것 아니냐"면서 "사기업 처우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새 대통령에게 소망을 전했다. 

자주 국방력 강화를 위한 대통령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리도 나왔다. 투표소가 설치된 고척중학교에서 만난 정재룡(26, 고척1동)씨는 "국방력을 더 키워서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를 지킬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이 되어주기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우크라이나사태를 보더라도 미국이 도와주려 하고있다지만 "미국도 자기나라에 이익이 되지 않으면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며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