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쏙' 이색카페 ] 옛 방직공장서 그윽한 커피향기가

눈도 맛도 즐거운 이색카페들 동네속으로 '속속'

2022-02-25     정세화 기자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 잠시나마 숨 돌릴 공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면, 마을 속에서 보물찾기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을 곳곳 향긋한 커피향기와 달콤한 디저트가 살아있는  '이색카페' 들을 찾아  뭉쳐있던 마음도  '몽실몽실'풀며  여유롭게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브라운핸즈 카페 실내 

 세월이 머무르는 '브라운핸즈'

브라운핸즈 외부 

하늘과 맞닿을 듯한 빽빽한 빌딩 숲 뒤 남부순환로 방면으로, 구로3동 주택가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랜 시간 구로의 세월을 묵묵하게 지켜온 듯한 붉은 벽돌의 공장 건물이 보인다.

건물 외관에 흐릿한 글자로 남아있는  '방직'이란 글자와 함께 우측 외관 벽에 붙어 있는 '주식회사 대산정밀'이란 목간판까지 걸려있어 자칫 공장으로 스쳐지나갈 수 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 곳이 바로 향긋한 커피 향 풍기는 '카페 브라운 핸즈'(디지털로32다길 52)다.

브라운핸즈의 건물 곳곳마다 옛 풍경들이 담겨있다. 1960년대 구로1공단 시절 운영되어온 '방직공장' 건물을 개조해 오픈한 '구로디지털지점'은 건물 입구부터 '방직'이라는 두 글자가 '구로공단' 시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여공을 만날 법한 상상을 하며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방직공장 운영 당시 사업장에 붙여놓았던 것으로 보이는 '의료보험 가입 사업장', '산재보험 가입 사업장'이란 팻말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3년 전인 지난 2019년 10월 구로동에 들어선 브라운핸즈에는 커피뿐 아니라 유니크한 라이프웨어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세 번 놀라는 '개봉동 힙스터'

개봉1동주민센터 앞 도로를 따라 경인로 방향으로 진입하기 전, 아담한 주택가들 사이로 마치 해외 다큐멘터리에서 볼 법한 이국적인 대형 카페 하나가 눈에 띈다. 

    

유리창 밖에서 카페 안을 기웃거리다 보면 마치 커피 공장처럼 커다란 로스팅 기계가 창앞에 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카페 옆으로는  마치 영화 트렌스포머의 주인공 범블비가 주차되어 있을법한 대형 차고도 있다. 노후된 도심속 '개봉동'이 아닌 미국의 한적한 주택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조심스레 카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외관의 위용과 또 다른 분위기들에 놀란다. 노년의 주인장 부부가 따뜻한 미소 담긴 인사와 함께 손님들을 맞이한다. 하얀 셔츠를 갖추어 입은 '할아버지 사장님'은 로스팅 기계 전원을 키고 커피콩을 볶을 준비에 한창이고, '할머니 사장님'은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메뉴를 추천하며 커피를 내린다.

약 3년 전부터 운영된 개봉동 힙스터는 층별 컨셉도 뚜렷해서 눈길을 끈다. 지하 1층에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약 10명 이상의 소규모 모임을 할 수 있는 긴 테이블이 마련돼 있고, 지상 1층에는 1인 이용자들을 위한 테이블들이, 2층에는 카페에서 업무를 즐기는 2030세대의 취향에 맞게 노트북 책상과 벽 모양의 파티션을 이용한 독립적 공간들을 제공하고 있다.

주인장 내외가 직접 볶은 원두는 100g, 200g, 500g별로 소분해 판매되며, 더치커피 또한 판매하고 있다. 월~토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7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일요일은 휴무. 문의.010-9811-9855

 

 

■ 로봇 바리스타  '라운지 엑스'

"우리 동네에는 조금 특별한 바리스타가 있다."

그는 소리 없이 정확하게 초단위까지 맞춰가며 드립커피를 내리기로 유명하다. 커피가 나오는 약 3분 동안 손님에게 단 한마디의 말조차 건네지 않지만 꽤 맛있는 커피를 제공한다.

조금은 특별하고 신비로운 이 바리스타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로봇 바리스타'이다. 로봇 바리스타의 커피맛이 궁금하다면 NC백화점 1층 '카페 라운지 엑스'(구로중앙로 152)를 찾으면 된다. 

사람의 팔을 연상시키듯 긴 원통들로 조합된 '로봇 바리스타'는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심한 듯 긴 팔 휘저으며 분쇄한 원두 가루를 드리퍼에 쏟아붇고  흔들어 커피 가루의 평행까지 맞춘다. 이어 조심스레 원을 그리며 주전자의 뜨거운 물을 초까지 맞춰가며 붓는 다. 

순식간에  바리스타 로봇 주변으로 향긋한 커피 향기가 흐르며 맛있는 드립커피 한 잔이 완성된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된다.  문의.6923-2165. 

 

 

■ 달콤한 디저트 맛집 '메이로드'

메이로드 외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는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 '달콤한 디저트' 한 조각의 여유를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류2동(천왕동)에는 나무 틈에 조심스레 꽂혀 있는 보물찾기 쪽지 같은 '디저트 카페 메이로드'(오류로 37)가 있다.

디저트 카페 메이로드는 약 5평 내외의 작은 규모 카페, 하지만 오류2동에서 운영된지 어느새 약 6년에 달하는 곳. 오류동 일대 주민들에게는 이미 제법 알려져있는 '디저트 맛집'이다.

메이로드'에서는 컬러밤부터 각종 타르트, 쿠키류, 케이크까지 약 30여종의 수제 간식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 중 카페를 찾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시그니쳐 메뉴는 단연 '컬러밤'이라고.  24가지 형형색색의 컬러밤은 작은 '입욕제'를 연상시킨다. 겉의 바삭한 머랭쿠키 속 달콤한 크림 잼을 베어 물으면 사르르 녹는 식감이 '보는 재미'와 '맛보는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다.

'컬러밤'을 판매하는 곳은 전 세계에 메이로드가 유일하다고 주인장은 자랑한다. 주인장이 직접 뉴욕의 베이커리의 트렌드를 분석해 만들었다며, 24가지 맛의 컬러밤은 메이로드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컬러밤과 커피 한 잔을 구매한 후 2층으로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초등학생 시절 즐겼던 추억의 조이스틱 게임기도 있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달콤한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운영시간은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10시까지, 금~일요일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한다.  문의.2060-7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