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까지 멍들게하는 공사 왜 강행하나

항동주민총궐기 대회 지난12일 열려 인천 삼두아파트, 세월호유가족 참가

2022-02-18     정세화 기자

"우리 항동 주민은 불안합니다. 저 괴물 같은 수직구와 더불어 어린 자녀들 통학 걱정하며, 내 집 걱정하며 48개월 동안 지내야 한다는 이 현실이 우리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가 수직구 반대를 외치는 이유입니다." 

지난 12일(토) 항동 주민 수백 명이 항동 수직구 예정지(푸른수목원 옆 항동로~서해안로 접점)로 모여들어 '수직구 공사 철회'를 규탄하는 분노의 함성을 쏟아냈다.

'고속도로 수직구 저지 항동비상대책위·항동부모회' 주관으로 약 2시간 30분 동안 열린 '2.12 항동 총궐기대회'현장은 뜨거웠다. 

이날 '항동주민총궐기대회'에는 약 300명 안팎의 항동주민이 참여했다.

부모 품에 안긴 갓난아기부터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저마다 바람개비를 흔들며 춤을 추는 어린아이들, '수직구 철폐하라'는 구호와 함께 풍선을 치켜드는 부모들과 백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전 연령대가 참여해 한 목소리로 '수직구 철폐'를 외쳤다. 

이뿐 아니라 이날 궐기대회에는 '4.16 세월호 유가족대표 창현엄마 최순화씨', '인천 삼두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조기운 위원', '부천시 고강아파트 광명-서울고속도로 반대투쟁위원회 권경자 위원'들도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연대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수직구 저지를 외치는 항동 비대위의 호소문이 끝난 후 첫 연대발언에 나선 외부인사는 '4.16 세월호 희생 유가족 대표 최순화씨'였다.

최순화씨는 '안전은 보장받을 권리인데, 아이들 마음에 시커멓게 멍이 들게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전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선이고 최고의 복지라는 그녀는 "학교 정규수업 중 하나인 수학여행을 보냈을 뿐인데, 아이는 돌아오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 씨는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이유로 사건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며, 상식에서 벗어난 공사를 '국책사업'이라고 강행하지 말고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위험요소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인지 자료를 공유하고 설득하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북항터널'이 지하에 설치된 '인천 1차 삼두아파트'(인천 동구 송현동 소재) 비상대책위 조기운 대표 또한 수직구 공사에서 지하에 발파공사를 하게 되면, 엄청난 소음과 진동이 아파트와 학교에 전달되어 아이들의 학습권이 무너질 것이라 경고했다.

조 대표는 "수직구를 통학로와 약간 떨어진 곳에다 설치한다고 (고속도로 공사) 유지가 안 되냐"면서 국토부와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돈을 더 벌고, 예산을 줄이려 주택가 한가운데 공부하는 학생들 학교 밑으로 터널을 뚫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주민의 단합과 힘'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또 인천 삼두아파트 붕괴 현상과 관련해 지난 8년사이 법원에서 'E급 감정'이 나오고 건물이 기울어지고 있지만 '포스코건설'과 '국토부'는 책임지지 않고, '자신들은 책임 없으니 주민들에게 원인을 규명하라'고 한다면서 "항동 주민도 똑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당하지 않으려면 끝까지 싸워 수직구를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항동주민총궐기대회를 마치며 비대위 소속 김창한 6단지 공동대표와 항동부모회 최혜정씨는 항동주민선언문을 통해 '주민과 정당 위정자 모두 항동에서부터 대한민국이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놓을 것이며, 항동 주민들은 안전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