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만들면서 내 삶도 '웰빙'

어르신일자리 '담아드림' 근무 어르신들의 인생 2막

2022-01-21     윤용훈 기자
'담아드림' 어르신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가리봉동 작업장에 출근해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담은 다양한 샐러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8일(화) 이른 아침.

전날 주문받은 30개 정도의 다양한 샐러드류를 준비하기 위한 60∼70대 여성 어르신 5명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정오 점심 전까지는 배달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채소, 상큼한 과일, 아보카드, 오리훈제, 닭가슴살, 새우, 게살, 버섯 등 풍미좋은 메인재료에다 건과류등 10여가지 다채로운 재료까지 곁들여진 예쁜 샐러드가 완성된다.

아침 8시부터 일찌감치 시작된 샐러드작업은 2시간만인 오전11시 포장까지 마무리됐다. 

다음은 샐러드 맛을 더해줄 향긋한 드레싱들이 용기에 담긴다.

양이 풍성하고 맛과 영양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완성된 샐러드는 한 눈에 봐도 유명 샐러드 못지 않다. 

이 곳은 바로 신선한 샐러드를 만들어 주문 판매하는 '담아드림'이다.

지난해 10월 중순경 가리봉동에 새로 오픈한 구로시니어클럽 어르신일자리사업장의 한 곳이다. 

"신선한 식재료만을 선별해 만든 샐러드라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요. 가격도 시중의 절반인 5천원이라 가격경쟁력도 좋은 편입니다. 다만 홍보가 덜 돼 구로구청 등 기관 중심으로 나가지만 시장을 더 개척하면 어르신에게 좋은 일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구로시니어클럽의 임양순 관장은 "어르신일자리사업 중 샐러드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고, 참여하는 어르신들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올해는 인원들 더 투입해 규모를 키워볼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담아드림'에는 여성어르신 5명과 배달을 담당하는 남성 어르신 1명 등 총 6명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조만간 4명을 추가 투입해 10명으로 샐러드 사업은 확장될 예정이다.

샐러드사업장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높다.

일해 보니 재미도 있고 소일거리로 좋다고 입을 모은다. '담아드림'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조규숙 씨(68, 개봉3동)는 "평소 샐러드에 관심이 있었고, 많이 먹어보아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며 "집에서 샐러드를 해먹거나 사먹어 보기도 했지만 직접 만들어 보니 재료 및 메뉴가 다양하고 손도 많이 가는 건강식이 샐러드"라며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숙씨는 또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직접 오리엔탈, 참깨, 양파(타르타르) 등 소비자 식성에 맞는 상긋하고 맛있는 여러 드레싱도 만들고 있다고. 

참여 어르신들은 매주 화·목요일 아침 8시 가리봉동 윙윙센터 1층에 마련된 7평 미만의 작업장에 와서 오전 11시까지 일한다.

시급은 최저임금 수준인 9천원 정도라고.

큰 돈을 벌기 보다 소일거리로 비슷한 나이대의 참여어른과 손발을 맞춰가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고 대충 대충은 없다고 한다.

만든 샐러드를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재 주문이 와야 사업성이 있고,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전문 강사로부터 두 차례 샐러드에 대해 교육받은 내용으로 더 신경을 써가며 정갈하게 샐러드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만든 샐러드라 맛이 떨어지고 비위생적 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질 염려가 있을 수 있어 더 깨끗하게 정성 들여 만들고 있고 한 번 주문한 고객이 재주문하고 있다"는 이종순 (71, 신도림동)씨는 "샐러드가 왜 가격이 비싸고 많이 찾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직접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 보니 다양한 재료와 드레싱으로 조합된 영양 있는 건강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약 3달 정도 참여자들과 같이 일해, 처음보다는 많이 익숙해져 작업도 빨라지고 마음도 잘 맞아가고 있다고 한다.

아쉬움으로 주 2회정도인데다 작업시간이 짧다면서, 앞으로 주문이 늘어 일할 시간을 더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현재 배달을 맡고 있는 김 모씨(남, 71. 구로1동)는 "자차로 포장된 샐러드를 가능한한 점심시간 이전에 전달하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면서 "받아 보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꽤 높다"며 기관이나 회사 등으로부터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담아드림' 샐러드 주문 등의 문의는 2066-7942로 하면 된다. 
 

 

시장형 어르신일자리 확대
올해 구로시니어클럽

구로시니어클럽은 올해 '담아드림'(샐러드사업장)과 같은 시장형 어르신일자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시작한 드림마켓1호점(GS25 선유도역점 매장운영 및 상품판매)과 2호점(GS25 당산역점), 퀵드림사업(카드 및 소화물 배송), 피자스쿨사업(피자제조 및 판매, 천왕점) 등의 사업 규모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년간 축적한 사업 경험과 참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매출을 더 늘려보겠다는 것이다.

또 올해 신규 사업도 발굴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보육실 내외 청소 및 보육교사 보조활동 등을 위한 아이사랑드림사업 △취약계층의 우체국이용지원 및 우체국시설관리(환경미화 등)를 위한 이어드림사업 △온종일돌봄센터 돌봄교사보조 및 아동 등하교 지원, 아동 급·간식 조리보조를 위한 케어드림드림 △꽃송이버섯 재배 및 포장판매하는 시티팜사업 △음료 및 커피 등을 판매하는 카페사업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관리하는 따르릉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