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확진자 감염경로정보 공개 중단

지난달 24일부터 '확진자 증폭 따른 데이터 오류 우려로' 주민들 "깜깜정보로 뭔 자가방역" … "자치구별 투명공개를"

2021-12-31     정세화 기자

서울지역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연일 2000명대를 넘나들며 코로나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금) 서울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해오던 '확진자들의 감염경로'게시 중단을 결정해 '역행 행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직후부터 약 2년간 코로나19 확진자 일일 상황보고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시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전국 및 서울시 확진자수 △자치구별 확진자수 △집단감염 사례 △확진자 감염경로 등을 공개해 왔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12월 24일(금) 서울시는 시청 홈페이지 내 '코로나19 일일 상황보고'에서 구로구를 비롯한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통합 코로나19 서울시 확진자들 '감염경로' 안내 정보란을 없앴다. 

서울시가 코로나19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온 '서울시 확진자 감염경로'와 관련한 안내가 사라지자, 서울시민들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서울시가 선별해 공개하는 약 5개 내외의 '집단감염' 발생지를 제외하고는 하루 2000명씩 발생하는 확진자들의 '감염경로'와 관련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게 됐다.

지난 2년간 서울시가 언론보도를 통해 늘 강조해온 '자가방역'의 기본인 '발생 정보'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며 주민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자치구에서 최소한 어떤 경로로 코로나 확진자들이 발생하고 있는지조차 더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확진자 발생 경로와 관련한 정보마저 이처럼 사라지자 주민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서울지역인데, 어느 자치구에서 어떤 경로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지 알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2월29일(수) 구로타임즈는 서울시에 확진자 감염경로 정보란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진자 증폭으로 데이터 업데이트에 어려움이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오류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확실한 정보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서울시 시민소통관 측은 "하루에 3천 명씩 환자의 자료(감염경로, 치료상황 등)를 업데이트 하다 보니 전산상 오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정보가 섞이며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는 경우가 발생해 '잘못된 정보'가 나갈 확률이 있어 안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차후 온라인 전산 서비스 점검 및 개선 후 '감염경로' 및 확진자 발생에 대해 구체적인 안내를 재개할 계획은 갖고 있는 것인지 묻자, 서울시 측은 '현재로서는 없다'는 답변을 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지역적 상황을 알수 있는 정보들이 지난 1년여동안 비공개되면서 답답했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시마저 자치구별 상황 등을 알수 있던 정보공개를 막아 코로나를 피해다닐 방도가 없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사이에서는 이 때문에 '서울시의 정보공개가 제한될수록 자치구의 정보공개'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간호사로 재직 중인 주민 A씨(여 31, 구로4동)는 "매일같이 서울시에서 3천명씩 발생하는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다면, 일상 속에서 주민이 자가방역을 할 수 있도록 자치구의 '코로나19 정보공개'가 더욱 자세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며 "당장 어느 동에서, 어느 경로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주민들이 스스로 어떻게 자가방역을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산세는 심각한데, 스스로 조심하기 위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막히는 '칠흑'속에서 알아서 '자가방역'을 잘 하라는 공허한 방역 관리체계에 주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