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공휴일 진료병원 업종·동별 편차 '심각'

전체 야간진료병원 중 치과 한의원 '편중' 각 3분의1 구로2동 구로3동 등에 다채 … 수궁동은 치과 3곳 뿐

2021-11-12     정세화 기자

지난 4일(목) 저녁. 구로동에 사는 73세 어르신 A씨가 갑자기 복통과 설사 증세를 호소했고, 가족들은 혼비백산에 빠졌다. 

저녁 7시경으로 비교적 이른 저녁이었지만, 인근 병원(내과)이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A씨 가족은 급히 인근 '구로고려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하지만 응급실 내 빈 병상이 없고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등으로 새벽쯤 되어서야 병상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마음이 급해진 가족들은 온라인 포털에 '구로 야간진료' 병원을 검색했지만, 야간진료를 하는 내과 가정의학과등을 찾지 못해 인근 영등포구에 소재한 내과로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했다.

동네 병원이 문을 닫게 되는 저녁 6시경 이후, 야간진료 병원을 찾아 헤매 본 주민이라면 주목하자. 
 

 

야간 공휴일 병원 150여곳 

현재 구로구내에 소재한 의료기관 중 야간에 운영을 하고 있는 병의원은 150여곳, 약국은 약 60여 곳에 달했다. 

이는 구로타임즈가 국립중앙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제공한 자료(11월9일 기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통상적인 진료마감시간이 오후6시 이후인 평일야간이나 공휴일에도 진료를 진행하는 구로지역내 동네 1차 의료기관은 150여곳으로, 구로구내 병의원 555곳 중 27%를 차지하고 있다.

동네 병의원 4곳 중 1곳 정도인 셈이다.

야간 운영시각은 평일의 경우 병원이나 업종별로 오후 7,8시에서부터 밤 10시까지 다양하다. 

<  평일 밤9시 야간, 일요  운영 구로구 병의원 현황 참조 >  

약국 중에는 저녁 8시 이후 '야간조제'를 하는 '야간약국' 또한 약 67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현재 구로지역내 약구 174곳 중 28%에 달하는 수이다. 

구로지역내 야간진료를 하는 '1차 병의원'급 의료기관을 진료과목별로 분석해봤을 때 △치과(52개소)와 △한의원(51개소) 수가 가장 많았다.

각각 야간진료 병의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그 외에 △내과 및 가정의학과 (13개소) △산부인과(9개소) △정형외과(6개소) △마취통증학과(5개소) △정신과(5개소) △이비인후과(4개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치과와 한의원의 경우는 '급성환자' 보다 '퇴근 후 직장인 예약환자' 진료가 다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동별로도 운영되는 야간진료 기관의 수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구로1~5동이 있는 '구로동' 일대가 72건으로 가장 많은 야간진료 1차 의료기관이 있고 이어 △신도림동(23개소) △오류동(19개소) △개봉동(18개소) △고척동 (12개소) 등의 순을 보였다. 주택등 주거지 중심보다 상권과 기업, 공공기관 등이 많은 동네일수록 야간진료를 하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수궁동(3개소)과 가리봉동(2개소)의 경우는 야간이나 공휴일진료를 하는 1차 의료기관수가 5곳정도에 불과했으며, 진료과목도 치과 뿐이다.

가리봉동 및 수궁동 주민의 경우 야간에 '배탈' 및 '복통' 등 급성증세가 왔을 때 동네에서 급히 찾아 진료 받을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동별 야간운영되는 업종별 편차가 큰 것이다.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 현재 '1곳'

야간 운영 진료가능한 업종의 동별 편차뿐 아니라 야간진료 운영시간도 병의원별로 모두 제각각 달라, 혼란스럽다는 주민들 불편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구로구보건소 측은 "지난 2012년부터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을 선정해 운영 중에 있다"며 현재 "구로구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은 오류1동에 소재한 김형수의원(오류1동, 경인로 191)"이라고 밝혔다. 

김형수 의원은 구로지역내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으로, 현재 △내·외과 △이비인후과 △종합검진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진료가 평일은 물론 주말 공휴일까지 연중 무휴로 오전10시부터 저녁10시까지 운영한다.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은 서울시가 주민들의 야간 및 휴일 의료공백을 메꾸고자 지난 2012년 시작한 사업이다.

낮에 진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맞벌이 가정 주민들이 야간이나 주말에 집 근처에서 응급실을 이용하지 않아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됐다.

구로구보건소에 따르면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은 구로구내에 소재한 내과 및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의원급을 대상으로 매년 모집중에 있다. 공공야간휴일 의료기관이 되면 △평일 야간(22시까지)진료시 건당 7천원 △평일 심야(25시까지)진료시 건당 1만원 △토요일 오후 3시~저녁6시 진료시 건당 7천원 △일요일 오전 9시~저녁6시 진료시 건당 7천원의 지원금이 지원된다.

하지만 현재 구로구내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공공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 신청률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 보건소 측은 "매년 연초 구로구의사회를 통해 공공 야간휴일 1차 의료기관 모집을 공고하고 있다"며 "건당 약 7천원 수준의 의료지원비가 제공되지만, 관내 많은 병원이 365일 야간진료를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 때문인지, '공공야간의료기관' 모집 시 병원 신청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역별로 볼 때 공공야간의료기관이 구로(을)지역 없는 것에 대해 구보건소 측은 "다가오는 2022년 '공공야간의료기관' 공고 시, 구로(을) 지역의 병원 또한 공고에 지원한다면 공공야간의료기관이 더욱 다양한 지역에 확대될 수 있다"며 "지역주민의 건강서비스를 위해 많은 병원들이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