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수직구 펜스 설치, 건설사- 주민 긴장 '팽팽'

2021-11-12     정세화 기자

 

서울광명 지하고속도로건립관련 항동 수직구 공사 예정지(푸른 수목원 인근, 연동로·서해안로 접점)에 최근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공사업체  ㈜한양이 항동 수직구 공사를 하겠다며 펜스를 설치하면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목) 오전 10시 30분경 항동 수직구 공사 예정지.

㈜한양과 항동주민60명이 대립했다.

펜스설치를 둘러싼  긴장의 시작은 전날인 10일(수) 새벽 3시경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2공구 시공을 맡은 ㈜한양 측이 수직구 부지에 약 2M 높이의 펜스를 설치했고,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이날(10일) 밤10시 30분경 수직구 부지로 모여 펜스를 철거했던 것.

이에 11일(목) 오전 9시30분경, ㈜한양 건설이 다시 시공을 위한 펜스 설치 작업에 나섰고, 이 소식을 접한 항동 주민들이 SNS 등을 통해 '펜스재설치' 소식을 알리며 수직구로 모여든 것이다.

이날 수직구에 모인 주민들 중에는 갓난아이를 업고 나온 새내기 엄마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오전 10시경, 30여 분 만에 수직구앞에 보인 주민 60여명은  '광명서울고속도로 철회' '지하터널 결사반대' '학교 아파트 밑 폭약발파 금지' '수직구 절대 반대' 등의 피켓을 들어 올렸다.

펜스 설치를  강행하겠다는 ㈜한양과 수직구 공사 반대시위를 벌이는 주민들의  날선 대립은 한시간여 진행되다, 11시경 한양건설측이 수직구 부지를 떠나면서 이날 '갈등'은 일시 종료됐다.  

 ㈜ 한양이 자리를 떠났지만 주민 약63명은 수직구 자리에서 자리를 지킨 채 '공사철회 피켓'을 들어올렸다.  

항동주민들은 "지난 1일(월)부터 3일(수)까지 '공사 요식(要式)'을 위해 진행된 한양의 '주민설명회'를 근거로 한양이 수직구 공사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항동초와 항동중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과 항동 거주 주민들이 요구하는 '공사반대' 의견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몰상식적인 태도"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한 주민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6회에 걸쳐 진행한 주민설명회에 고작 29명의 사람이 참석했다"면서 이것을 "항동 주민 1만 6천명 전체의 뜻이라 생각하고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한양의 행위는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이같은 분노와 지적과 관련해 이날 구로타임즈는 ㈜한양건설 측에 △지난 10일(수) 새벽 펜스를 설치한 이유 △온수터널 공사 계획 등을 물었다.

한양건설 측은 "지난 (8월) 펜스 설치 당시 주민들과의 대립과 마찰이 컸기 때문에, 주민들 안전을 생각해 마찰을 줄이고자 새벽에 설치한 것이며, 어젯밤과 같이 공사 사유재산인 펜스를 주민들이 강제 철거한 것은 '손괴죄'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으로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주장했다.

온수터널 공사계획에 대해서는 "지난 3일(간)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했고, 펜스 설치 또한 공사 구간의 경계를 설정하려는 행위임은 분명하다"며 "다만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는 상황에서 최대한 시공사 측도 주민과 원만하게 타협점을 찾아야 하기에 구체화된 공사 진행 일정을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항동 주민들은 주민설명회를  공사강행을 위한 절차라며 분노하고 있다.

이날 항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지하안전평가에서 '지반에 문제가 있을 시 (국회의원) 옷을 벗겠다'고 까지 말했던 이인영 국회의원은 지금 뭘 하고 계시냐"며 "지하안전평가에서 이미 항동에는 '단층파쇄대'가 있음이 밝혀졌고 '항동중학교' 밑에는 지반공동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이인영의원은 항동주민을 위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냐"고  분개했다.

항동초운영위원장이자 '고속도로 수직구 저지 항동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최재희씨는 "지난 8월 학부모회에서 1인시위에 나서자 분명 이인영의원 간담회을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이인영의원은 항동의 학부모와 주민을 대상으로 그 어떤 간담회조차 가진 적이 없다"며 "공사를 앞둔 지금 주민을 위해 목소리를 낼 때"라고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