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칼프리즘_ 가리봉 '덮친' 코로나 3] 거주민 특성 맞춘 '눈높이' 코로나19홍보정책 시급

동주민의 특성과 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내용 및 방식 지적 거주민 정서 고려한 번역, 한글 중국어등 모르는 문맹자위한 안내방식 고민필요

2021-11-09     정세화 기자

이번 구로타임즈 취재과정에서 이외에도 시급히 보완 개선되어야 할 여러 가지가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동 거주민들의 특성과 눈높이에 맞는 세심한 홍보정책 마련 및 제대로 된 시행관리 △확진자발생 지점 및 추이 등 세부정보가 담긴 구로지역 방역데이터베이스 구축 △동주민센터 행정과의 유기적인 정보 공유 및 협업 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리봉동은 구로구내 다른 15개동과 달리 오래전부터 '차이나 타운'이라 불릴 정도로  중국교포, 한족 등 '중국인' 거주민과 유동인구가 한국인보다  더 많은 인구특성을 갖고 있다. 현재도 가리봉동안으로  불법체류자등 외국인들의 신규유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현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가리봉동주민센터측은 신규 유입되는 불법체류자등 외국인들이  인력시장을 통해 일하며 쪽방과 고시원 처럼 주거환경이 좋지 않지만 저렴한 다세대 시설 등에서 머무르곤 한다며 "이들이 감염되어 쪽방과 고시원 등으로 끊임없이 감염환자가 확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전했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이들이라 한국에서 강조해온 기본 방역수칙의 실질적 중요성이나 방법, 검사 및 접종방법, 확진판정을 받았을 때의 지원책 등에 대한 정보의 부재 또는 부족으로 이어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한 쪽방촌내 벽에 부착돼있는 게시물.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검사소 안내가 되어 있다.

 

◇ "확진시 생활지원책 있다고요?"
지난 5일(금) 구로타임즈는 가리봉동에 소재한 한 중국음식점을 방문, 식당 이용자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식당을 이용중이던 3~4명의 중국인들은 △감염 후 건강악화 △입원·격리기간 중 일을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에 구로타임즈가 '코로나19 입원·격리자에게 지급되는 생활 지원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자 음식점 손님과 종업원 모두 '모른다'고 답변 했다.

현재 정부가 코로나19 입원 및 격리 시 입원·격리자에게 △'사업주로부터의 유급휴가 지원' 또는 △'국가로부터 생활지원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아는 이들이 없었다. 

유급휴가 지원제도는 입원·격리자가 '유급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주에게 입원·격리자의 격리기간 동안 1일 최대 13만원의 개인별 임금 일급기준으로 유급휴가 비용을 제공하는 것.  생활지원비 제도는 일용직 근로자와 같이 뚜렷한 소속 사업장이 없거나, 사업주가 '유급휴가 지원'을 반대할시 국가에서 입원·격리자에게 '생활지원비'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1인 45만4,900원 2인인 경우 77만 4,700원 등 입원·격리되는 가족의 구성원 수에 따라 지원금은 달라진다.

이날 음식점 취재과정에서 만난 중국교포 주민들은 "확진이 되거나 격리되면 당장 돈을 벌지 못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이런 제도들이 있는지 알려진다면 다들 걱정을 덜고 검사 및 치료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한 홍보물이 가리봉일대  거리나 골목, 쪽방촌내 벽등에 현수막이나 전단지 등의 형태로 많이 게시되고 있지만, 검사와 접종 관련 안내나 독려에 치중돼있는 편. 코로나19로 확진시 지원받을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정책 등이 추가 된 홍보내용등은 취재차 돌아 본 쪽방촌등에서 볼수 없었다.

 

"문맹자까지 배려한 홍보를" 
대상자의 눈높이에 맞춰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표현과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길거리에 걸린 현수막과 안내문. 거리마다 붙어있는 홍보물이 다소 고압적인 으로 검사와 접종을 받으라는 문구가 적혀있기도 하고, 심한 경우 역학조사 불응 시 '고발조치'하겠다는 내용들이 있어 불법체류자 같은 사람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원종합사회복지관 김영화 관장은 "눈에 잘 보이는 현수막일수록 '주민감수성'을 더욱 고려해 작성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접종을 받아야하는 주민들에게 현수막 내 홍보 문구, 번역 투의 중국어, 자극적인 단어 등을 사용해 작은 거부감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아니한 만 못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못 읽는 이들까지 고려한 홍보방식의 중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화 관장은 "현재 구로구에 붙어있는 대다수의 안내문과 현수막은 한국어나 중국어로 제작돼 딱딱한 문장뿐인 안내문이 대부분인데, 이는 문맹자를 고려하지 못한 안내"라면서   "픽토그램(그림) 등을 곁들여 글을 모르는 문맹자이더라도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가리봉내 외국인중 중국교포의 경우는 한국어가 가능해 소통이 원활한 편이지만, 중국인인 한(漢)족 거주민 중에는 한국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일부 지역별로는 확진자가 나온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검사 또는 접종 안내문 부착이 미흡한 곳들이 있어 같은 동 안에서도 정보제공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