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2동 '빌라숲'사이에서 찾은 작은숲아지트

누구나 책·영화·요리·모임도 가능

2021-10-29     정세화 기자

 

"여기는 그야말로 주민을 위한 동네 사랑방이에요. 누구나 들러 차도 한 잔 마시고, 영화도 보고 독서 토론도 할 수 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누가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사랑방이 되기도 하고 영화관이 되기도 한답니다"

바위 사이 꼭꼭 접혀 숨겨진 보물찾기 종이처럼 보석같은 '마을 사랑방' 하나가 개봉2동에 빌라 골목 사이로 자리잡고 있다. 마치 숨겨진 '비밀아지트'처럼. 바로 '작은 숲 아지트'(개봉동318-5번지)가 그 곳이다.

 

개웅산 아래 빌라들이 빽빽히 들어서있는 개봉2동 일대 신양지아파트 옆 골목길을 걷다 보면 '작은 숲 아지트'라는 작은 나무 안내판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곳은 지난 2020년 SH공사(서울주택공사)가 SH청년건축가 김원석씨와 힘을 합쳐 만들었으며, 나래인성교육원에서 위탁받아 올 3월 신규 개관했다고 한다.

'작은 숲 아지트'는 SH공사가 공공임대를 위해 매입한 주택 내 반지하 방에 개설된 공간이다. 지난 수년간 공공임대를 원하는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오다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새로 단장해 올해 문을 열었다는 것.

'작은 숲 아지트' 운영 관리인인 이상숙매니저는 "개봉2동은 유해시설이 없는 한적한 주택가로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이라 알려졌지만, 오히려 구로구의 다른 마을에 비해 아이들과 엄마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복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마을"이라며 "SH공사와 청년건축가가 '아이와 함께, 엄마들도 쉴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을 선물하자'라는 목표로 '작은 숲 아지트'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지트'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본인이 원하는 차나 커피등을 챙길 수 있는 다과 공간이 반긴다. 옆으로는 주민편의공간인 5평 내외의 '아지트공간'이 있다. 따뜻한 조명아래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트스 오디오와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빔프로젝트, 노트북, 각종 도서가 구비 돼 있다. 또 작은 인덕션(화구)도 있어 간단한 요리도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매달 비대면 온라인가족교육, 보드게임을 통한 가족 친구 관계 무료상담등도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아지트에서는 매주 어머니들의 영어공부 동아리부터 공동육아 자조모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만의 취미와 생활을 공유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이상숙 매니저는 전했다.

현재 이곳은 무료로 최대 4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며, 예약제이다. 지난 3월 개관 이후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로 주 3일(월수목)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지트 예약을 원하는 주민은 카카오톡 검색 기능 내 '작은숲아지트'를 통해 검색 및 예약을 하거나, 아지트 관리자 (010-9037-4834)에게 연락해 공간을 예약하면 된다.

그러나 주민들을 위한 무궁무진한 변신의 공간일 수 있는 아지트를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이용할수 없는 점이나 다각적인 홍보 안내물 설치 등이 부족해 아쉬움을 주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상숙 매니저는 "애당초 SH공사의 운영시간이 9시부터 오후 5시로 제한돼 있었으나, 부득이하게 저녁 시간 및 주말 이용을 원한다면 주민들에게 공간을 오픈해드릴 수 있다"며 "더욱 많은 주민들이 쉽게 찾아오실 수 있도록 아지트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