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간선지하로] "주민 안내, 주민감시 시스템 시급"

[주민의소리] 서부간선로에 설치된 2개 배연구 운영 관련

2021-09-03     구로타임즈
서부간선지하도로 내 비상화재 시 이용될 구로1동 유수지 옆 서부간선지하도로 배연구 공사 현장.

 

지난 1일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개통된 가운데, 지역 내에 설치 된 서부간선지하도로 배연구 운영과 관련한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주민안내체계 강화 및 주민 감시체계 구축 등이 그것이다. 
 
◇ 배연구 주변 주민들 "안내 전혀 안 돼"
지난달 27일(금) 오후 3시 30분경. 구로1동에 소재한 구일우성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 모씨(여,40대)는 어디선가 매케한 냄새가 나서 급히 창문을 닫고 주위를 살폈다. 유수지 쪽에서 바람을 타고 뿌연 연기가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김씨는 "불이 난 줄 알았다"며 "주말 내 온라인 카페 등을 보고 서부간선 지하도로에서 소방훈련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금) 오후 3시경. 구로소방서는 '서부간선지하도로' 개통을 앞두고 '서부간선지하도로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했다. 터널 내 화재훈련을 위해 피운 연막탄의 연기가 배연구가 설치되어 있는 신도림동과 구로1동 지상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날 연막탄 연기와 냄새는 바람 등의 영향인지 약 500M이상 떨어진 '구일우성아파트'와 '구일초교' 인근까지 퍼졌던 것으로 주민들 사이에 전해졌다. 

처음엔 상황을 몰라 불이난줄 알아 당황했었다는 주민 김 모씨는 "화재 발생 시 인근 거주민들을 위한 '비상안전문자' 전송등 주민 안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실제 화재에서는 소방훈련에서 이용 된 연막탄 수준이 아니라 자동차가 연소 된 후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과 유독가스가 배연구를 통해 나올 텐데, 지난 소방훈련과 같이 안내가 없다면 주민들은 화재 때마다 무방비 상태로 각종 유해물질 폭탄을 떠안게 되는 것"이라며 "화재 발생 안내를 통해 화재 시 인근 주민들이 가정 내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트는 등 가족 건강을 위해 스스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로구와 서울시는 안내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연구가 설치되어 있는 신도림동의 주민들사이에서는 '투명한 운영'에 대한 요구들이 나왔다.

배연구 인근의 작은 부품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남,50대)는 서부간선도로 배연구를 가리키며 "보다시피 높은 철문으로 막혀 안에서 뭘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개통한 것도 오늘(1일) 뉴스를 보고 알았다"면서 "지난 금요일 소방훈련 또한 전혀 안내가 없어 바로 코앞에 배연구가 있어도 아무런 안내도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지하에서 불이 나면 저기서 유독가스가 나온다던데 우리는 안내도 없이 그 공기들을 다 마셔야 하는 상황인데... 앞으로 저기는 어떻게 운영될지, 화재 시에는 어떤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고, 우리는 그 때마다 어떤 조치를 취해야하는 지 최소한은 고속도로 개통 전에 알려주는 것이 상식 아니냐"며 주민에 대한 안내부재를 따끔하게 지적했다.

◇ 주민들, 환기구 전환 등 우려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개통되자, 주민비상대책위와 주민들사이에서는 서부간선지하도로내 바이패스 및 배연구 운영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체제 설립'을 요구하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부간선 지하도로에는 도로 내 자체 공기정화가 가능한 '집중형 바이패스'가 설치돼 있다. 바이패스 필터를 통해 터널내 매연 등을 정화시켜 다시 터널로 주입하는 '공기정화기능'이 이루어진다.
 기존 굴뚝형 정화장치(환기구)와 비슷한 구조인 '집중형 바이패스'는 굴뚝형 '배연구'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상행 바이패스가, 오른쪽에는 하행 바이패스가 설치돼 있다.
 이와 더불어 양측 상하행선 바이패스 기기와 화재 시 비상으로 이용되는 배연구가 '측류팬실 연결유도경(이동통로)'으로 연결돼 있는데, 주민들은 이에 대해 '측류팬실 연결유도경' 개폐에 따라 주민들과 사전 상의 없이 "지상으로 매연이 분출될 수 있으며, 매연 분출 시 터널 내 농축된 매연이 지상으로 나와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현재 '측류팬실 연결유도경'은 폐쇄돼 있으며, 평상시 지하도로 내 환기는 내부정화시설인 바이패스로 걸러내고, 비상화재시에만 배연구를 이용할 예정이니 안심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구로1동'과 '신도림동'의 각 주민 비상대책위원회측에서는 " 바이패스 고장 및 부품 수급 불안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언제라도 민간사업자가 배연구를 환기구로 전환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를 감시할수 있도록 '서부간선지하도로 배연구'운영 관련 '주민감시단' 및 '주민 감시 체제'를 확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도림동 비상대책위원회 송영덕 위원장은 "내부 공기질 관리 실패 시 터널 내 매연이 가득차게 되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사고가 발생할 위험 또한 높아져 반드시 매연을 방출해야 하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는 배연구를 환기구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매연을 방출할 시 그 피해는 오롯이 인근 주민 건강으로 직결되기에 반드시 주민감시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로1동비상대책위원회 주수정위원장 또한 "집중형 바이패스의 특성상 민간사업자가 불시에 매연을 방출할 위험 또한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측류팬실 연결유도경' 자동 폐쇄 상황 및 배연구 운영상황, 인근 주변환경 공기 질 측정 등 배연구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투명하게 안내받고, 주민이 이를 감시할 수 있도록 실시간 안내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측 "주민감시단 계획없어"
 지난 수년간 불안과 우려속에 대책을 촉구해왔던 주민들은 주민건강 등을 위해 최소한 △실시간 운영상황을 감시할 주민감시단 설립 △지하도로 개통 전 주민들의 현장 방문 및 점검 확인 △전광판 및 홈페이지 등을 통한 배연구 실시간 운영상황 안내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 
 서부간선지하도로 민자투자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 도로계획과 민자사업팀 관계자는 지난 1일(수) 구로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이중 '주민감시단 운영 및 홈페이지 상황 알림' 등에 대해서는 '현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주민감시단 설립요청과 △지하도로 개통 전 주민들의 현장 방문 및 점검 확인을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요구와 관련해, 서울시 민자사업팀 관계자는 "무슨 감시단을 만들어 어떻게 감시를 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건 행정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개통 전 주민들의 현장 방문'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시민 누가 와서 본다 한들 판단도 안 되고, 전문가가 와서 봐야 판단을 하지 제가(팀장) 가도 그냥 설비인가보다 하지... 뭐가 어떻게 돼서 설명을 들으면 그런가 보다 하지만 그거(설비 운영상황)까지 전부 파악을 못 한다"면서 "전문가 인증을 거쳤는데 그걸 못 믿겠다고 하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민들의 배연구 운영상황 알림요구와 관련해서는 "신도림동과 구로1동 모두 6개의 전광판을 설치해 인근 공기 질 및 매연 상황 등의 안내를 시행할 예정이나, 현재로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배연구 운영과 관련해 따로 안내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