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린열북카페 위탁체 선정 '시끌'

"식음료판매로 변질 우려” vs "문화예술공간 등으로 활용”

2021-08-20     정세화 기자

 

최근 가린열북카페(개봉2동 소재) 위탁업체 선정결과와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문제를 제기한 측의 요지는  근로취약계층의 자활사업을 주로 맡아 온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가 '도서문화사업'인 가린열북카페 운영위탁체로 적격하냐는 것이다.

1인시위까지 하며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나선 이는 이번에 위탁체 신청을 했던 3곳 중 한 곳인 개봉2동이심전심마을의 임영택 대표였다.

구로구청 등에 따르면 이번 운영위탁체 신청에는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구로2동 소재, 대표 윤혜련) △학교너머더큰학교(개봉1동 소재, 대표 서동규) △개봉2동이심전심마을(개봉2동 소재, 대표 임영택) 등 3곳이 참가했다.

가린열북카페(이하 북카페, 사진)는 지난 2012년 서울시 주관 '마을북카페' 공모사업에 당선돼, 2013년 5월 옛 개봉2치안센터 자리에 들어서며 개봉동 주민들의 독서문화생활과 함께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어온  공립 북카페다. 

초기 마을모임인 가린열사랑에서 운영을 했으며, 지난 2018년부터는 구로두레시민생협 등이 위탁 운영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4월 구로두레시민생협이 서울남부두레생협과 합병하면서  법인 변경 등 내부상황 변화가 발생함에 따라 운영권을 포기했고, 이에 가린열북카페 신규위탁체 선정 절차가 진행되기에 이른 것. 

구청에 따르면 위탁체선정을 위한 심사결과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는 총점 80.37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위탁기간은 2021년 7월 15일부터 2024년 7월14일까지 3년이다.

 

폭염속   1인 시위  

가린열북카페 위탁업체 선정에 신청서를 냈던 '개봉2동 이심전심마을' 임영택대표는 8월3일(화)부터 8일(일)까지 가린열북카페와 구로구청정문입구에서 '가린열북카페 위탁선정을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임 대표는 지난10일(화) 구로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시위에 나선 이유에 대해  "자활사업 단체인 삶터자활센터가 '도서문화공간'인 가린열카페 위탁을 받게 된 것은 '위탁사업 모집공고' 3개 조항의 신청자격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를 구로구청 '구청장에게 바란다'에 정식민원으로 제출했으나,  '접수수리불가 사유가 없기에 선정됐다'는 구청의 무성의한 답변은 '개봉동주민을 무시한 처사'라 생각돼 피켓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삶터자활' 신청자격이 부적합하다고 주장 하는 근거로 "신청자격 중 (나)조항에 따르면 (작은)도서관 운영 및 도서문화프로그램에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추고 지역사회와 협력적 관계조성 능력을 갖춘 비영리 단체 및 법인이라 명시되어 있는데, '자활센터'의 홈페이지 누리집에는 '자활사업'에 대한 안내만 있을 뿐, '(작은)도서관 운영 경험 및 '도서문화프로그램'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사업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 조항 내 '지역사회와 협력적 관계조성 능력'이란 '개봉동'이 아닌 '구로동'에 위치한 '자활센터'가 개봉동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역적 관계를 조성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개봉2-3동 주민들의 문화생활공간으로 '가린열북카페'가 유일한데, 문화기능을 배제한 채 식음료판매 및 자활사업 공간으로 변질될까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민원게시판'구청장에게바란다'에 가린열북카페 위탁운영자 선정절차관련 '자활센터 적격여부 및 선정이유' 등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구로구청측은  게시판민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신청단체(자활센터)의 적격여부에 관한 사항은 제출된 자료 검토 결과 접수수리불가의 특별한 사유가 없어 응모접수 수리해 위탁심사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며, '서울특별시 구로구 도서관 및 독서문화진흥에 관한 조례 제 25조(도서관운영위원회 설치 등) 규정에 따라 선정된 '서울시구로구 도서관운영위원회'위원이 참석하여 위탁심사 됐다고 밝혔다.

임영택 대표는 이같은 답변내용에 대해  "접수수리불가의 특별한 사유가 없다는 형식적인 답변은 개봉동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만약 이게 단순한 민원이 아닌 행정소송이었다면, '삶터자활'의 선정 이유에 대해 '접수수리불가의 특별한 사유가 없어서 선정했다'는 답변을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는 것.

임 대표는 이어 "시위를 한 이유는 내가 (위탁체선정에서) 떨어져서가 아니라, 개봉2-3동의 유일한 문화공간인 가린열카페가 잘 운영되었으면 하는 지역민의 우려와 염원으로 피켓을 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구청은 개봉동주민들의 요구를 파악해 주민 우려를 해소하려 했다면 '최소한 자활센터가 이전에 어떤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해왔기에 (나)조항 내 도서문화프로그램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능력이 되고, 앞으로 주민들을 위해 어떤 사업을 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해야했다"고 일침을 던졌다.

 

구 로 구 청 측 

구로구청 문화관광과 측은  이같은 주장과 지적 등에 대해  "3개업체 모두 신청자격에 '적격'해 위탁심사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며, 구청이 아닌 '구로구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위탁심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 문화관광과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오전 10시 구로구청 3층 창의홀에서 진행된 '가린열북카페 위탁 심사'에는  총 13명의 구로구도서관운영위원회 위원 중 표권이 없는 간사(구청 문화관광과 이재순과장)을 제외하고 모두 8명의 위원이 참석해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에는 △김상재 구로구청 행정관리국장(부위원장)을 비롯 △노경숙 구로구의원 △곽경희 개봉도서관장 △홍신자 (전)가린열북카페회장 △김성남 새마을구로구지부 회장 △손용식 꿈나무도서관장 △이상민 서울시50+재단 남부캠퍼스운영사업팀장 △정선애 관악문화재단 조원도서관 업무총괄등 8명이 참가했다.  

이날 당연직인 이회승 구로구청 부구청장(위원장)과  △송혜경 고척도서관 관장 △송민선 대림대교수 △이창숙 천왕1단지작은도서관장은  '개인 사정'등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구로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구로구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평가한 수탁체(위탁업체) 심사기준 및 평가기준에는 △수탁체의 적격성 △사업계획의 적정성 △북카페의 운영책임성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관계 구축능력 △북카페 운영의 투명성 총 5개 대항목 내 세부 평가 채점기준으로 채점이 진행돼 이 중 '삶터자활'이 80.37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청 문화관광과측은 그러나  3개 신청업체 심사채점 결과와  삶터자활의 선정 이유(고득점 항목 및 강점항목) 등을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개업체 채점결과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는 "심사위원들의 자유로운 심사권한 보장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탁신청 당사자인 3개업체에게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공개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삶터자활의 고득점항목 및 선정 이유와 관련해서는 "구청이 심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당시 심사를 맡은 운영위원들의 분위기는 '3개업체 모두 도서문화예술사업'을 진행할 능력이 있기에 △북카페의 운영책임성 △지역사회와의 협력적관계 구축능력 등을 다각도로 판단한 것 같다"며 "기존 자활사업을 진행한 '삶터자활(센터)'가 카페를 운영함에 있어 경영능력이 뛰어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 등에서 두각을 보여 선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로삶터자활센터측 

가린열북카페 위탁을 받은 구로삶터자활측은 "삶터자활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개봉동 주민들의 문화생활 욕구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려 노력하겠다"고 지난11일(수) 밝혔다.

구로삶터자활센터 윤혜련센터장은  "가린열북카페는 주민들을 위해 '카페를 이용하며 책을 볼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단체 및 주민들의 문화공간 이용 욕구가 있었지만, 기존 운영주체들이 (가린열북카페 운영이) 비영리 사업이다보니 경제적으로 여력이 안 돼 제대로 카페 관리가 안 된다든지, 중간에 포기하는 문제들이 생겨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센터장은  위탁운영체 신청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삶터자활)는 '자활근로사업'이라는 예산이 있으며, 이 돈으로 지역사회에서 지역에 필요한 일을 맡고, 이런 일들을 통해 주민 욕구 충족 및 주민 자활자립을 훈련시킬 수 있다 생각하여 위탁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가린열북)카페에서 실제 자활자립을 준비하는 주민이 커피를 내려 (카페이용주민에게) 제공하고, 사회복지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책 대여와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주민들에게는 쾌적한 공간 및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활자립 또한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위탁받게 됐다"고 자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도서문화프로그램 전문성 및 책임성'에 대한 일각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윤 센터장은 " 저희가 도서문화프로그램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삶터자활)센터는 수년간 '희망인문학' 프로그램과 더불어 경희대학교, 성공회대학교와 협력해 인문학 교육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센터 내부 책대여 사업 및 청년자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푸른하늘 은하수 카페' 또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주민들의 '문화공간확보' 소망에서 비롯된 센터를 바라보는 우려와 염려를 잘 알고 있지만, 자활센터 또한 '가린열북카페'를 운영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믿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 센터장은 앞으로의 '가린열북카페' 운영 계획에 대해 "주민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 코로나 4단계 시기를 이용해 '내부 설계 및 리모델링 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며 "옥상과 마당, 내부 1,2층 모두를 재정비해 좀더 밝고 따뜻한 이미지로 '주민들이 오고싶은 공간'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내부공사가 완료되면 마당에서 주민들이 나눌 수 있는 알뜰장터를 운영하기도 하고, 2층과 옥상은 카페 활동뿐 아니라 주민공동체 모임 공간으로 개방하고 '작은 음악회', '작가 초청회', '인문학교육' 등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공간으로도 이용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