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 오금교아래 '애견 파크'

견주들엔 '단비' 산책주민 '눈쌀'

2021-08-13     정세화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가며 이렇게 마음 놓고 아이들(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중형견 두 마리를 데리고 나온 이민수씨(30대, 신도림동)는 "아직 아이들(개)이 사나워서 훈련이 필요한데, 펜스가 있어 훈련할 수 있다는 게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뜨거웠던 햇살이 한풀 꺽이고 선선함이 느껴질무렵 크고 작은 강아지와 견주들이 안양천 오금교 아래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금교 아래 푸른잔디밭으로 조성돼있는 '구로구 안양천 애견공원'(신도림동 285-34)으로 오는 것.

이곳은 약700㎡(약 200평)의 유휴부지를 이용하여 만든 애완동물 반려견 놀이터(애견공원)이다.

지역 내 꿈나무어린이도서관(638㎡, 구로3동)과 비슷한 크기에는 애완견들이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천연 잔디 및 소형 미끄럼틀과 같은 놀이기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 2019년 구로구청에서 시비 1억원을 들여 조성한 곳이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반려동물 등록이 되어있다면 누구나 365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공원 이용 시 반려견주는 다른 반려견들과 마찰이 없도록 직접 반려견을 관리해야 하며 애견공원 출입 시 배변봉투와 안전줄을 지참하고 직접 배설물을 치워야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애완인들에게는 단비같은 공간인 '구로구애완동물파크'.

하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애완견주나 일반주민들은 '아직 갈 길 먼 애견파크'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애완동물파크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중·대형견의 놀이터뿐 아니라 소형견 놀이터에도 높은 펜스와 출입 잠금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로애완동물파크를 찾은 애견인 한장수(71,광명시)씨는 "주말의 경우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난주에도 강아지들끼리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며 "넓은 공간이지만 중대형견과 소형견이 이용할 수 있는 범위가 나뉘어 장소가 협소한 편이고, 소형견이라도 강아지들끼리 다툼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한 강아지가 나무 울타리 밖 또는 출입구로 도망치는 경우도 발생해 일반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운동겸 산책을 하는 주민들이 많은 곳인만큼 구로구애완동물파크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눈총도 곱지는 않았다.

애완동물파크가 설치 된 오금교 아래서 더위를 피해 쉬고 있던 60대 주부들은 '소형견 애견파크에도 출입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저 곳을 지나가면 놀이터 안에서 놀던 개들이 갑자기 짖기만 해도 인근을 산책하는 주민들이 놀라곤 한다. 혹여나 갑자기 (애완견이) 달려 나오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애완동물파크 옆에 설치 된 운동기구를 즐기던 강상범 씨(70대, 신도림동)는 "여름철이면 강아지들의 배변봉투를 치우지 않아 지나갈 때 악취가 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안양천이 개 주인들만의 것도 아닌데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고, 이를 구청도 나와서 수시로 감독하며 관리해야 하는데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듯 배변봉투가 모여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 강 씨의 지적대로 애완동물파크 대형견이 이용하는 팻말 인근에는 작은 배변봉투 여러 개가 쌓여 파리 같은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구로구청 녹색도시과 관계자는 "소형견의 경우 1미터 이상의 대나무형태로 이미 펜스를 설치해 놓은 것"이라며 소형견 펜스를 따라 설치할 계획은 없으나 출입문을 추가로 2개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애완견파크 배변봉투 처리 및 관리와 관련한 지적에 대해서는, "배변 봉투를 놓고 가는 분들이 많지 않으며, 봉투함 설치는 따로 해놓은 것이 없다"며 "쓰레기 청소는 녹색도시과에서 나가 수시로 청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