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콕스입주기관들 "구로를 떠나야 하나…"

7월 하순 현재 이전 공간 못 찾아 '발동동' 일부 기관 "타지 이전 가능성 높아 … 아쉬울 따름"

2021-07-30     정세화 기자

 

지난 1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키콕스벤처센터(구로3동 소재)'를 매각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지만, 키콕스벤처센터에 입주 중인 기관과 기업들은 아직 이전할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해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내 중심(이마트구로점옆)에 자리한 키콕스벤처센터는 지난 2000년 10월 대지면적 7,395㎡에 지하 3층, 지상15층 규모의 연면적 27,100㎡ 건물로 준공된 벤처시설 1호건물이다. 

지난 1월 26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 소유인 키콕스벤처센터(이하 키콕스)는 민간 기업인 J건설 측에 1188억8900만원으로 매각된 바 있다(본지2021.3.8.보도, 산단공 '키콕스' 매각 … 입주기관 등 '난감'). 

이후 키콕스를 매입한 J건설 측은 건물 내 입주사들에게 입주 계약이 12월 31일(금)로 종료된다는 점과 '(키콕스 빌딩) 전면 철거 후 오피스텔형 수익성 건물로 재건축할 예정'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콕스벤처센터가 매각된 지 어느덧 6개월. 지난 6월 18일(금)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가 신청사 G빌딩(넷마블 건물, 디지털로26길, 38)으로 이전했다.

키콕스벤처센터 내에 있던 곳들 중 가장 첫 번째로 떠났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부 측은 "지난 18일(금)부로 산단공 서울지부는 'G타워' 신청사로 이전해 업무를 개시하고 있다"며 "서울지부 직원을 제외한 기존 산업단지공단 부서들 모두 대구 본사 등으로 이동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속끓이는' 입주사들 하지만 다른 입주사들은 여전히 속을 끓이고 있는 상황이다.

산단공과 달리 재정 사정상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려워 "아직 답답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키콕스건물에는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를 비롯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동반성장위원회 △구미전자정보기술원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정밀화학진흥회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비파괴검사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등 11개 기관 및 법무사사무소, 세무·회계사무소, 노무법인, 헬스센터, 소상공 업체 등 다양한 중소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이들 중 100여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대규모 조직인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동반성장위원회 등은 '키콕스벤처센터' 공간만한 이전지 찾기에 더더욱 속이 탈 수밖에 없다고.

구로타임즈가 지난 7일 만난 입주사들은 모두들 "아직 이전할 공간을 찾지 못해 구체적 이전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며 "계약 기간이 12월 31일(금)까지라 이제는 촉박함을 느껴 구로지역 뿐 아니라 이외 지역들까지도 다양한 곳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전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는 "(근로복지공단)관악지사의 특성상 '구로·금천·관악·영등포' 4개 관할구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약 120명의 직원을 수용할 대규모의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공단에서도 (관악)지사 이전에 이용할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데, 현재 서울 어느 곳에서도 키콕스와 준하는 임대료로는 우리 인원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따라 구로지역을 벗어나 폭넓게 이전대상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측은 "현 지사와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고 싶어 디지털단지를 비롯해 구로구 내 여러 빌딩의 가격을 조사하고 있지만, 키콕스(임대료)에 비해 3~4배가 비싸 그마저도 고민 중인 상태"라며 "임대료 가격을 맞추지 못한다면 구로를 떠나 금천·영등포·관악으로 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와 한국무역보험공사 구로디지털지사 등 구로라는 '지역'과 관할업무가 연계된 곳이 아닌 입점사들의 경우는 '인원을 수용할 공간도 없고, 임대료도 너무 올라 구로구를 떠날 계획도 갖고 있다'는 입장을 살며시 내비치기도 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7일 구로타임즈에 "동반성장위원회 또한 현재 이전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나, 현재 구로구를 비롯해 서울지역 모두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전하더라도 구로구에 머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오랜 시간 구로에 머물렀으나,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아쉬울 따름"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민들의 공공기관 접근 편의성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대규모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마당에 구로에있는 기관마저 여건이 안돼 하나 둘 타지역으로의 이전을 고민하고 있는 이때, 늦은 감은 있지만 구로구 차원의 공공기관 부지 및 공간 지원 등과 관련한 중장기적인 종합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