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노후 아파트 '정전' 잇따라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4건 신고 에어컨 홀짝제, 전력설비 교체 등 필요

2021-07-30     정세화 기자

 

연일 울리는 폭염 경보속에 노후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구로지역 곳곳에서도 정전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8일(수) 오후 구로5동에 소재한 한 아파트의 현관문과 게시판 등에는 '전기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간곡한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공고문에는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정전이 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며 '우리아파트 또한 매일 최대 사용량을 갱신하고 있어 특고압반 변압기 및 고압차단기의 고장이 예상된다'는 내용과 함께 '저녁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전기렌지(전자레인지)사용을 자제하고 에어컨 온도를 28도로 설정해 아파트 정전예방에 협조해달라'는 호소. 

신도림동에 소재한 인근 또 다른 B아파트에서도 지난 24일(토) 저녁 8시경 단지 내 일부 동에서 약20분 이상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B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7월 폭염 이후 가정 내 과도한 에어컨 이용으로 일부 동의 차단기가 내려가 정전이 된 사례"라며 "동시간 대 많은 세대에서 에어컨을 틀면 아파트 전체의 차단기가 내려가 정전이 될 수 있으니 가급적 세대에서도 에어컨을 격 시간으로 틀어달라 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내 여러 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은 무더위가 심해 "8월 초중순엔 전력사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매일 밤 정전에 대비해 "에어컨이 여러 대인 가정은 1대만 틀어달라" "에어컨 가동시 전자레인지와 세탁기 등 고전력이 요구되는 가전제품 이용 자제해달라" 등의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 노후 및 전압기시설 문제"=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 구로금천지사에 따르면 올들어 구로지역 내 아파트 정전으로 신고된 경우는 총 '4건'이며, 이는 모두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월 22일(목)부터 26일(월)까지 5일 동안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전 구로금천지사 측은 "아파트 정전의 경우, 한국전력공사 전기 보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노후 및 전압기 시설 등의 문제로 고압을 견디지 못해 차단기가 내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전 구로금천지사측은 또 이들 정전발생 아파트는 " 2000년대를 전후한 노후 아파트들이었으며, 단지 내 전기사용이 폭주하며 변압기의 허용치를 넘겨 차단기가 내려가 정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로금천지사측은 이어 "정전신고 4건 또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주민들 신고가 있을 때 접수된 건이라 한전에 신고되지 않은 정전사례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5일 사이 4건이 신고된 것이라며, 하루 한 번 꼴로 발생한 상황.

이에 대해 한국전력공사 본부 측은 "20년 이상의 노후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것은, 준공 당시 가전제품들의 전력이 지금만큼 높지 않았고, 이에 전기설비용량 자체도 적은 용량으로 설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어 "아파트 동단위 정전은 각 동마다 이중 과부하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차단기의 일종인 ACB(기중차단기)라는 차단기가 내려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일부 동에서 정전된 것"이며 "아파트 전단지가 정전되는 것은 각동의 ACB(기중차단기)를 포괄하는 개념인 VCB(진공차단기)가 일괄적으로 내려간 것인데, VCB 차단기가 내려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여름철 과도한 전력사용으로 정전되는 경우는 대부분 1~2개동이 연결돼 있는 ACB 차단기 장치가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정 내 전력 사용 양 급증으로 전기설비 용량을 초과해, 차단기가 떨어져 정전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여름철 정전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한전측은 "가정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에어컨 가동 시 불필요한 가전 콘센트를 빼고, 나아가 '에어컨 홀짝제'등을 통해 1시간에서 2시간 단위로 홀수호와 짝수호가 번갈아가며 에어컨을 이용하는 것이 단지 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된 아파트들의 경우 노후되고 낮은 용량의 전력설비를 교체하는 것이 정전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전력설비 교체에 대해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어려운 선택이라 생각하실 수 있으나, 한전(한국전기공사) 지역사무소에 요청해 점검지원을 받고 교체비용 지원을 의뢰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교체할 수 있으니 지역민들과 관리사무소 모두 '안전'을 위해 각자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