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소리] " 대규모 점포에 '다 죽는다' … 구로구청 뭐하나 ", 상인들 불볕더위속 1인시위

남부교정시설부지 대규모점포 입점 대응 상인대책협의회

2021-07-16     정세화 기자
고척근린시장을(사진) 비롯해 구로(갑)지역  주요 전통시장과 상점골목에는  아이파크몰 코스트코등 대규모점포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렸다.

 

"남부교정시설(고척동)부지에 아이파크몰이랑 코스트코가 들어오면, 인근 상인들은 다 죽는 거예요. 구로구청은 전통시장을 살릴 마음이 전혀 없어요."

'남부교정시설 대규모 점포 입점 대응 상인대책협의회'(이하 상인회)가 지난 14일(화)부터 교정시설부지(고척동)내에 대규모점포인 아이파크몰 및 코스트코 입점을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갔다.

현재 고척동 경인로변 옛 남부교정시설부지 10만4,505㎡ 부지에는 고척아이파크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이 부지에는 공동주택 2205세대를 비롯 대규모 판매시설, 공원 등이 계획돼있다.

지난 14일부터 구로구청 앞에서 남부교정시설부지 대규모점포 입점을 반대하는 상인들의 1인시위가 시작됐다. 고척프라자 상인회 김지현 대표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 중 지하1~2층에는 초대형 유통점인 '코스트코'가, 지상 1~2층 '아이파크몰'에는 프렌차이즈 음식점을 포함한 식당, 의복 소매업, 신발소매업 및 게임용구 인형 및 장난감 소매업 등이 입점할 계획이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14일(수) 오전 8시30분 구로구청 사거리 구청입구. 구청 공무원들 출근시각에 맞춘 1인시위 첫 주자는 고척프라자 상인회의 김지현 대표였다.

1인 시위 현수막에는 '지역상권 몰락! 전통시장, 상점가 다 죽이는 아이파크몰 코스트코 입점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30분간 1인 시위를 벌인 김지현 대표는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14일을 시작으로 주3회 (인접) 전통시장의 대표 1인이 돌아가며 '대규모점포 입점 반대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고척프라자를 비롯한 △고척근린시장 △오류시장 △개봉입구골목형상점가(상점가 미등록) 등 4개 시장이 나서 1인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며 "약 3개 시장도 추가적으로 참여할 것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푹푹 찌는 이 더위에 상인들이 '대규모점포 입점 반대' 현수막과 피켓을 들어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고척 아이파크몰과 코스트코가 들어올 경우, 인근 지역상권을 포함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모두 몰락하게 될 것입니다."생존위기를 우려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다. 

지난 12일(월)부터 15일(목)까지 만나 본 '대규모점포 입점 대응 상인대책협의회' 구성원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런데) 구로구청은 약자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편을 들기는 커녕 오히려 선두에 나서 대규모점포 입점을 유치할 계획을 끌어오니, 주민을 살려야하는  행정이 주민을 죽이는 거꾸로 된 행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인들의 날선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책위소속 한 상인회 관계자는 "현산(현대산업개발)에서 제출한 상권영향평가(내용)을 보면 피해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대규모 점포가 입점할 시 주위 상권도 살아난다는 말은 우스운 소리"라고 주장했다.

이 상인회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가 더욱 위축돼 있고 사람들의 돈은 한정돼 있는데, 한정된 돈으로 아이파크몰과 코스트코로 가서 쇼핑, 외식 등을 하면 되는 것을 사람들이 미쳤다고 전통시장에 오겠느냐"며 "현산이 말하듯 쇼핑센터가 들어오면 인근 전통시장으로 가서도 소비를 할 것으로 예측되니 상권에 영향이 없을 거란 현산(현대산업계발)의 평가서는 그야말로 초등학생들의 사고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회 관계자는 "상인들도 처음에는 상생협의를 해서 같이 갈 수 있도록 협의를 해보자 해서 협상단도 만들어진 건데 저희가(협의회)가 자료를 받자마자 드는 생각은 '아니 이게 뭐야?'라는 생각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정말 그들이 들어오면 낙후되어가는 지역 상권을 살리겠다는 상생방안이 필요한데, 빛좋은 개살구마냥 허울만 좋은 실속 없는 대안들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 상인은 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경쟁력을 갖춘 다음에 상생협의회가 열려야 하는 건데, 현재 주변 상권은 낙후돼 가고 있고 경쟁력이 없는 상황일뿐더러, 그들이 내놓은 지원 방향 또한 전통시장의 경우 현재 구청에서 지원되고 있는 수준 그대로 낙후된 건물을 개선하고, 행사를 조금 진행하고 이런 걸 지원하겠다?. 이것은 '상생'에는 관심도 없을뿐더러 '아무것도 해주지 않겠다'라는 주장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구청이 장기적인 지원 계획을 수립 해놓고 그들(현대산업계발)이 거기에 맞춰 단계별로 지원해주겠다는 지원책이 있다면, 소상공인들과 전통시장 모두 지원에 맞춰 앞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개선점을 구상해 결과물이 틀려질 수도 있는데, 그런 것 하나 없이 '상생협력안'이라고 던진 문서는 '상생이 아니다'"라며 "금전을 떠나 구로구청은 전통시장을 살릴 마음이 조금도 없는 것"이라고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대규모점포인 아이파크몰 및 코스트코의 고척동 교정시설개발부지 입점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구로(갑)지역의 고척·개봉·오류동 일대 전통시장과 일부 상점가는 입점 반대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고, 상인들이 직접 1인 시위까지 나선 것. 

구로만이 아니다.

현재 규모나 내용면에서 제대로 된 전통시장 하나 거의 없다시피한 구로(갑)일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광명시 소재 광명시장 등 인접 타지역 전통시장과 상인들도 고척동 대규모점포 입점계획이 알려지면서 입점반대 현수막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로지역의 대규모점포입점대응상인협의회측은 "이 싸움은 코스트코나 아이파크를 상대로 하는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협의회측은 "현재 (대규모점포 개설을 하려는) '고척아이파크부동산투자주식회사'의 최대주주는 '국토교통부'인데, 국토부에서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요청하는 것이고, 아이파크몰과 코스트코가 들어오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 소상공인들은 대규모점포라는 큰 상대와 계속 겨뤄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인협의회 측은 "대규모점포 도시관리계획변경을 하면 임대사업자인 이들은 들어올 수가 없기에, 구로구청이 오히려 소상공인 보호 차원에서 나서 국토부에 '대규모점포 개설'을 제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협의회 관계자는 "구로구 유통상생 조례에 따르면 지자체에서 전통시장이 유지가 안 될 경우 구청장은 (대규모점포를) 제한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시장 상인회 판단은 대규모 점포가 들어오면 전통시장 유지가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주민의 대표인 구청장이 소상공인의 마음을 몰라주면 도대체 누가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겠냐"고 답답함을 담아 물었다. 

상인협의회 관계자는 "대규모점포가 아니더라도 문화체육시설, 주민을 위한 시설등을 넣는 등 주민 생활 대안들은 많으니 주민과 상인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