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부채 희망탈출구 - "금융복지상담센터(구로센터)와 함께 해결해요"

사업실패 중장년, 사기 피해 중국교포 보이스피싱 피해 청년 및 주부 상당수

2021-07-09     정세화 기자

 

개봉동에 거주하는 A씨(40대)는 지난 2008년 친구의 간곡한 부탁으로 현금 2천만원과 카드론 대출을 해 돈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친구는 빚만 안겨준 채 외국으로 도망쳤고 A씨 부채는 늘어만갔다.

밤늦게 학원강사 일을 하며 3,000여만원의 빚을 갚는다고 갚았지만 카드현금서비스와 카드론대출을 받는 악순환속에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가면서 A씨의 생활고는 더해갔고, 결국 극심한 우울증까지 앓게 됐다.

그러다 알게 된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방문해 도움을 받아 개인회생결정을 하게 됐다. 

A씨처럼 어깨를 짓누르는 '가계 부채'로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 말고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구로센터'(구로3동, 구로디지털단지내 서울관악복지센터 3층)의 문을 두드려보자.

지난 2016년 9월 개소한 구로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은 이들은 지난 5년간 약 2,045명.

상담은 개인 금융상담부터 개인 파산, 개인회생 등 채무조정 관련 사항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센터에 따르면 방문상담자 중 12%에 달하는 254명은 공적채무조정제도 내 개인파산 상담을 통해 약 107억 수준의 빚을 파산면책 받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말까지 서울금융복지상담 구로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은 이는 190여명에 달하고 있다. 

구로상담센터를  찾게 된 배경들을 들여다 보면 '사업실패' 부터  '대출 사기', '보이스피싱' 등 사연도 다양하다. 

구로센터에서 상담을 맡고 있는 이정수 상담사는 "구로센터 발령 전 근무하던 금천·영등포·관악센터의 경우 대부분 70대를 전후한 고령의 기초수급자 내담자가 많았던데 비해, 구로구는 산업단지 및 각종 기업체가 많아 '사업실패' 후 가계 부채를 떠안게 되면서 센터를 찾는 60대 전후 중장년층 내담자들이 많은 편"이라고 구로센터를 찾는 연령대와 배경 등의 특성을 전했다.

구로센터에서 상담을 맡고 있는 또 다른 상담사인 김지현 상담사도 "구로의 특성상 교포들의 거주 비율이 타 자치구에 비해 높아, 센터를 내방하는 상담자들 중 약 30% 정도가 '(중국)교포'이며 이들은 대부분 '중국 교포 내 발생하는 사기' 등으로 인해 막대한 빚을 져 센터를 방문하고는 한다"고 했다. 

구로센터측은 또 보이스피싱으로 사기를 당한 젊은층과 주부들 방문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최근 특징의 하나로 꼽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기로 큰 빚을 져 방문하는 내담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한 상담사들은 특히 "대출이 어려운 젊은 2030세대와 젊은 주부층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사기를 당해 내담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일본인 주부가 보이스피싱으로 3000만~4000만원 수준의 채무가 발생해 채무조정 상담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구로센터측은 "가계 부채가 늘며 내담하는 상담자 중 많은 이들이 빚을 졌다는 '죄책감'에 빠져 불안 및 우울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며 "이런 경우 지역 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지역 복지관, 의료기관 등을 통해 전문 심리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가계부채로 생활고에 빠진 분들은 동주민센터와 구청에 연락해 복지 지원책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지역의 구청이나 주민센터, 복지관, 정신건강 센터 등에서 부채를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주민을 발견할 경우 우리센터(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로 연계해 채무조정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주민들이) 채무 압박으로 홀로 힘들어하지 말고 동주민센터나 구로센터 등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구로타임즈가 약 한 시간에 걸친 취재 후 상담실을 나오자, 상담실앞에는 두손 꼭 서류를 쥔 채 상담사와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던 한 어르신이 있었다. 

이 어르신은 상담 내내 빚을 져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이정수 상담사는 "센터를 찾는 많은 분들이 파산하는 죄책감이나 빚을 갚지 못해 범죄를 저지른다 생각하시는데, 파산과 회생은 법에 나온 권리이니 죄책감을 갖지말고 센터에 오셔서 저희와 함께 해결 방법을 찾고 부채 압박에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구로센터)는 
   부채상담 ~ 복지서비스 연계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시민의 건강한 가정경제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가계부채상담'및 예산수립, 효율적인 지출관리 등과 관련한 가정재무설계 상담은 물론 복지서비스 연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시 산하 기관이다. 

가계부채상담은 △개인파산면책이나 △개인회생 △개인워크아웃 등 개인에 맞는 실질적인 구조서비스 지원에 대한 상담 등을 해주는 것. 

현재 서울시에는 2013년 개소한 중앙센터를 시작으로 지역센터14개소가 배치돼 시민들의 경제 부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센터로는 구로센터를 비롯 시청·성동·마포·도봉·금천·영등포·양천·송파·중랑·성북·관악·노원·강남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는 1644-0120으로 전화하면 된다. 초회 상담을 통해 신청인의 부채 상황 등을 파악한 후 채무조정 제도 등 적합한 재무상담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이후 2~3회의 상담을 통해 공적 채무조정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상담사가 요청한 서류를 준비해 상담사 동행 아래 '법률구조공단', '소송구조변호사' 등으로의 접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부채 재무상담 이외 주거·고용·긴급복지 등 상담 중 복지서비스가 필요할 경우, 자치구청과 복지관, 주거복지지원센터, 자활센터 등과 연계해 복지서비스까지 안내받을수 있다.

상담 이용비용은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이며,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 등의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할 경우 중위소득 120%이하의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센터 상담을 통해 '법률구조공단', '소송구조변호사'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개인파산의 경우 '무소득 또는 생계비 이하 소득이 있는 자'에 해당되며,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전액 부채 청산이 진행된다.

개인회생의 경우는 '장래 반복하여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로 소득활동 가능성이 있는 저소득 청년 및 중장년세대 다수가 포함된다. 이들은 개인회생 조정제도를 통해 3년(최장 5년)간 일정 채무를 변제하면 남은 채무를 면책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