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자녀돌봄 '비상' "아이들 맡길 곳이 없어요"

2021-07-09     윤용훈 기자

 

개봉3동에 사는 30대 후반의 여성 직장인은 요즘 초등1학년 자녀를 방학기간중 집 근처 돌봄센터에 맡겨야 하지만 고민이다.

돌봄센터의 정원이 찼거나, 집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는 친정부모가 아이를 돌봐주기도 했지만 방학 중에는 하루 종일 맡길 수도 없어 집 근처 돌봄센터를 알아보고 있지만 아이를 맡길 만한 돌봄센터가 부족하다며 방학 중에는 돌봄센터의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초등 저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의 걱정이 하나 더 늘어났다.

맞벌이 학부모 대부분이 방학기간 중 아이들을 상시적 또는 일시적으로 맡길 돌봄센터를 찾아 보아야하기 때문이다. 

학교 방과 후 돌봄센터나 학교 돌봄교실에 상시적으로 오후 늦게 까지 맡긴 학부모들은 방학 때도 계속해 그대로 긴급돌봄 등으로 맡길 수 있지만 일시 또는 처음 맡겨야 하는 학부모는 집근처 돌봄센터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마땅한 기관을 찾지 못해 고민인 것.

현재 구로구내 16개동에는 만6세∼12세 이하 초등학생을 돌보는 기관으로 우리동네키움센터 16곳(총정원 400명)과 온종일돌봄센터 17곳(314명)등 총33곳(714명)이 동네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6월말 현재 이들 기관 중 상시 정원이 찬 데는 키움센터 5곳과 돌봄센터 6곳 등 총 11곳이다. 전체적으로 78%의 충원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원 채움은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이고, 방학기간에는 대부분 정원이 초과될 것으로 돌봄센터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역내 한 키움센터 관계자는 "초등학교와 가까워 정원을 다 채우고 예비로 4명 더 받은 상태라 더 이상 아이들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아이를 맡길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아지고 있지만 정원을 다 채워서 인근 다른 돌봄기관을 안내하고 있으나 집과 거리가 있어 꺼리는 경향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원 대부분은 초등 1,2학년이고 센터와 학교사이가 가까워 돌봄종사자들이 직접 학교에 가서 데려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내 또 다른 키움 센터 관계자는 "정원에 비해 상시로 몇 명 더 받을 여유가 있지만 방학기간에는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정원을 다 채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방학기간 아이를 맡기려는 학부모는 서둘러 집 주변 센터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키움센터 관계자는 "센터공간이 좁아 정원을 마음대로 더 늘릴 수 없으며 규정에 따라 받고 있고, 더욱이 코로나 유행으로 아이 돌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은 현재로선 학교 교실 밖에 없다"며 방학기간 중에는 학교의 방과 후 돌봄교실을 확대해야 한다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관에서 지원하는 이들 센터를 추가로 증설하려면 적정 장소 마련 및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학교의 경우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장소이자 집과 가까워 돌봄교실을 증설하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어 학교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학부모 입장에선 방학기간에도 걱정 없이 방과 후 돌봄센터나 학교 돌봄교실을 선택할 기회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구청 및 교육청이 연계해 효율적인 돌봄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로구는 관내 돌봄기관 현황을 및 이용안내를 담은 '마을돌봄기관 길라잡이'라는 리플 릿을 제작해 초등하교 및 관련기관에 배포하여 학부모들이 집 주변의 돌봄기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